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의료계, ‘노동부 새 의료직 분류’에 ‘화들짝’

최근 고용노동부가 의료분야의 직군을 분류하면서 현 직종과 너무 거리가 있거나 한국에 없는 직업까지 만들어내 보건의료종사자들로부터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발단은 노동부가 분류한 의료분야의 직군을 23일 국무회의에서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이날 노동부가 지난 4월 한국고용정보원과 함께 미국·일본·영국·독일·호주 등에 있지만 한국에 없는 직업 650여개 가운데 도입 가능한 95개를 골라내 발표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이 가운데 의료분야와 연관돼 분류한 것들 중 직종이 애매하거나 한국 내에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 17개 직종을 골라봤다.

우선 제도의 도입을 반대하는 의료계의 심리를 자극하는 원격진료코디네이터를 비롯해 유전학상담전문가, 의료일러스트레이터, 의료소송 분쟁조정사(상담사), 정시훈련전문가, 운동치료사, 당뇨상담사, 음악치료사, 레크리에이션치료사, 놀이치료사, 정형외과신발제작자, 의학물리사, 병원아동생활전문가, 자연치료사, U헬스전문가, 의료용로봇전문가, 댄스치료사를 꼽을 수 있다.

의학물리사의 경우 노동의 의도대로라면 의학방사선 업무와 연관된 것으로 점쳐진다.

의료용로봇전문가는 로봇수술의사인지, 아니면 이를 개발하는 공학자를 가리키는 것인지 구분이 불분명해 의료계에선 직종자체가 애매하다는 표현을 썼다.

당뇨상담사란 직종은 진료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게 의료계의 반응이다.
상담을 통해 얻어진 건강정보가 곧 검사, 진단, 진료의 씨앗이 된다는 것과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치료사에 대해선 더욱 황당하다는 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의료계에선 이 직종의 경우 의학적인 개념이 아니라 정부조차 불법의료로 간주하는 민간요법을 권장하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노동부는 이 같은 직업 100여개를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올해 말까지 확정한 뒤 육성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지켜보던 복지부내에서도 이런 교용부의 계획에 탐탁한 않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 같은 보건의료의 지적에 "연구차원에서 검토했을 뿐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다른 의료직군과 중복되는 것은 구체적으로 연구가 안 돼 생긴 문제라면서 의견수렴 등을 통해 수정해 나갈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