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피부과, 해외의료 관광 유치 앞장선다

압구정동의 한 피부과.
오후만 되면 양복을 잘 차려 입은 회사원들과 외국 바이어들이 피부과를 찾는다.
업무차 한국에 왔던 외국 바이어들이 일을 마치고 레이저 피부치료를 받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한두 명씩 외국 바이어들이 방문하더니 최근에는 예약을 미리 해야 할 정도로 밀려있다.
이 병원은 이들을 위해 외국어가 가능한 전담 직원까지 배치하고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고있다. 외국 환자들은 “한국의 피부과가 레이저나 모든 장비는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고 의료진의 실력 또한 우수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피부치료를 소개했던 한국 회사들 도 “좋은 치료 결과로 업무 협상도 잘 풀리는 경우도 많다”며 기뻐한다.

실제 피부과 개원가에는 외국인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

대한피부과의사회에 따르면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개원 피부과를 찾는 외국인은 2000년만 해도 1천여 명 미만이었던 것이 최근 몇 년 사이 매년 20~30%씩 증가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오는 4월부터 해외환자 유치를 허용한 개정 의료법을 시행함에 따라 대형병원은 물론 중소형병원들까지 의료관광을 위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종합병원이 암, 척추, 심장질환 등 중증환자 위주라면, 개인병원은 주로 피부미용, 성형에 외국인 환자들이 몰려있다.

특히 피부과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에 가장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 추후 해외환자 유치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도 크게 일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불어 우리나라 피부과 실력은 가히 세계적 수준이라는 평가도 한 몫 하고 있다.

피부과는 입원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에 비교적 적합하다.

더불어 시술시간이 시술종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30분~1시간 내외인 점 ▲시술 후에도 크게 티가 나지 않는다는 점 ▲여성들이 많이 찾는 것에 맞춰 안락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최상의 메디컬스킨케어까지 받을 수 있다 점 등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피부과를 방문하는 외국인은 주로 미국인이 제일 많고 캐나다, 일본, 프랑스 순이다. 연령대는 40, 50대가 주로 레이저 치료를 많이 받는데 미국이나 캐나다, 프랑스, 독일 같은 백인들은 제모시술이 주를 이루고 아시아인들은 주로 색소 치료를 많이 받는다.

2008년 하반기 이후에는 엔화와 위안화가 폭등함에 따라 피부치료만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일본, 중국인의 비율이 20%이상 높아졌다.

일본인의 경우는 엔고현상으로 치료비도 저렴할 뿐 아니라 치료 후 서비스에 대한 만족이 한몫을 하고 있다. 노화치료의 경우 레이저 치료와 함께 메디컬스킨케어를 꾸준하게 시행해 치료효과를 더 높여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인들의 경우 한류의 영향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한국 배우들의 좋은 피부처럼 되기 위해 한국의 피부과를 찾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의 경우는 지리적으로 가깝다 보니 정기적인 레이저와 메디컬스킨케어를 통한피부치료가 주를 이룬다. 특히 우리나라 피부과에서 시행하는 메디컬스킨케어는 1회성이 아닌 꾸준히 방문하고 치료받는 환자로 유지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렇게 외국인 환자가 늘어나다 보니 피부과 개원가도 정비체제에 나섰다. 실제로 개원가의 한 피부과는 지난 해 해외환자 진료건수만 1,300여 건에 이른다. 이는 1일 평균 3~4명을 진료했다는 이야기다. 이 피부과는 해외환자가 늘어나자 해외관광객들의 구미에 맞는 단체 메디컬스킨케어 서비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가 하면, 일본어, 중국어, 영어능통 직원을 대거 채용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 한 피부과는 외국인 환자를 위한 안내 브로셔를 제작해 각국 대사관에 배포하고 미군부대, 외국인들의 의료지원 단체인 SOS인터내셔날, 주한미대사관 등 외국인 단체들과 꾸준히 MOU를 맺어가며 대외적인 신임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대한피부과의사회 측은 “해외의료 관광객 피부과 유치는 이제 한 걸음을 떼려고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내부 정비가 필요하다”며 “늘 만나고 대하던 사람은 쉽지만 해외환자의 경우 낯선 장소, 낯선 언어이기 때문에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편안하게 응대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언어 능통직을 채용하고, 홈페이지도 나라별 언어로 하는 정비작업이 필요하다. 불만이 없도록 이메일, 해피콜 등을 이용한 사후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나라별 외국인 응대예절과 외국어 교육, 사례를 통한 진료서비스 등의 교육을 계획 중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