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협이 의원급 수가 조정을 심의, 의결하는 건정심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결정해줄 것을 요구, 눈길을 끈다.
의사협회(회장 노환규)는 공개한 서한에서 앞서 공단과 가진 수가협상이 결렬된 사유부터 밝혔다.
의협은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과 상황에서 진정성과 최선을 다해 협상을 해왔지만, 터무니없이 낮은 수치와 부적절한 부대조건을 제시해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다”며 협상이란 상대 계약자간의 호혜 원칙이 준용돼야 하는데 건보공단은 물가인상률에도 못 미치는 일방적인 저수가 제도를 강요했다면서 의료의 질 저하와 왜곡이 날로 심해져 이제는 근본적인 문제인 수가결정구조를 바꾸기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의협은 공단과 협상에서 드러난 심각한 폐단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의협은 ▲공단이 임의로 결정한 인상폭 내에서 각 단체가 나눠 먹기식 협상을 통해 인상분을 받아간다는 점 ▲성분 명 처방과 총액계약제라는 거대담론을 불쑥 부대조건으로 내세우고 자진철회하게 함으로써 진정성이 없는 제안을 했다는 점 ▲충분한 논거를 갖고 최소 필요 인상안을 제안 한 것에 공단은 제시한 2.4%의 어떠한 근거도 제출하지 않은 점을 건정심이 명확하게 따져 최종 인상률을 조정해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지난 공단과 가진 수가협상이 유형별 수가계약의 취지가 상실돼 의미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지난 2008년부터 도입된 유형별 수가계약의 취지에 맞게 의원급의 특성과 제반 상황이 반영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 통계자료를 근거로 적정 순위와 수가 조정률을 제안한 바 있지만 공단은 정확한 이해와 신중함 없이 일방적으로 낮은 수치를 제시하고도 근거자료조차 제시하지 않아 결국 결렬될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몰고 갔다고 설명했다.
당시 공단은 2.4%의 인상률을 최종 조건으로 내놓으면서 인상률의 도출과정 등 근거는 제시하지 않은 반면 의협은 객관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급여비의 실질증가율을 반영해 3.6%를 최종 내놨다는 것이다.
의협은 “이 같은 공단의 형평성이 결여된 유형별 계약방식이 도리어 특정 유형을 말살시키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면서 “본래의 취지대로 유형별 형평성 제고를 위한 상대적 조정률이 산출돼야 하며, 상대적 조정률을 정하는 방법과 기준도 급여비의 실질적 증가 정도 등 객관적 근거를 토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수가협상에서 공단이 제시한 부대조건에도 일침을 났다.
의협은 어김없이 다양한 부대조건들이 등장했다면서 수가협상대상이 될 수 없는 애매한 사안들을 내걸어 인상률 결정에 중요 변수가 되게 해 공급자단체로선 수용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의협은 이번 의원급 수가협상에서 공단이 제시한 부대조건도 공개했다.
의협은 “부대조건이 총액계약제와 성분 명 처방이었다. 총액계약제는 저수가 상황에서 계약이 불가능하며, 국내 여건상 성분 명 처방에 의료계가 동의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을 잘 알면서 이 두 가지 사안을 급작스럽게 내밀었다며 “협상할 의지가 없다”고 통보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반면 의협이 제시한 부대조건(일차의료 활성화, 양극화 해소로 요양급여비용 배분 적정화)은 실체가 명확하지 않고, 추상적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공단이 의원급 수가협상 테이블에서 “유형 내 양극화가 심해 수가인상을 해줘도 상위 20%가 급여비 50%를 가져간다”며 개선방안 마련을 주문했지만 요구대로 한 수가협상 결과, 병원과 타 유형간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게 됐다”고 꼬집었다
의협은 수가 협상이 결렬되면 받게 될 페널티는 원칙을 어긴 공단이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