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급성 뇌경색, '동맥 내 재개통 치료' 후 지나친 혈압 조절 금물

남효석 교수 연구팀, 가이드라인보다 '혈압 낮춘 환자와 가이드라인에 맞춘 환자' 비교관찰
수축기 혈압 180㎜Hg 미만 환자 '경과 좋을 때 54.4%' 절반 상회
140㎜Hg 미만으로 조절한 환자, '경과 좋을 때 39.4%‥예후 나쁜 경우 1.84배 상승'
남 교수 "현행 가이드라인 권고대로 혈압 180㎜Hg 미만 유지" 조언
논문, 세계 최고 권위 의학저널 '미국의학회지 최신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 후 무리하게 혈압을 떨어뜨리면 오히려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보기, 구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남효석 교수(사진) 연구팀은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를 받은 급성 뇌경색 환자의 혈압을 현행 가이드라인인 180㎜Hg보다 더 낮게 조절하면 예후가 나빠질 위험이 1.84배 올라간다며 6일 이같이 발표했다.

고혈압과 당뇨병, 심장 부정맥은 혈관에 혈전(피떡)을 만들어낸다.
급성 뇌경색은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혈액과 산소량을 줄여 뇌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이 질환 치료에 뇌혈관에 약물을 주입해 혈전을 녹이는 '정맥 내 혈전 용해술'이 많이 쓰인다.
하지만, 혈전의 양이 너무 많으면 동맥으로 관을 삽입해 혈전을 제거하는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가 효과적이다.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 후엔 뇌출혈 등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혈압 조절이 중요하다.
미국과 유럽에선 수축기 혈압 180㎜Hg 미만으로 유지할 것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후향적 연구는 환자의 혈압을 180㎜Hg보다 더 낮게 조절하면 예후가 좋다는 보고들이 많아, 가이드라인의 논란이 있었다.

연구팀은 2020년부터 2년 6개월간 전국 19개 병원에서 급성 뇌경색으로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를 받은 환자 302명을 대상으로 가이드라인 기준보다 혈압을 낮춘 군(목표 수축기 혈압 140㎜Hg 미만, 155명)과 가이드라인을 따른 군(목표 수축기 혈압 140~180㎜Hg, 147명)으로 나눠 경과를 관찰했다.

이 결과 수축기 혈압을 180㎜Hg 미만으로 조절한 군에서 경과가 좋을 때가 54.4%로 절반을 웃돌았으나, 140㎜Hg 미만으로 조절한 군에선 39.4%에 그쳤으며 예후가 나쁜 경우는 1.84배 높았다.

남효석 교수는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를 시행한 급성 뇌경색 환자에서 뇌출혈을 막기 위해 혈압을 무리하게 낮추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적극적인 치료가 환자 예후에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 후엔 가이드라인 권고대로 혈압을 180㎜Hg 미만으로 유지하며 시술 후 인체가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로부터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 사업' 연구비를 지원받아 수행됐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Intensive vs Conventional Blood Pressure Lowering After Endovascular Thrombectomy in Acute Ischemic Stroke The OPTIMAL-BP Randomized Clinical Trial'이란 주제로 세계 최고 권위 의학저널 '미국의학회지(JAMA, IF 120.7)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