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영 연구팀, '유기오염물질 노출-폐암 발생 연관성' 확인하는 환자-코호트 연구 수행
박 박사 "사용 금지된 지 20~30년 지난 지금 여전히 생체에 잔류, 검출"
논문, 국제학술지 '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이 폐암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졌다.
생산과 사용이 금지된 지 수십 년 지난 시점에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이 여전히 생체에서 검출되는가 하면 저농도라도 노출되면 인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했다.
국립암센터(원장 서홍관) 암예방검진부 박은영 박사(사진) 연구팀은 환자-코호트 연구를 통해 폐암 환자의 혈청 샘플의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농도를 분석, 이같이 규명해냈다.
잔류성 유기오염물질(Persistent Organic Pollutants, POPs)은 환경호르몬의 일종으로 체내 축적돼 인체 내분비계를 교란, 면역체계를 손상시킨다.
문제는 POPs가 인체와 생태계에 대한 독성, 잔류성, 생체 농축을 특징으로 한다.
대표적으로 다이옥신, PCBs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국외연구에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노출이 전립선암, 유방암, 간암, 비호지킨 림프종, 급성 골수성 백혈병 등의 발생을 높인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이들 연구의 대부분은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노출이 왕성한 1970년대에 수집된 혈청 샘플을 사용한 것이어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의 생산과 사용이 금지된 지 수십 년이 경과한 최근의 환경적 노출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 한계로 지적돼왔다.
이에 박 박사팀은 국립암센터 지역사회 코호트를 기반으로 2000년 이후에 수집된 암 진단 전 혈청 샘플을 사용해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노출과 폐암 발생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환자-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폐암 환자 118명과 대조군 252명을 대상으로 혈청에서 19개 유기염소계 농약과 32개 폴리염화바이페닐 (polychlorinated biphenyl, 이하 PCB)의 농도를 측정했다.
이 결과, 상당수의 잔류성 유기오염물질과 폐암 간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유기염소계 농약 클로르단(chlordane)과 절연체에서 사용되는 PCBs*의 혈청농도의 연관성이 특히 높았다.
클로르단의 체내 대사체 트랜스노나클로르(trans-nonachlor)의 혈청 농도가 2.72배 증가할 때마다 폐암 발생위험이 2.2배 높아졌으며, PCBs는 혈청 농도가 2.72배 증가할 때마다 1.4배에서 3.3배 상승했다.
또, 연구팀은 저농도 노출도 위험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혈청 샘플의 트랜스노나클로르 농도 중앙값은 7.3 ng/g lipid이었다.
우리나라 인구집단을 대표하는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노출 자료가 없어 대처한 미국 일반인구집단의 값이 17.3 ng/g lipid다.
우리나라 일반인구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가정하면 이 연구대상 코호트는 일반인구집단보다 노출이 훨씬 적은데 잔류성 유기오염물질과 폐암 간의 연관성이 크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이 연구결과,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은 사용 금지된 지 20~30년이 지난 후 지금도 여전히 생체에 잔류해 검출됐으며, 저농도 노출이라도 폐암 발생위험 등 인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은 현재 세대의 현안일 뿐 아니라 생태계 잔류성으로 미래 세대의 심각한 보건환경 이슈가 돼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노출을 저감할 공중보건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국립암센터 기관고유연구사과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 연구결과를 다룬 논문은 국제학술지 '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8: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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