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석기 교수 "만성, 기저 질환의 교정과 관리 반드시 해야 한다"
[보건타임즈] 착한 암, 나쁜 암을 나누는 것에 모순이 있지만, 간·담도·췌장암은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치명적인 암으로 꼽힌다.
대개 좋은 암으로 분류하는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은 100.3%인 것에 비해, 간암은 33.6%, 췌장암은 10.8%에 불과하다.
수많은 혁신을 불러일으킨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도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간·담도·췌장암 '발병 원인과 증상' 불명
발병 시 '적절한 대처' 치료의 핵심
이대목동병원 외과 민석기 교수(사진)는 "정확한 위험 인자를 꼬집어 말하기 힘든 암이 간·담도·췌장암"이라면서 "간암은 B·C형 만성 간염이나 간 경변, 폭음 등으로 간 손상이 반복되면서 발병위험성이 높아진다"며 "담도암도 여러 위험 인자가 꼽히지만, 아직 질환 발생과 연관성이 명확하지 않은데다 췌장암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들 암은 환자가 체감할 수 있는 큰 증상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간암은 윗배에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통증, 황달 등이 생길 수 있지만 검진 등으로 우연히 발견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담도암은 특별한 증상 없이 복부 초음파로 확인되는 사례들이 흔하다.
췌장암은 복통, 식욕부진, 황달 등 특이하지 않은 증상을 동반한다.
이처럼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사전에 원인 인자를 차단, 예방하는 것이 쉽지 않아 발병 시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개 이들 암은 약물 치료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과 수술치료를 필요할 때가 대부분이다. 완전한 외과적 절제 시 큰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진단 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담도암은 40~50%, 췌장암은 20~25% 정도에 불과하다.
고령 환자 '수술 치료' 가능
건강 상태에 따라 '신중' 접근
최근엔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고령의 간·담도·췌장암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다른 만성질환보다 급격하게 악화하거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끼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수술 치료가 가능하지만, 마취나 수술이 건강 상태나 여생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쳐 수술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수술 전에는 우선 환자의 영양 상태, 운동 기능, 심장이나 폐, 콩팥 등 주요 장기의 상태를 면밀하게 파악해야한다.
흔히 '지병'이라 부르는 만성질환, 기저 질환의 교정과 관리도 반드시 해야 할 필수다.
민석기 교수는 "치료를 위해선 환자의 노력도 필요하다"며 "전신마취에 대비해 깊은 호흡을 연습한다든지 걷기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하며 회복 후 영양 섭취를 위해 치아도 잘 관리해야 한다"면서 "금연, 규칙적 운동과 같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간·담도·췌장암 고령 환자에 적용하는 수술치료법은 젊고 건강이 양호한 환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민 교수는 "환자의 암 진행 정도나 발병 부위에 따라 절제나 병합 절제를 하는 등의 다양한 수술법이 있다"면서 "간암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며 담도암은 발병 부위에 따라 수술법이 달라진다"며 "간에 드나드는 부분인 간문부에서 담도암이 생기면 담도와 담낭을 절제하면서 간 일부를 함께 절제해야 완치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하부인 원위부에서 암이 발생하면 췌·두부십이지장 절제술을 시행해야 완전한 치료가 가능하다.
췌장암은 췌장 이외에 다른 곳에 전이가 없으며 간막 정맥이나 간 문맥 연결 부위 복강 동맥 등에 침윤이 없어야 수술이 가능하다.
췌장 상부에서 발병,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몸체나 하단부에 있을 때는 원위체부 절제술을 시행한다. 때에 따라 두 부분을 모두 절제하는 췌장 전 절세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기술적으로는 개복 수술,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로봇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 같은 최소침습수술도 출혈, 합병증을 줄여 고령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다.
다만 간, 췌장 이식처럼 대량의 수혈이 필요하거나 장시간 수술을 해야 한다면 노령의 환자에서는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게 민 교수의 설명이다.
민 교수는 "과거 고령의 간·담도·췌장암 환자는 수술보다는 보존 치료에 힘썼지만, 최근 연구에서 건강하다면 수술 치료 시 젊은 환자와 비슷한 치료 효과와 회복을 기대할 수 있었다"며, "수술 가능 여부와 개인의 건강 상태 등을 신중히 살펴, 효과적인 수술 치료를 시행한다면, 질환으로 환자가 겪는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술 후 관리 '회복의 열쇠'
수술 어렵다면 '다른 치료법' 고려
고령 환자는 수술 자체보다 노령으로 이후에 기력이 떨어진다거나 회복이 더뎌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더 심각하다.
수술과 직접 연관이 없는 폐, 심장, 신장, 혈관 노화 등으로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운동 기능이 낮아져 식욕 부진, 소화기의 문제 등을 겪거나 폐 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수술 후 통증이 심하더라도 회복을 위한 운동과 영양 섭취를 위한 저작 운동을 해야 한다.
민 교수는 "폐에 합병증이 생기는 일이 잦아 깊은 호흡과 가래 배출에 최선을 다한다"며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회복 치료를 받는다든가 긍정적 마음을 가지면 호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암이 전이 되거나 암세포가 침범한 부위를 절제하기 불가능하거나 수술 치료가 환자의 기대 수명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수술 치료보다는 다른 치료법을 찾아 시행해야 한다.
민 교수는 대표 치료법으로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차단하거나 고주파로 암 부위를 태우는 치료(간암)나 스텐트를 삽입시켜 황달, 담관염, 담낭염과 통증을 낮추는 치료(담도암) 등을 꼽았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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