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뇌하수체 종양, 비강 내시경으로 '제거' 가능

이현석 교수 "유즙분비 호르몬생성 뇌하수체 종양, 약물치료 통해 약 75% 치료"

[보건타임즈] 많은 시청자로부터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에서 극 중 간담췌외과 소속 송수빈 간호사의 딸이 주변 시야가 좁다며 신경외과를 찾아, 뇌하수체 종양 진단을 받는다.
극 중 신경외과 채송화 교수는 발병원인이 초경을 하지 않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채 교수가 지목하는 뇌하수체는 두 눈 사이에서 뒤쪽으로 6~7㎝, 뇌의 정중앙 아랫부분에 위치하는 직경 약 1.5㎝ 크기의 부위다.

이 뇌하수체 바로 위쪽엔 시신경이 교차하는 부위가 있다.
이 부위에 종양이 생기면 시신경교차 부분이 눌리면서 시력과 시야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이현석 교수(사진)는 "이 때문에 극 중 인물로 등장하는 송수빈 간호사의 딸이 주변 시야가 좁다고 불편을 호소하는 것"이라며 "뇌하수체는 유방, 난소, 고환, 부신피질 등에서 만들어진 10여 가지가 넘는 호르몬 분비를 조절한다"면서 "종양이 월경과 임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드라마 속 중학생 송수빈 간호사의 딸이 초경을 시작하지 않은 것에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뇌하수체 종양은 폐암 등 다른 장기에서 생기는 암의 두 개 내 전이를 제외한 일차성 뇌종양 중 3번째로 발생빈도가 높다.
이처럼 뇌하수체 종양은 일차성 뇌종양의 1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뇌하수체 종양은 환자에 따라 완치할 수 있으며, 병리학적으로 악성이 매우 드문 게 특징이다.

뇌하수체 종양은 조직학적 종류에 따라 특정 호르몬의 과다를 유발할 수 있다.
대표 뇌하수체 종양으로는 유즙분비 호르몬 분비 뇌하수체 종양, 성장호르몬 분비 뇌하수체 종양, 쿠싱씨병 등이 있다.

대표증상으로는 유즙분비 호르몬 과다 시 여성에서 불규칙월경 또는 무월경, 남성에게선 유즙분비, 여성형 유방 형성, 정자 문제로 발생하는 불임을 꼽을 수 있다.
남녀공통으로는 성욕저하 등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성장호르몬 과다 시는 성인이 돼서도 아래턱, 눈두덩 등 얼굴과 손과 발이 커지며 고혈압과 당뇨가 나타날 수 있다.

비 기능성 뇌하수체 종양은 호르몬을 분비하지 않은 세포들이 종양이 돼 호르몬 과다분비 증상보다 종양에 의해 뇌하수체나 시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증상이 나타나며 시력 감소에 무기력함을 느낄 수 있다.

치료는 종양의 종류별로 다르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유즙분비 호르몬생성 뇌하수체 종양의 경우, 우선 약물치료를 하며 약 75%의 환자가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성장호르몬 분비 뇌하수체 종양은 수술 후 약물치료를 통해 완전 제거가 가능할 때가 있다"며 "75~95%가 수술 후 호르몬 분비가 정상으로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비 기능성 뇌하수체 종양은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면 약 85%에서 시력, 시야 장애가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하수체 종양 수술은 크게 슬기로운 의사 생활에서 나온 것처럼 코를 통해 수술하는 경접형동수술과 머리뼈를 열어 접근하는 개두수술로 나뉜다.

현미경을 이용하거나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방법도 있다.

이 교수는 "수술법은 종양의 크기와 모양, 환자의 비강 상태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서 결정한다"며 "수술 후 남아 있는 잔여 또는 재발 종양은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로 치료한다"면서 "경접형동 접근법은 주로 한쪽 콧구멍을 통해 종양을 제거하는 치료법이어서 안면과 머리 외부에 상처 없이 치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회복 기간이 대체로 빠르다는 장점이 있으며 최근엔 내시경 수술법을 사용하는 치료법이 꾸준한 연구와 발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