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계와 제약계가 각각 의료와 의약품 공급자 측의 선 순환적 발전을 통해 양질서비스를 제공토록 현행 제도 개선을 요구한 후 통일을 대비한 북한 보건의료지원 공조를 선언한 것에 의약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현재 의약계에선 이런 반응을 두고서 말들이 많다.
일각에선 병원 계가 저수가, 제약 계는 약가인하에 시달리는 같은 처지에 놓인 데다 박근혜정부의 통일 정책을 지향하면서 시장형실거래가로 발생한 2000억 원 수익-손실의 향방을 둘러싸고 불편했던 관계를 청산하겠다는 서로 손을 잡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대내외에 알리려는 양측의 합의된 포석으로 바라보고 있다.
게다가 어제(14일) 가진 김윤수 병원협회장과 이경호 제약협회장의 공동기자회견이 의료-약가정책으로 어려움을 겪은 의약계의 현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단 의료계가 3월 3일 총파업까지 결의하면서 반대하는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에 찬성의사를 밝힌 병원 계와 관계가 심상치 않게 흐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김 협회장은 “이 정책은 정부가 전국 880여개 의료법인들의 재정상태 개선과 병원 수출, 해외의료관광의 산업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차원에서 나왔다. 의료법인의 새로운 투자를 일궈냄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국가성장 동력을 끌어 올리는 동시에 재정이 어려운 의료법인 병원들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제도”라며 “의료민영화와 영리병원간의 연관이 없다고 본다. 수익금을 어려워져 가는 의료법인에 재투자, 더욱 안정화시키려는 제도다. 본질을 떠나 사회문제화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의료법인의 자회사 허용을 반겨, 반대하는 중소의원급 의료기관의 심리를 자극, 의료계 내에서 파열음이 나올 공산이 커졌다.
비약하자면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을 골자로 한 4차 의료투자활성화 대책을 둘러싸고 진료중단까지 불사하겠다며 총파업을 예고한 중소병의원과 찬성 쪽 중대형병원간의 충돌을 예상해볼 수 있다.
또 시장형 실거래가 시행을 둘러싸고 한쪽이 2000억 원을 포기해야하는 병원 계와 제약계간의 관계도 아직 불편해 보인다.
이에 대한 말조차 꺼내기 조심스러워 하는 공동기자회견장의 분위기를 보아 병원협회와 제약협회간의 시장형 실거래가 시행을 둘러싼 앙금은 아직 털어낸 것 같지 않다는 게 현장 취재기자의 전언이다.
두 업계가 이런 관계에 빠지게 조성된 것은 제약 계가 아니면 병원 계 한쪽이 손해를 봐야 상대가 수익이 되는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상의 속성에 있다.
이 때문에 얼마 전까지 시장형 실거래가 폐지를 요구한 제약계가 창이라면 2월 강행을 주문하는 병원 계는 방패로 나서 2천억 원을 둘러싼 ‘줄다리기 싸움’으로 그려지곤 했었다.
이번에 공동기자회견까지 하면서 이러한 현안에 묶여 있는 병원 계와 제약계가 얼마만큼 입장을 조율해왔는지, 진척이 있는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병원계-제약계 ‘통일 대비 북한 보건의료지원 공조’ 선언
14일 이경호 제약협회장-김윤수 병원협회장 공동기자회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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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불합리 수가 결정구조 등 규제 혁파에 최선
제협 “의약품-의료 공급자 선 순환적 발전 통해 양질서비스 제공토록 현행 제도 개선”
병원계가 불합리한 저수가 결정구조 등 규제 혁파에 최선의 노력을 쏟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제약 계와 함께 통일을 대비 보건의료지원에 공조키로 했다.
대한병원협회는 저평가된 수가 현실화에 주력하는 동시에 의료와 의료기관의 건전한 발전을 가로막는 불합리한 수가 결정구조 등 규제 혁파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하는 한편 제약 계와 힘을 모아 통일을 준비한 북한 보건의료지원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꺼내 관심을 끌고 있다.
병협은 14일 협회 1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병원 계 김윤수 협회장, 백성길 부회장, 한원곤 기획위원장, 정영호 정책위원장, 나춘균 대변인과 제약 계 한국제약협회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윤수 협회장은 “의료계가 원가에 턱없이 낮은 수가와 갑작스런 보장성 강화, 지금까지 계속되어온 각종 규제로 유래 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이 와중에 정부가 꺼내든 원격의료와 4차 의료투자활성화 대책으로 곤욕스러워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와 협의체를 통해 근본적인 수가 문제부터 해결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 협회장은 먼저 “여러 현안 중에서 건강보험수가엔 현실화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물가와 인건비 인상에 맞춰 연동시킬 수 있도록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상대가치 점수와 건정심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 해결함으로써 저수가 문제가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지론은 건강보험 수가책정의 기본체계부터 뜯어고쳐 물가-인건비 인상폭만큼 매해 수가에 탄력을 줘야 한다는 뜻이다.
의료계가 반대하는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에 대해선 찬성표를 던졌다.
김 협회장은 “이 정책은 정부가 전국 880여개 의료법인들의 재정상태 개선과 병원 수출, 해외의료관광의 산업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차원에서 나왔다. 의료법인의 새로운 투자를 일궈냄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국가성장 동력을 끌어 올리는 동시에 재정이 어려운 의료법인 병원들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제도”라며 “의료민영화와 영리병원간의 연관이 없다고 본다. 수익금을 어려워져 가는 의료법인에 재투자, 더욱 안정화시키려는 제도다. 본질을 떠나 사회문제화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의료법인의 자회사 허용을 반겼다.
그는 의료계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원격진료엔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김 회장은 “좁은 땅에 의사밀도가 높은 한국 내에서 오진과 지연진단을 고려하면 대면 진료를 통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꼭 필요하다면 만성 경환자, 도서지방이나 산간벽지, 그리고 장애자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으로만 제한을 둬 병의원의 몰락을 초래할 수 있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 복지부와 협상을 통해 국민과 의료계가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이 나왔으면 한다”며 원격진료를 반대하는 의료계에 공감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그는 병원 계와 제약계가 공조를 이뤄 통일을 대비한 북한 보건의료지원에 나설 것임을 알렸다.
김 회장은 “이제 의료는 소비만 창출하는 업종이 아니다.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며 국가 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업종이다. 통일은 정부의 힘만으로 부족하다. 병원협회가 장차 통일이 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사회문제들을 의료차원에서 통일 준비에 한몫을 감당하려고 한다”면서 “제약협회와 함께 준비하면 효과적이라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제약계도 병원 계와 의료지원 방안을 공동으로 준비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경호 제약협회장은 “(통일이 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사회문제들을 의료차원에서 검토, 미리 대처하겠다는) 김 회장의 뜻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제약업계도 통일 준비에 적극 참여해 북한 보건의료 지원의 한 축을 담당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협회장은 “제약계가 그간 북한 주민들에 구호의약품이나 유행성 계절약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면서 “앞으로 병협과 함께 치료는 물론 질병의 예방적 조치에 도움 되는 활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두 단체는 통일에 대비한 구체적인 의료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실무협의체를 구성, 세부 계획을 세워 나가기로 했다.
제약 계는 현행 약가제도를 개선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저부담 저급여’의 기조에서 출발, 급여 측면에서 보장성 확대는 계속돼왔지만 의료계와 병원 계, 제약업계 등 공급자들에겐 저 수가와 연이은 약가인하 등 과도한 희생만 요구해왔다”며 “이제는 의약품공급자 측면의 선순환적인 발전을 통해 양질의 의료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현행 제도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할 시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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