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한의학 비하 광고’‥양·한방 싸움 촉발

또다시 의료계와 한의계가 만년 앙숙의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은 의료계가 최근 '오르비'라는 대형 수험생 사이트에 한의학을 부정하는 배너 광고를 올리면서 촉발됐다.
이 광고는 의사들이 한의사를 겨냥해 '침술 미신에 일침을 놓을 때가 되었다', '대체의학 같은 것은 사실 없다' 등 한의학 비하문구를 담아 한의 계를 자극하면서 시작됐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이 광고를 낸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를 상대로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법정싸움으로 번질 조짐이다.

2일 한의 계에 따르면 광고를 클릭하면 위원회 사이트로 연결된다.
사이트 첫 화면은 '의학은 오직 하나, 과학적 근거의 현대의학뿐입니다' 등의 문구가 뜨면서 의협의 유용상 한방대책특별위원회장이 인사말이 나온다.

유 위원장은 "한의학은 의학이라는 권위를 누릴만한 자격을 갖고 있지 않다. 한의학은 과거 전근대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의 산물이면서 몇몇 개인들의 잘못된 인체 인식과 낡은 도제 교육에 의해 성립되어온 것이다. 유구한 전통이라는 의로운 이름 또한 사칭할 자격이 없는 비과학적인 의술"이라며 한의학을 깎아내렸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는 강하게 반발했다.

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전 세계가 치료와 예방효과를 인정하고 있는 한의학을 악의적으로 헐뜯고 폄훼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행태"라며 "이런 만행을 스스럼없이 저지른 양의사들의 기본적인 인격과 소양이 심히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의사협회는 이 사이트에 이의를 제기하는 동시에 광고 게재 중지와 공식 사과문 게재를 요구했다.
또 한의학과 한의사를 깎아내린 의협의 한방대책특별위원회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조치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상태다.

이쯤 되자 오르비는 "의협의 배너 광고는 자신들의 의견과 전혀 무관하다"는 공지를 내걸며 "민감한 시기에 적절한 판단을 하지 못해 혼란을 일으키게 된 점을 정중히 사과드린다.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 후 결정하겠다"며 발을 뺐다.

의료계와 한의 계는 올해만 해도 '한의약육성법 개정안'과 'IMS시술' 등 굵직한 사건과 한의사의 CT IPL사용이라는 법정싸움까지 계속 벌여와 서로 물고 무는 '영역 다툼'에 빠져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의사 VS 한의사(2011년) 일지

논란대상

의사

한의사

현재 상황

한의약육성법 개정안 한의사의 불법의료 조장 성명서 통해 환영 표명 국회 본회의 통과
(6윌 29일)

'IMS시술' 의사의 의료행위 경락 이용한 침술의 일종 침 시술의사 면허정지
(10월)

한의사의 CT 사용 무자격자 의료행위 양방 전유물 아니다 CT 한의사 업무범위 아니다
(2006년)

한의사의 IPL 사용 불법 의학기술아니라 공학기술 의협 대법원 상고
(7월)

무덥던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의료계와 한의계의 한의약육성법 공방전은 한의약 정의에 들어간 '과학적으로'라는 문구 하나에서 비롯됐다.

한의약육성법 개정안에 한의약 정의를 '한의학을 기초로 하거나 이를 과학적으로 응용 개발한 한방의료행위'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과학적 근거를 남겨 한방진료에 첨단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진료범위를 넓힐 수 있는 유권해석이 가능해지자 의협은 강하게 반발했다.
의협은 이를 골자로 한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한국한의학연구원에 대한 감사를 감사원에 요구하기도 했다.

'IMS시술'은 의료계와 한의 계가 막판까지 가는 사건 중 양보 없는 법정싸움으로 기록된다.
당시 한의 계는 근육 깊은 곳에 바늘을 꽂아 전기적 자극을 주는 IMS를 두고는 '의사의 의료행위다'가 아니라 '전통 한의학의 경락을 이용한 침술의 일종이다', 의료계의 '의사의 의료행위다'로 팽팽히 맞서 최종법정까지 가는 공방전을 벌였다.

법원이 지난 10월 환자에게 침 시술을 한 의사에게 최종적으로 면허자격 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갈등이 봉합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의협은 "이 사건에 연루된 의사의 개별 행위를 불법행위로 인정한 것은 맞지만 IMS 시술이 현대의학에 기초한 의료행위라는 것을 재확인한 판결"이라고 주장하면서 지금까지 한 양방 어느 영역인지를 판가름내지 못했다.

이밖에 한의사의 CT IPL사용도 계속 논란거리다.
의협은 한의사의 CT 사용자체가 무자격 의료행위라고 판단하는 반면 의료기기는 양방의 전유물이 아니라며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한의사의 IPL 사용이 불법이라고 주장에 한의사협회가 IPL기기는 의학기술이 아니라 공학기술이라고 반박, 이 사건은 의협이 지난해 7월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