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정부-제약협회, ‘시장형 실거래가 시행 재검’ 합의

이사장단 “反시장·비정상 제도 반드시 폐지” 입장 재확인

제약협회와 보건복지부가 시장형 실거래가 시행여부를 재검토키로 합의했다.

이경호 협회장(사진/오른편), 김원배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장단과 문형표 복지부 장관(왼편)이 16일 오전 서울 방배동 제약협회 4층 회의실에서 만나 시장형 실거래가의 전반적인 문제 등을 논의할 협의체를 구성,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키로 했다.

이로써 그동안 제약사들에게 골치 덩어리로 비춰졌던 눈엣가시 시장형 실거래가의 문제들을 들춰내 원점에서 시행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만약 제약계가 제시한 대로 시장형 실거래가가 反시장·비정상 제도란 사실이 드러난다면 폐지 또는 유예 가능성까지 내다보게 됐다.

협회는 구성될 협의체가 정부 일각의 고집대로 내년 2월 이후 재 시행되지 않도록 폐지와 유예 등 모든 가능성아래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게 온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날 문 장관은 먼저 “정부와 제약협회, 그리고 전문가 등으로 협의체를 최대한 빨리 구성해 정확한 데이터 등을 분석해가며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이 협회장은 “협의체 구성은 좋은 제안”이라면서 “그간 임기응변식 제도들이 쏟아져 나와 매우 복잡하고 산업 전반에 감내하기 힘든 부담을 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결정하는 게 좋겠다”며 제약계의 입장을 전했다.

이 회장은 “시장형 실거래가는 건강보험급여를 허위로 청구하는 등 불법을 저지르지 않도록 법을 지키면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발상에서 도입됐지만 정당성과 윤리성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이미 일괄약가인하 등으로 매년 2조원대의 약가인하가 계속 발생하는데다 약값의 거품이 사라진 상황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것은 시기적으로나 정책의 시의성에 전혀 맞지 않는다”며 폐지를 요구했다.

김원배 이사장(동아ST 부회장)도 “약값삭감으로 겪는 고충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R&D 투자, 글로벌로 진출하려해도 여력이 없는 업계로선 당초 계획된 투자와 고용을 대폭 축소하는 등 상황에서 만약 시장형 실거래가를 도입하게 된다면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종욱 혁신형 제약기업협의회 회장(대웅제약 사장)은 “시장형 실거래가 재시행은 그간의 일괄약가인하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려 글로벌 진출 등 자구책을 찾아 노력해온 제약사 입장에선 ‘이제 겨우 일어서보려는데 뒤통수(시장형 실거래가)를 맞은 격”이라며 “우리나라를 세계 7대 제약강국으로 가기위해 글로벌 제약사를 키우겠다면 이 제도는 반드시 폐지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중소 제약사를 대표해 참석한 휴온스 윤성태 부회장도 “제약산업계 전체가 갑을관계에서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형 실거래가마저 시행되면 슈퍼 갑에 의한 1원낙찰 압박으로 회생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만큼 조금이라도 숨통을 틀 수 있게 이를 폐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약계의 사정을 듣게 된 문 장관은 “지난해 시행된 일괄약가인하는 비정상적인 조치로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면서 “어떤 정책이 상식적이면서 제약업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를 큰 틀에서 고민해야 하며 대안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성을 느낀다”는 직답을 내놨다.

이 회장은 “건보 재정의 안정적 관리와 제약 산업 육성지원이라는 양면에서 너무 지나치게 (건보 재정에만 무게를 둔) 약가정책만 집착할게 아니라 제약 산업이 스스로 도약해 나갈 수 있도록 균형 있게 접근, 논의해 달라”며 거듭 요청했다.

이사장단은 문 장관과 간담회가 끝난 직후 “협의체에서 시장형 실거래가의 문제 등을 논의, 합의점을 도출한 후 제도의 폐지여부 등을 결정해야 하며 만일 정부가 통과의례로 치부, 내년 2월부터 재시행을 강행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힘을 모우기로 하는 한편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 장관의 제약협회 간담회에 최영현 보건의료정책실장과 이동욱 건강보험정책국장, 맹호영 보험약제과장 등이 배석했다.

‘시장형 실거래가’ 취재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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