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CT(컴퓨터단층촬영장치), MRI(자기공명영상장치), PET(양전자단층촬영)의 검사수가를 인하하는 방안이 재추진되면서 병원계가 시끌벅적하다.
병원 계는 법정에서 진 고시를 재추진하려는 계획은 행정부의 횡포라며 보건복지부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병원 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영상장비 수가인하 항소심(상대가치점수 인하고시 처분 취소 소송)에서 병원협회가 승소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복지부가 1일 대법원 상고 대신 고시 재추진으로 입장을 정리하면서 또다시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복지부는 "최근 영상의학회, 핵의학회, 병원협회, 의사협회 등과 4차례 회의를 갖고 인하폭을 논의 중이다. 의료기관의 영상장비 촬영건수 등을 재검토한 결과 CT 검사비의 인하폭이 지난해 고시보다 더 커져야 한다는 집계가 나왔다며, 법원의 고시 취소 판결로 효력이 정지됐던 영상 검사의 수가 인하를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그러나 복지부는 아직 정해진 건은 없다"며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인하폭이 최종 결정되면 7월부터 재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지난해 5월부터 수가를 CT 14.7%, MRI 29.7%, PET 16.2% 인하한 바 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45개 병·의원과 병원협회, 영상의학회는 수가 인하에 반발해 소송을 냈고 지난해 10월 1심에서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절차상 문제로 승소해 고시의 효력이 정지됐다.
복지부는 지난달 27일 2심에서도 패소, 상고심 대신 고시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병협은 "최근 복지부가 재고시를 통해 재판부의 결정을 무시하고 같은 일을 반복하려 한다. 이것은 행정적인 저항으로 봐야한다며 행정부의 횡포라고 비난했다.
이송 정책위원장(서울성심병원장)은 "수가계약이라는 제도적 틀 속에서 논의할 수 있는 문제를 몇 달 전부터 이런 식으로 풀어나가려 한다"며 "복지부가 칼자루를 쥔 상황에서 공정한 논의가 이뤄질 수 없는데다 고시를 재추진하려는 행태는 행정적인 실수를 가리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정영호 보험위원장(한림병원장)도 복지부의 고시 재추진에 우려가 섞인 뜻을 나타냈다.
그는 "인하요인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인하폭이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다. 임의로 깎아 내려는 손해부분에 대한 보상이 전혀 없다는 게 문제"라며 "현실에 맞는 합리적인 데이터를 갖고 인하폭을 조정해야 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오는 7월 재고시를 하려면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복지부가 어떻게든 수가를 대폭 깎아 치려고하겠지만 병원협회 입장으로선 인하폭을 절반 이하 수준에 맞추도록 대응해 나갈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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