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고혈압약 'RAAS 억제제', 코로나 19 환자 사망과 연관성 없다

한국 코로나 19 환자 RASA 억제제 복용 임상 연관성 평가 연구
RAAS 억제제 먹은 감염환자, 사망원인으로 '나이 많거나 동반 질환 있을 가능성 크다'
김원영 교수 "'RAAS 억제제' 코로나 19 환자의 사망과는 독립적으로 관련 없다"
동양인 복용한 'RAAS 억제제'와 코로나 19 임상 경과 간 연관성 첫 규명
논문, 미국감염학회 'Clinical Infectious Diseases' 저널에 발표

[보건타임즈] 한국에서 코로나 19 감염환자의 사망위험에 ‘RAAS 억제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논문)가 나와 관심을 끈다.

최근 고혈압, 심부전 환자 등에게 많이 사용되는 'RAAS 억제제(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inhibitors)'가 코로나 19 환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뒤집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대병원(병원장 이한준) 내과 김원영 교수와 연구팀(중앙대 약학부 정선영 교수, 중앙대병원 내과 최재철 교수)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다룬 '한국에서의 코로나 19 환자와 RAAS 억제제 복용의 상관관계 분석 평가 연구 논문(Association of 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inhibitors with COVID-19-related outcomes in Korea: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김원영 교수 연구팀이 세간에 나도는 'RAAS 억제제'가 코로나 19 환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착수했다.

우선 김 교수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 5,179명 중 'RAAS 억제제'를 복용한 환자 762명과 복용하지 않는 4417명의 환자를 서로 비교 분석했다.

이들 가운데 병원에 입원한 1,954명의 코로나 19 확진 환자 중 377명이 'RAAS 억제제' 복용자, 1,577명이 비복용자였다.
병원 내 사망자 중 'RAAS 억제제'를 복용한 코로나 19 확진자는 9%(33명), 복용 안 하는 코로나 19 확진자는 3%(51명)였다.

이중 'RAAS 억제제'를 복용한 코로나 19 확진자는 복용하지 않는 감염자보다 나이(평균 62.5세 vs 41.5세)가 많은 데다 남성이 많았으며, 고혈압, 심근경색, 심부전, 뇌혈관질환 등을 동시에 앓는 동반질환자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코로나 19 환자의 나이와 성별, 기저질환, 면역력, 확진 당시의 병원 유형을 고려해 조정한 뒤 평가 분석했다.
이 결과, 'RAAS 억제제'를 복용하더라도 코로나 19 확진자의 사망률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인 '앤지오텐신 전환효소 2(ACE2;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수용체에 결합해 전염시킨다.
이때 폐의 상피세포에 ACE2 수용체가 주로 존재해 고혈압과 심부전 환자에게 많이 사용하는 약제인 'RAAS 억제제'를 사용하게 되면 ACE2를 이론적으로 상승시켜 감염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이에 기존 임상연구에서조차 'RAAS 억제제'가 독립적 위험인자라는 사실이나 근거가 밝혀진 바가 없는 데다 아직 고혈압약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학회와 전문가들의 의견이 마주쳐 논쟁거리가 돼왔다.

이번에 김 교수팀이 사전에 복용한 'RAAS 억제제'가 한국 코로나 19 확진 환자의 사망률과 연관성이 없음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입증함으로써 확실한 선을 긋게 됐다.

김 교수는 "연구에서 병원 내 사망률이 'RAAS 억제제'를 복용하는 코로나 19 확진자가 먹지 않은 감염환자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지만, 이 약을 먹은 환자가 나이가 더 많거나 동반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더 큰 것을 고려해 'RAAS 억제제'가 코로나 19 환자의 사망과는 독립적으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기존 연구들은 입원 중 고혈압 약제 사용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코로나 19사태 이전 약제에 노출력을 평가한 것이 아니어서 제한적이었다면서 최근 몇몇 연구에서 이전 노출을 평가했으나 주로 서양의 데이터로 동양인에서는 보고된 바는 없었다"며, "ACE2 표현형은 인종마다 차이가 커 이번 연구는 국내 심평원의 자료를 활용, 동양인이 복용한 'RAAS 억제제'와 코로나 19 임상 경과 간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밝혔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논문은 국제적으로 저명한 SCI급 저널 '미국감염학회(Infectious Diseases Society of America, IDSA)의 ‘감염내과저널(Clinical Infectious Diseases, IF: 9.055)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