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대장내시경 석학 구도 신에이 교수가 지난달 31일 대장내시경 심포지엄을 위해 건국대학교병원을 방문했다. 구도 교수는 현재 일본 쇼와대학 북 요코하마병원 (Showa University Northern Yokohama Hospital) 소화기병센터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특히 많은 대장내시경 관련 전문서를 집필했으며, 국내에도‘조기대장암’, ‘대장내시경 삽입법-초보자에서 숙련자까지’등 다수가 번역서로 출간돼 의사들의 교과서로 사용될 정도로 세계최고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리비아에서 개최된 제1회 소화기내시경학회에 아시아대표로 초청되기도 했으며, 일본 NHK방송에서 1시간 이상 다큐멘터리로 제작 방송되기도 했다. 이에 구도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주요 Q&A 내용은 다음과 같다.
Q. 교수님은 평생을 대장 공부에 매진하셔서 최근에는 일본 TV에서 교수님 일생에 대한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송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장기들 중 특별히 대장을 선택한 이유는?
대학 졸업시 일본에 대장암이 많아졌고, 대장내시경기계도 개발됐다. 처음에는 납으로 만든 옷을 입고 1명 내시경하는데 약 2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힘들었다. 그래서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고, 치료내시경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최근에는 대장암이 증가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선택을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Q. 그동안 많은 저서와 지침서를 펴냈는데 대장내시경의 삽입기술 및 육안적 소견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처음에는 조기암 진단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됐다. 이후 항문형 대장암 등의 경우 크기가 작아도 악성인데다 처음부터 침습적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감별진단의 중요성에 대해 느끼게 됐고, 대장의 색깔 변화만으로도 감별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기존 내시경보다 80배 더 확대해서 볼 수 있는 확대경이 개발돼 있기 때문에 대장 색의 변화만으로도 조기진단 판정을 하고 있다. 이것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진단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Q. 내년에 일본소화기내시경학회장이 되시는 걸로 알고 있다. 회장으로서 남기고 싶은 업적이나 일본 의사들을 위해서 특별히 구상하고 있는 사업은?
조기암 진단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확대내시경 및 특수내시경을 통해 진단이 용이하다는 것을 알리고 내시경 의사들의 트레이닝 방법 및 교육을 위해 유명지도자들의 교육법을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또 내시경을 일본만의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Q. 지난 수십년간 많은 해외 강연을 통해 많은 서양의사들과 만났는데, 서양의 대장질환과 동양의 차이는 무엇인지? 동양의 대장내시경 의사들이 서양의 자료를 접할 때, 이것만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인종마다 장의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삽입기술도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본다면 위조영술보다 위내시경이 좋다는 것은 이제 일반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백인의사들의 경우 내시경 습득이 느리고 더디기 때문에 한국, 일본 등의 아시아권 내시경의사들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또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3차원 대장조영술도 나오고 있지만 이는 조직이 작은 함몰형 대장암 등은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은 지속적으로 제시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으로 국가간 장벽이 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개인이 다른 나라로 가서 교육 및 치료도 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을 한국과 함께 해 내시경의 세계적 리더역할을 해 나갔으면 한다.
Q. 내시경 의사들이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할 점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의료는 ▲휴머니티 ▲사이언스 ▲아트가 결합된 것이고, 특히 내시경의사는 아트부분에 더 중점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의사의 기본윤리의식은 반드시 기억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Q. 한국내시경의 의사들의 수준을 평가한다면? 일본과 비교한다면 어떤지?
한국의사들의 내시경술기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그러나 내시경을 처음 시작한 일본에는 아직 뒤떨어진 것이 사실. 하지만 그동안 발전과정과 능력을 본다면 조만간에 이 격차는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소화기내시경학의 발전을 위해서 조언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올바른 진단을 통해 적합한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내시경 진단의 경우 좋은 치료방침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진단을 잘해야 하고 이를 위해 술기습득이 필수다. 따라서 의사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환경을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전 세계적으로 알려 일본에서 출발한 소화기내시경이 한국과 함께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8: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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