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립선학회 이지열 회장 "'MRI'진단 세계적인 추세"
고해상도 MRI 개발되면 번거로운 조직검사 대체될 듯
[보건타임즈] MRI검사가 전립선암 진단에서 여러모로 유용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립선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는 전립선암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서 암의 병변을 정확하게 찾아내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아 검사비용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사전 조직검사까지 줄여줌으로써 환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서다.
하지만 현행 건강보험체계에서 MRI 검사비를 받으려면 조영제를 사용하는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 등으로 진단이 확실치 않을 때만 가능하다.
문제는 전립선암이 다른 암과는 달리 초음파나 CT 검사에선 병변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만약 MRI 검사 상 전립선암이 의심된다면 조직검사, 보이지 않으면 PSA 추적검사를 한다.
전립선 조직검사에서 전립선암이 발견됐을 때 MRI 검사결과는 의료진이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에 매우 유용하며 림프샘이나 뼈에 전이됐는지 알아보려면 CT 검사와 뼈 사진(Bone Scan) 등의 검사가 필요하다.
대한전립선학회 이지열 회장(사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1일부터 2일까지 양일간 개최된 KPS-APSU(대한전립선학회-아·태비뇨기종양학회)Joint International Symposium 중에 기자와 만나 "최근 MRI 검사에서 조기 전립선암으로 확인된 후 전립선 조직검사에서 암이 진단되더라도 악성도가 높지 않아 수술하지 않고서 능동적으로 관찰하는 사례가 늘어나 과잉 진단과 치료를 막는 효과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전립선 암 진단엔 최소한 해상도가 3T(테슬라)를 구현하는 MRI를 사용해야 정확도가 높다.
PSA(전립선특이항원 Prostate specific antigen)는 전립선 세포에서 분비되는 효소의 분비량을 체크하는 검사다.
이 회장은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얼마 이상이면 전립선암, 얼마 이하이면 아니다는 절대기준은 없다. 스크리닝을 할 목적으로 하는 검사이기에 수치가 높더라도 모두를 전립선암으로 확진할 수 없다"면서 "PSA 수치가 4~10ng/ml 사이일 때 3분의1이 전립선암, 3분의 2는 아니며 10ng/ml 넘어갔을 땐 3분의 2가 전립선암, 3분의 1은 아니라며 진단용으로는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용하는 기준인 3.0ng/ml 이상의 전립선특이항원이 측정됐더라도 전립선암일 가능성은 20~40% 정도다.
이렇듯 MRI검사가 여러 진단기나 검사법보다 정확도가 높은데다 활용가치가 커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전립선암 환자 진단에 많이 쓰이고 있다.
이에 이 회장은 "세계적인 추세"이라며 "과거 MRI는 암의 진행단계를 확인하기 위해 몇 기냐를 판별하는데 많이 사용됐지만 초기 암이 많이 발견되면서 더 악화될 것인지, 아닌지, 설령 암이 확인됐더라도 수술을 해야 하는지, 지켜봐야 할지를 가려낼 수 있는 이점이 있는 만큼 유용성이 크다"고 봤다.
현재 미국이나 유럽에선 MRI 개발이나 개량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회장은 "9.0T MRI가 나오면 암을 좀 더 제대로 찾을 수 있게 돼 굳이 조직검사로 암을 찾을 필요가 없다"면서 "전립선암치료의 하이라이트는 초기에 수술하지 않고서 완치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외국의 전립선암 치료이슈는 진단검사에 사용하는 장비의 차이이며 암 부위에 찌른 침에 전기를 줘 암세포만 표적 삼아 죽이는 중점치료(Focal therapy)"라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아직은 적지 않은 설치자금이 들어가야 해 고해상도의 MRI 등 새 장비 도입에 어려움이 있으며 9.0T는 개발 중에 있는 터라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 회장은 "MRI검사가 전립선암 진단에 많이 사용되면서 조직검사가 반으로 줄어 환자입장에선 확진, 판별할 수 있는 검사가 간소화되거나 비용부담을 덜게 돼 여러모로 좋다"고 평가했다.
전립선암은 발생률이 매년 증가하는 암이다.
미국의 경우 유방암 28%, 전립선암 28%와 같은 수준으로 많으며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인구 고령화, 음식패턴의 변화로 가장 많은 발병빈도를 보이며 신규환자가 크게 늘어나 2014년을 기준으로 잡아 남성이 다섯 번째로 걸리기 쉬운 암에 올라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만 명당 전립선암 환자발생률은 2003년 12.7명에서 2014년 25.7명으로 급증했다.
이 회장은 "조기 진단율이 높아진 영향이 크지만 지역민 간의 전립선암 병기엔 큰 차이가 있다"면서 "서울 등 대도시에서 조기, 시골에선 진행성이 많이 발견된다"며 "이런 차이는 주기적으로 '전립선암 특이항원 검사'(PSA, Prostate Specific Antigen)를 받았는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개 대도시 거주민은 특이한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하는 건강검진에서 PSA 검사를 받아 조기전립선암을 진단받는다.
반면 시골지역민은 척추뼈 등에 전이가 생겨 증상이 나타난 뒤에나 검사를 받아 PSA 수치가 150이거나 심지어 1천 이상인 상태에서 전이성 전립선암으로 판별되는 사례가 많다.
뼈는 전립선암이 가장 흔하게 전이되는 부위다.
뼈에 전이가 됐다면 호르몬 치료를 받더라도 전립선암 환자의 생존율은 2년 이내다.
이처럼 PSA 검사가 전립선암 확진에 도움이 됐다고 만능으로 봐선 안 된다는 게 학회의 판단이다.
이 검사는 혈액을 채취, 전립선에서 생성되는 단백분해효소를 파악, 전립선암여부 확인에 이용하지만 전립선 비대증, 감염 등이 있을 때도 수치가 증가, 확진 판별에 무리가 있으며 전립선 조직검사가 있지만 번거로워 환자들이 싫어한다는 것이다.
전립선 조직검사 중엔 수면 마취하는 검사하는 방법도 있지만 환자가 싫어하기는 매한가지라는 게 학회의 지적이다.
이번학술대회에선 대만비뇨기종양학회장, 영국, 호주, 캐나다, 미국 등 10개국 전문가들이 참참가, 비뇨기 종양학과 전립선 질환의 모든 측면을 다뤘으며 이 분야의 최신 지식을 공유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8: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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