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돈 교수 '코로나 19와 바이러스 변이 이렇다' 발표
[보건타임즈] 요즘 유행하는 코로나 변이는 정해진 방향으로 진화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임의적 변이 random mutation이다.
이중 전파력이나 중증도, 또는 백신 면역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킨 변이가 우리의 주목을 받게 됐다.
이런 변이엔 그리스 알파벳을 붙인다.
지금까지 신 감염병의 변이에 붙여진 알파벳 순서로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최근의 오미크론까지 5가지가 있다. (자료1)
이 분야의 전문가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사진)는 "이들 변이도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났다가 사라지며 또 새로운 변이가 생겼다가 없애지곤 한다"면서 "2년 전에 우한에서 창궐한 바이러스는 이제 더는 유행하지 않으며, 작년 봄에 나타났던 델타는 지난여름부터 우세종으로 유행하다가, 이제 점차 사라지는 대신 지난해 11월에 새로 등장한 오미크론은 벌써 전 세계적으로 60% 정도를 차지할 정도가 확산된 데다 우리나라도 이번 주 50%가 넘어섰다"며 "지금의 추세라면 아마도 이달 2월 초순 이후엔 오미크론이 델타를 모두 밀어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나이에 따른 '코로나 증상과 중증도'
'젊을수록 무증상이거나 감기, 고령일수록 폐렴' 발생
C19는 다른 감염병들처럼 대부분 증세가 경증인 데다 감염자 중 일부에게서만 폐렴 증상이 나타나며 99%는 회복된다.
지금까지 확인된 코로나 19는 무증상 감염, 감기, 독감, 폐렴으로 4가지 다른 스펙트럼의 질병을 일으키며 특히 연령대가 젊을수록 무증상이거나 감기, 고령일수록 폐렴이 나타나는 등 나이에 따라 중증도가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자료2)
많은 사람은 C19 바이러스의 병독력이 중증도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 교수는 "이들의 짐작과 달리 C19 숙주의 면역력이 바이러스 병독력보다 중등도를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즉, 똑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면역력이 강한 젊은 층에선 C19 증상으로 흔히 말하는 기침, 발열 등이 전혀 없는 무증상이나 가벼운 상기도 감염 증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져 지나가지만, 백신을 맞지 않은 고령층에선 심각한 폐렴이 발생한다"는 게 오 교수의 설명이다.
C19 감염돼 중환자 될 위험인자 '당뇨병, 만성 기저질환'
이중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나이'
코로나에 감염돼 중환자가 될 위험인자로는 당뇨병이나 만성 기저질환 등이 있다.
오 교수는 이중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나이'를 꼽았다.
오 교수는 "각 연령대에 따라 감염 치명률을 살펴보면, 20대는 0.01%이지만 40대는 0.1%, 60대는 1%, 80대는 10%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치명률도 비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면서 "60대 환자가 기저질환으로 당뇨병이 있다면 치명률이 1.2%로, 약 20% 정도가 높아진다"고 밝혔다.
자연 면역 효과 VS 백신 면역 효과 '차이'
자연 면역+백신 면역(hybrid) '면역 효과' 가장 우수
코로나 19에 감염된 후 형성된 자연 면역은 예방백신을 접종해 체내 만들어낸 면역(백신 면역)에 못지않게 우수한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
실제로 미국 CDC가 발표한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C19 감염 후 체내에 생긴 자연 면역은 감염확률을 약 90% 정도 감소시키는 백신 면역보다 1/3을 더 떨어뜨렸다.
입원할 위험성 감소율도 자연 면역이 0.03%로 백신 면역 0.07%보다 더 낮았다.
그리고 자연 면역+백신 면역, 즉 hybrid 면역은 감염 위험이나 입원 위험도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자료3)
CDC가 확인한 자연 면역 효과는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가 공개한 데이터와 비교해 같았다.
자연 감염이 없는 사람들은 mRNA 백신을 2회 맞아도 예방 효과가 60~70% 정도에 그쳤다.
반면, 자연 감염이 있는 사람들은 mRNA 백신을 2회 맞게 되면 델타 예방 효과가 높아져 96%, 1회만 맞아도 85%였다.
이렇게 자연 감염에 백신 면역이 더해진 hybrid 면역은 백신 단독보다 예방 효과가 더 높았다. (자료4)
부스터 샷 '중증 예방 효과' 있다
오미크론이란?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의 변이로 세포 침입 기전이 변하는 것은 물론 체내로 들어와선 면역(항체)를 피할 수 있다. (면역회피) 이 때문에 의학계 내부 일부에선 백신의 예방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 2월 1일 자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를 분석해 오미크론이 C19 백신을 회피하는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가 인체에 침입할 때 다리 역할을 하는 스피이크 단백질의 항체 면역을 무력화해 체내에서 형성된 4가지 종류의 항체를 모두 피해갔다고 한다.
즉 오미크론 치료에 기존의 백신이나 단일 항체 치료법으로선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C19 백신을 맞으면 체내에선 결합 부위에 따라 크게 네 종류(클래스 1~4)의 항체가 생성된다.
이중 클래스 1, 2는 항체 수가 많으며 바이러스의 침입을 효과적으로 항체로 알려져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 연구를 이끈 사시세카란 생물학과 교수는 유전자 분석결과 오미크톤 변이 바이러스는 PBD 부위에 약 30개 이상의 변이가 발생, 네 종류의 항체를 모두 피할 수 있었다며 코로나 백신이 오미크론에 힘을 못 쓰는 이유라고 제시했다.
이전 지난해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프리카 보건연구소가 발표한 논문도 화이자 백신 2회 접종 시 오크론 변이에 예방효과는 22.5%에 그쳤다.
당시 크게 확산하던 델타 변이의 경우 화이자 백신 2회 접종 시 예방효과가 60%였다.
연구진은 베타와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클래스 1, 2 항체와 결합을 막았지만, 클래스 3, 4 항체를 피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사시세카란 교수에 따르면 알파, 베타, 델타, 오미크론으로 변이가 거듭될수록 항체를 피해 가는 능력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현재 코로나의 항체 치료에 사용되는 단일 항체 ADG 20, AZD8895, AZD1061, S309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결합력을 확인한 결과 S309 항체와 결합력은 3배 이상 줄었으며 나머지는 모두 피해 가는 것이 확인됐다.
사시세카란 교수는 "효과적인 항체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선 스파이크의 다른 부분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개발이 필요하다"며 "상대적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회피하기 어려운 클래스 3, 4항 체를 포함한 여러 항체를 사용하는 칵테일 요법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오 교수는 "오미크론의 체내 면역 회피는 스파이크 단백의 항체 면역을 무력화시키지만, 다른 단백(항원)에 대해선 세포 면역이 비교적 잘 유지되며, 특히 부스터 접종으로 중증 예방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 오미크론이 세포 침입 기전의 변화로 하기도 감염이 잘되지 않지만, 주로 상기도 감염이 발생해 예방 접종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선 오미크론 유행으로 상기도 감염, 즉 경증 환자가 대량 발생할 것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오미크론 증상과 예후
델타 vs 오미크론 '외국 연구 사례'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했던 오미크론 환자들의 폐 CT 사진을 분석한 결과, 폐 침윤의 정도와 범위가 델타 환자의 폐렴보다 더 약했다. (자료5)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료받은 오미크론 환자 75명의 임상특성을 분석한 결과, 앓았던 증상으로는 인후통이 43%로 가장 많았으며, 발열 지속기간은 3일로 짧았다.
대개 산소투여나 항바이러스제가 필요하지 않은 경증인 데다 폐렴 소견이 10% 정도로 적었다. (자료6)
외국에서 발표한 대규모 연구결과에도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훨씬 더 경증임이 확인됐다.
캐나다의 연구결과, 오미크론 감염으로 발생한 입원율은 0.51%로 델타보다 1/3 더 낮으며 중환자로 악화할 위험은 1/7 정도였다.
사망률도 델타가 0.12%, 오미크론은 0.03%로 낮았다. (자료7)
영국의 경우 오미크론의 입원율과 응급실 방문이 델타와 비교해 약 1/2 에서 2/3 정도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이렇게 여러 나라에서 보고된 국가 규모의 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오미크론의 입원율과 사망률은 델타보다 반 정도로 낮다고 단정하면, 오미크론의 병독력이 약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델타 vs 오미크론 '백신 면역 효과' 비교
T helper 세포 반응, 델타서 '70%', 오미크론서 '50%' 비교적 잘 유지
WH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오미크론에 대응한 예방백신의 효과는 감염 예방, 발병 예방, 중증예방에서 대략 20~30% 정도 감소할 것으로 봤다. (자료8)
그러나, 부스터 접종을 하면 세포 매개 면역반응은 세포 독성 세포인 cytotoxic T 세포 반응이 델타와 오미크론에서 각각 70%로 나타났다.
보조 T세포, 세포독성세포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T helper 세포 반응은 델타에서 70%, 오미크론에서 50%로 비교적 잘 유지해 부스터 접종을 마치면 오미크론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자료9)
오 교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우리는 코로나 폐렴 환자의 입원과 이들의 중환자실 치료에 주력해 왔다"며 "모든 공공의료기관의 역량을 코로나 중환자 치료에 집중하면서 생긴 의료 공백은 민간병원이 채우도록 방향을 잡아 왔으나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우리는 이제는 수없이 많은 경증 환자 발생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10)
우리나라 통계로 1달에 출산은 2만 3천 건, 심근경색증은 1만 건 발생한다.
이 가운데 10%만 오미크론에 감염돼도, 1달에 출산 2,300명, 심근경색증 1천 명을 진료해야 한다.
겨울에 자주 발생하는 빙판길 낙상 후 골절, 뇌경색과 뇌출혈 환자도 봐야 한다.
이렇게 날마다 발생하는 응급 진료 수요가 오미크론 폐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코로나로 진료가 늦어져 구급차에서 출산하거나, 응급 시술과 수술을 받지 못하는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 우리는 이처럼 급증하는 경증 환자의 진료를 준비해야 한다.
오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폭증하는 지금 상황에서도 우리가 너무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이 사태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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