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초의학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적인 징후들이 나타나 국내 의학 중흥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운을 느낍니다”
제18회 기초의학학술대회 정명희(서울대의대 교수) 조직위원장은 21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3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즉 ▲MD-PhD 프로그램이 도입되고 기초의학분야에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우수의과학자양성이라는 기초의학 고유의 의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점 ▲젊은 의학자들을 중심으로 많은 기초의학자들이 우수한 연구업적을 내고 있다는 점 ▲대형 연구비가 기초의학자에 배정되기 시작했다는 점 등이다.
정명희 조직위원장은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제18회 기초의학학술대회에는 학생연구 발표회와 MRC 우수 연구결과 심포지엄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실제 기초의학협의회(회장 조동택)가 주최하는 제18회 기초의학학술대회는 20일부터 2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대한기생충학회, 대한미생물학회, 대한바이러스학회, 대한병리학회, 대한생리학회, 생화학분자생물학회, 대한약리학회, 대한예방의학회, 대한해부학회, MRC협의회 등 1,100명의 기초의학자와 약 1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Genomics’와 ‘이식과 면역’을 주제로 하는 종합심포지엄과 기초의학 교육 세미나, 학생연구발표회 등 다양한 프르그램을 통해 기초의학 분야간의 정보 교환과 기초의학 진흥을 위한 학술 토론의 장으로 마련됐다.
특히 학생연구발표회는 이번에 처음 시도된 프로그램으로 저조한 기초의학 후속 세대 양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마련된 것이다. 학생 연구발표회에서는 총 16개의 구연 연제와 7개의 포스터가 전시됐으며, 22일에는 우수 발표자에 대한 시상도 있다.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즉 ▲의과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어 이들의 지망이 여전히 저조하다는 점 ▲생명과학 각 분야에서 능력 있는 인재가 요구되고 있는데 기초의학 대학원 교육은 이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 ▲연구비 경쟁에서도 생명과학과 임상의학 분야에 밀리고 있다는 점 등이다.
정명희 조직위원장은 “이런 이유로 현재 우리 기초의학은 생명과학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갖지 못하고 있다”며 “기초의학은 과학과 의학이 만나는 접점일 뿐 아니라 임상의학을 위한 토대이고 의학교육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초의학의 발전 없이 의학의 발전을 상상할 수 없으며, 기초의학이 튼튼한 대학이 우수한 의학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관한 기초의학협의회는 기초의학 분야 학회의 연합체로서 기초의학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주요 활동으로 기초의학분야 연구비 마련을 위한 대 정부 설득, 정부 및 사회단체에 기초의학의 중요성 홍보, 기초의학 소속 학문간 벽을 낮추기 위한 학제간 교류 증진 등이 있다.
정명희 조직위원장은 “이런 지속적인 노력에 힘입어 우리는 회원간의 동질감, 기초의학자로서의 자부심, 기초의학 연구에 대한 의무감을 가지게 됐고, 이런 마음 가짐은 오늘의 기초의학의 발전된 모습을 갖추는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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