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광 교수 "사지바비 등 적용범위 넓히려는 연구 계속"
"운동과 감각 기능 잃은 팔꿈치나 손가락 회복"
[보건타임즈] 최근 신경이나 상완신경총이 손상돼 마비된 팔과 손(상지)의 기능을 되살리는 '신경이전술'이 새로 조명되고 있다.
신경이전술은 활용가치에서 덜 중요한 자가 신경을 떼어내 상지마비의 원인이 됐던 손상된 신경에 이식, 제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수술치료법이다.
대개 피신경(皮神經)을 다발하는 세소신경이식보다 이중 가는 한 가닥 신경을 떼어내 신경결손부를 서로 이어주는 유경이식(有莖移植)를 하게 된다.
떼어낸 부위는 수술 전보다 낫다고 할 수 없지만 여러 피신경이 제 기능을 하게끔 받쳐져 크게 무리를 받지는 않는다.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법한 신경이전술은 아직은 상지마비를 회복시키는 수준에 머물러 적용범위를 넓히려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김재광 말초신경수술센터장(사진 정형외과)은 22일 기자와 만나 "신경이전술은 환자의 마비된 팔과 손을 재생시키는 수술치료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면서 "최근 2~3년 전부터 미국 등 해외에선 이 수술을 통해 경추 신경이나 상완신경총이 손상돼 상지의 운동과 감각 기능을 잃은 환자의 팔꿈치나 손가락을 회복시키는 등 좋은 임상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상완신경총이란 목과 어깨 근처에서 시작해 상완으로 가는 신경들의 망상조직을 말한다.
이 신경들은 목의 척수에서부터 손과 손목, 팔꿈치, 어깨의 운동과 감각을 조절한다.
가령 경추 신경 손상으로 사지 마비가 된 환자는 어깨나 목으로 가는 신경의 일부는 살아 있을 수 있다.
살아 있는 신경의 일부를 마비된 신경 쪽으로 연결하면, 신경 기능이 되살아나 팔꿈치를 굽히거나 손목을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김 교수는 "마비됐던 상지 운동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것은 환자가 스스로 팔과 팔꿈치나 손가락을 사용, 휠체어를 이용해 거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며 "환자입장에선 삶의 질에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의 몸은 한 개의 관절로 움직이려면 보통 5개 6개 근육을 사용한다"며 "어깨의 신경이 4-5개 있다면 3개만 있어도 어깨 근육 기능의 80~90%를 유지할 수 있다"면서 "이중 하나를 희생시켜 손가락으로 가는 신경으로 부착해주면 신경이 자라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신경이전술"이라고 소개했다.
상완신경총 마비처럼 근위부 척수에서 손상됐을 때 봉합하거나 못하더라도 손가락이나 손목을 움직이게 하는 근육과 너무 먼 거리차이로 기능을 못할 경우엔 살아 있는 신경의 일부를 마비된 신경 쪽으로 연결해주는 신경 이전술을 시행하면 신경 기능이 되살아나 손목이나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또 손목 터널 증후군이나 주관 증후군처럼 비교적 흔한 말초 신경 질환을 방치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손 근육의 위축이나 변형까지 왔을 땐 일반적인 수술법과 신경이전술을 같이 병행하면 더욱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신경이전술이 상반신 마비 환자를 걷게 하는 ‘기적’을 일으킬 만큼 발전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상지 마비 환자의 회복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으며, 앞으로 많은 발전이 기대되는 수술 중 하나"라고 전했다.
우리나라 신경이전술은 어느수준일까(?)
김 교수는 "아직은 적지만 경추나 상완신경총 마비에 신경이전술을 시행한 사례가 있다"면서 "주관증후군이지만 팔꿈치 부분이 마비된 경우로 최적 환경에서 신경이 2㎜ 자라는데 3개월 이상 걸렸으며 수술 후 2~3주안에 힘이 돌아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사지마비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경이식도 김 교수의 전공분야다.
신경이식은 사고로 결손이 됐거나 암이나 혹이 생겨 제거돼 끊어진 신경에 자가 신경을 떼어내 이어주는 수술치료를 가리킨다.
필요한 부위이면서 끊어진 신경간의 간격이 2~3㎜넘어 가면 신경이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김 교수는 "대개 신경이 끊어지면 제 기능을 못해 뭔가를 채워줘야 돼 가장 좋은 조치가 자신의 신경을 떼서 이식하는 것이지만 떼어내는 곳에 마비가 와 제 기능을 잃게 된다"면서 "대신 미국에선 사체신경을 화학적으로 처리, 판매되고 있으나 한 가닥에 300만 원정도로 값이 비싼 데다 이식받는 환자의 꺼리김이나 거부감이 드세다"며 "국내수입은 안 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동종신경이식을 연구하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작년 8월에 사채신경처리로 특허를 출원해 등록이 되면 의료업체에 기술이전 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지난 2월 이대목동병원이 국내에서 최초로 문을 연 말초신경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다.
말초신경수술센터는 신경 파열, 손상 이외에 손목터널 증후군으로 잘 알려진 수근관 증후군, 주관 증후군, 상완 신경총 마비, 흉곽 출구 증후군, 외상성 경추 신경 마비 등의 질환을 대표적으로 치료한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30 18: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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