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수) 오후 2시 인천 가천의과학대학교 대강당은 일본의 저명한 노인건강학자이자 ‘100세 현역의사’로 유명한 히노하라 시게아키(日野原重明, 1911년생) 박사의 ‘건강장수문화’ 강연회를 듣기 위해 참석한 500여 명의 참관객으로 가득 찼다.
강연에 앞서 10여 년간 히노하라 박사와 교분을 가져온 서울대 박상철 노화고령화사회연구소장은 “히노하라박사는 올해 만 99세이시며, 지난 해 국제활동을 포함해 157회 강연을 하실 정도로 대단하신 분이다. 그는 매일 올리브유 한 스푼씩과, 엎어져 주무신다. 고 소개해 방청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강연회장에 작은키에 약간 구부정한 모습의 히노하라 박사와 가천길재단 이길여 이사장, 가천의과학대학교 송석구 총장, 서울대 박상철 노화고령사회연구소장을 비롯해 관련학계 및 인천지역 인사들이 등장하자 방청석에서 큰 박수가 쏟아졌다.
히노하라 시게아키 박사는 100세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장수가 어떻게 가능한가’를 주제로 ‘백세를 맞이한 제가 드리는 메시지’를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약 2시간에 걸친 강연을 시작했다.
히노하라 박사는 노인(老人)의 개념에 대해 “50년 전 UN이 정한 65세 이상을 고령자라 명명한 노인의 정의가 달라져야 한다.”면서 “부정적 의미의 노인(늙은=old) 보다는 존중의 의미를 갖는 엘더리(elderly)로서 성숙한 삶을 사는 신노인이라 칭하며 노인의 나이를 75세로 10년 이상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0년 ‘신노인(新老人)의 회(會)’를 조직해, ‘신노인 운동’을 시작했다. 히노하라 박사는 “신노인은 75세 이상의 건강한 노인을 말한다. 이들 연령층이 되면 일이나 자원봉사를 통해 오랫동안 축적한 지식이나 다양한 경험을 젊은 사람이나 사회를 위해 전해줘야 한다. 나이를 먹는 것이 아름답고 멋진 일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말고 적극적인 삶에 도전하라”고 강조했다.
“나의 인생에 은퇴는 없다”는 신조 아래 ‘죽을 때까지 평생 현역으로 뛰겠다’ 며, 아침 5시에 일어나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히노하라 박사는 좋은 습관과 좋은 생각이 자신의 건강법이라고 소개하며, 타인을 사랑하고 용서하며 자신이 건강하다고 암시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히노하라 박사는 죽음에 대해 ‘죽음은 이름다운 이별이다’. 죽음이 찾아왔을 때 후회하지 말고 열심히 살라고 강조한다. 남녀노소 모두 죽음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죽음이 닥쳐오더라도 먼 길을 떠나는 사람에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것이 성숙한 사회라고 말했다. 
그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대중강연과 함께 틈틈이 메모하며 ‘장수 인생의 우선순위’, ‘삶이 즐거워지는 15가지 습관’, ‘죽음을 어떻게 살 것인가’ 등 250여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의 신간은 일본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으며, 그의 인기는 고령층은 물론 젊은이들도 즐겨 있는 책으로 많은 이들에게 읽혀지고 있다.
현재 일본 인구의 21% 이상이 65세 이상이다. 우리나라도 올해 520만 명을 넘어서며 오는 2026년 전체 인구의 20.8%인 1천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히노하라 박사의 방한이 고령화 사회로 치닫고 있는 우리나라 노인 문화를 잠 깨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성공적인 노후생활을 보내기 위한 개인 차원의 준비, 범사회적인 캠페인과 인구고령화에 대한 국가적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하며 히노하라 박사의 건강을 기원한다.
한편, 이날 가천의과대학교(총장 송석구)는 히노하라 박사에게 개교 이래 최초의 명예 이학박사를 수여 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8 19: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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