제약계가 현직 또는 퇴직자의 내부고발에 경계의 눈초리가 매서워졌다.
지금까지 특이한 상황을 빼고는 이들로부터 터져 나온 리베이트 고발 건수가 대부분인데다 쌍벌죄, 약가인하 등으로 의약품영업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실적을 둘러싼 제약사와 직원 간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쌍벌죄, 약값인하 등 정부의 옥죄기 약가정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나빠진 제약환경은 이들의 고발을 부추기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 2년간 리베이트 수사선상에 오른 건수는 대부분이 내부고발이고 고발 자는 현직 또는 퇴직자다.
이들의 고발유형은 자신이 부정 상거래라고 여겨진 매출 또는 거래 장부를 복사해 보관하거나 자신이 직접 판매해오면서 관여해왔던 거래내역을 서류로 남겨 둔 뒤 회사로부터 실적 압박이 심해져 더 이상 근무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검경찰에 신고하는 방식이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영업환경이 극도로 나빠지면서 상황은 안 좋아지고 있다”면서 “회사는 실적 압박을 안 할 수 없게 되고 스트레스를 받은 직원은 이 때문에 갈등을 빚게 된다. 요즘도 하루 지나 내부고발에 의한 리베이트 사건이 터져 이젠 서로 믿지 못하는 상황까지 와 내부단속에도 신물이 날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정부의 규제정책을 겨냥해 모든 게 앞뒤를 잘 헤아려 깊이신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저지르는 '무데뽀'(무대포)정신 상태에서 생겨 나온 부산물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제약사 간부는 “영업실적을 두고 회사와 직원 간의 입씨름이 잦아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은 맞다”며 “서로 어려워진 제약환경을 되새기다보면 결국은 정부의 규제정책을 겨누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제약환경이 어렵다고 여겨 적자 영업을 이해해주는 회사는 없다. 지금은 회사나 종사자 모두가 어려운 여건여서 내부고발이 늘어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며 “앞으로 처방 대가로 금품을 리베이트로 지급한 사실이 단 한번이라도 적발된 의약품은 건강보험급여에서 삭제시켜 시장에서 퇴출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도입되면 제약환경이 밝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면 환자가 전액을 부담하면서까지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의약품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복지부가 세 차례 이상 리베이트와 연관된 의약품은 아예 시판 허가를 취소할 방침이어서 제약업계 내 내부 고발 자에 대한 경계의 눈초리가 매서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리베이트로 적발돼 처벌된 건수는 14건(2011년 기준 식약청 집계)으로 현재 공개되지 않고 수사 또는 재판 중에 있거나 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까지 합치면 수십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1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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