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본격 출범

박상근 회장

보건복지부로부터 인정받은 44개 상급종합병원이 참여하는 ‘상급종합병원협의회’가 본격 출범했다.

‘상급종합병원협의회’는 27일 오후 4시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초대회장에 창립준비위원장을 수행한 박상근 인제대 백 중앙의료원장을 추대했다.

이날 협의회는 박상근 회장 1인을 비롯해 부회장 3인 이내, 이사 10인 이내, 감사 2인을 임원진으로 구성키로 심의·의결했다,
감사 2인에 한양대 서울병원 이춘용 병원장과 경상대병원 전시영 원장이 각각 선임됐다.
나머지 부회장과 이사는 박 회장이 협의회로부터 위임받아 임명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취임사에서 “협의회는 소통, 화합, 협력으로 상급종합병원간의 상승적인 공생과 발전을 위해 창립됐다. 그동안 희망했던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협의체가 제도권 내에서 만들어졌다”며, “상급종합병원의 합리적 운영을 위해 다양성, 지역성, 목소리를 확실히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정부의 파트너로서 의료현장에서 개선돼야 할 종합적인 정책의견을 적극 개진하는 역할을 할 것임을 알렸다.

창립총회에 앞서 축사에 나선 복지부 이태한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상급종합병원은 희귀난치성중증질환 등 난이도가 높은 포괄의료서비스는 물론 의료인 양성, 진료 임상 연구를 수행하면서 국민 건강증진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있는 의료전달체계 최상위 의료기관”이라며 “우리나라의 의료의 구심점이 되는 상급종합병원이 올바른 의료전달체계에 기여하고 보건산업 발전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할 수 있도록 협의회가 임원진 중심으로 많은 노력 기울여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도 앞으로 상급종합병원의 다른 의료기관과 기능을 차별화하고 보건의료체계의 지속과 비용 대비 가치향상을 위해 부합하는 정책을 개발, 펼쳐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병협 이상석 부회장은 “수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시행하는 상급종합병원은 우리나라의 의료분야의 핵심인 만큼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병원산업을 선도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크다”며 “병원 계의 세 가지 당면과제로는 첫째가 세계화 추세에 맞춰 경쟁력을 갖춰 사회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킬 것 둘째는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건강보험과 의료보험 제도의 개혁 셋째는 의료전달체계 정립에 상급종합병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총회 뒤 치러진 섹션에선 복지부 배금주 의료기관정책과장이 보건의료와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배 과장은 복지부의 공식적인 발표가 아니라며 “상급종합병원이 종별분류상 최종점에 있는 만큼 경증환자가 1차 의원이나 2차 병원을 찾을 수 있게 의료전달체계에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최근 1차 의료기관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려는 선택의원제가 주치의제도를 연상하게 하듯 최종 제도명이 만성질환관리제로 바뀌었다. 이 제도로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20%나 낮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전문병원도 지정했다. 이 때문에 환자질환의 경중에 따라 유형별 특화 부분이 필요하다”며 “최상위에 있는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경증환자는 1차 2차 의료기관, 희귀 또는 중증질환자는 상급종합병원이 진료를 맡아야 한다는 뜻이다.

배 과장은 “이러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의료기관 종별 역할 미분화 ▲의료이용 과잉 ▲환자의 대형 의료기관 쏠림현상으로 나타나 결국 대형병원의 외래진료 비중이 높아졌고 결국 병상 수나 시설 장비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OECD도 의료기관에 과잉투자라며 우리나라에 경고가 들어오고 있다”며 “현재 드러난 문제를 제한하도록 기준에 강제화를 넣어야 한다는 외부 언론이나 학자들이 요구하고 있지만 외국 사례나 국민 염원 상 중증질환의 법률적 정의로 내리기가 불충분하다. 대형병원도 고민에 나설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3차 의료기관이라도 지역, 특정 병원에 따라 환자쏠림현상은 계속 나타나고 있다. 일단 상급종합병원 진입 이후엔 경증외래 중심이 아니라 최상위 진료기관 수준에 맞게 중증질환자 수의 평균은 맞춰야 하며 노력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 것보다 이후가 중요하다“며 “5% 수가만 더 받기 위한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병원의 병상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사실도 털어났다.
그는 “10년 새 병상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데다 장비도 아주 많이 들어와 있다”며 “자원의 낭비가 일어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가설의 근거가 되고 있다. 병상이 서울권역에 쏠리는 것을 협의회가 검토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배 과장은 상급종합병원 지정과정에서 3차 의료기관 선정을 의뢰해온 종합병원들의 수술실적을 비교한 결과도 밝혔다.

그는 “수술 절개 1시간 이내 예방적 항생제 투여 비율을 보면 1개 종합병원은 전체 평균에도 미달하는 시행 율을 보이고 있다. 막힌 혈관을 뚫는 급성심근경색 경피적관상동맥성형술(AMI PCI)을 시행한 병원 8개중 5곳은 수준미달로 문제가 됐다. 내부적으로 복지부와 협의해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종합병원 6곳은 상급종합병원의 평균을 상회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도 내놨다.

이를 지켜보던 모 병원장은 “기분 나빠서 못 앉아 있겠다”며 자리를 뜨자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이에 박 회장은 “그동안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나 난이도 높은 수술환자 치료에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왔지만 의료쇼핑족 슈퍼 consumer가 늘면서 상급종합 등 의료계도 고민에 빠져 있다”며 “3차 의료기관 스스로가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체제 시스템을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 과장은 21개 상급종합병원의 회송 율도 지적했다.
그는 “21곳의 중증환자나 난이도 높은 수술환자 치료이후 회송 율은 제로다. 왜 제로인지 아느냐(?). 1,2차 의료기관에 신청자체를 하지 않은 것이다. 가격도 적지만 아예 신청을 안 한다. 통계상에 그렇다”며 “의료현장을 반영한 제도 전반에 걸쳐 정책마련도 부족했다”고 털어났다.

그는 “의료현장의 목소리가 부족한 현실이다. 서울대병원, 중앙아산병원, 삼성병원이 있지만 다른 병원도 중증도, 국민의료서비스 차원에서 수준을 높을 수 있다”며 “협의회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으로 조율해 인정기준 평가나 고시에 반영토록 역할을 해야 한다. 지혜를 먼저 달라. 이를 복지가 의뢰한 연구용역 내용을 같이 놓고 공청회를 한다면 효율적일 수 있는데다 협의회를 통해 모아진 지혜가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