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MBC ‘피부과 진료비 실태 보도’ 허와 실

지난 6일 밤 MBC ‘불만제로’가 피부과 진료비 실태를 고발했다. 이에 대해 잘못된 부분을 잘 지적했다는 반응과 객관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공존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일부 피부과의원들이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환자들에게 미끼 상품을 권유하는 것은 물론 비의료인이 불법의료행위를 한 점 등이 방영되면서 환자를 돈으로만 보는 것은 잘못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한피부과의사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에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잘못된 부분들은 확인한 후 강력한 자체교육과 정화를 통해 이런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점·원인분석 미비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안고 있는 객관성과 공정성 문제는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불만제로 게시판에는 MBC를 질타하는 글들도 많이 올라와 있다. 즉 문제점과 원인분석은 하지 않고 기획의도대로 편집해서 몰고 가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

한 네티즌은 “피부과의 행태를 욕하고 있지만 싫으면 안 받으면 되는 것이고, 결국 유명한 피부과를 일부러 찾아가서 비싼 돈 들여서 진료 받은 사람들이 잘못이다”고 지적했다.

또 “2억 짜리 기계를 사놓고 시술비 책정을 얼마로 해야 할지 문제점을 질타하는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다”며 “얼마하지 않는 화장품의 원가보다 고가의 장비를 파는 의료업체 원가를 조사했어야 함에도 이런 문제점들은 간과한 채 의사들만 속물로 몰아가는 것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송의 자세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간호사로 근무한지 7년 만에 현직 피부과 실장을 맡게됐다는 한 네티즌도“상담보다는 주로 행정업무를 보고 있고, 상담도 치료와 비용적인 부분에 대해 진료내용을 전제로 환자의 사정에 맞게 좀 더 설명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영업사원도 아닌데 이번 방송을 통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환자들이 생길 것 같다”며 갑갑함을 토로했다.

또 “방송에 나온 실장의 경우 한달에 1,000만원까지 받는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일부의 경우를 전체로 확대해서 피부과 현직 간호실장들을 매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정성을 확보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비의료인 불법시술행위 단속 필수
특히 비의료인의 불법시술행위는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할 점이다. 이번 방송에서도 나타났듯이 비의료인의 시술은 불법이라는 문제점과 함께 환자들에게 고통과 상처를 안겨줄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부 피부과에 운영하는 피부관리실만 확인했을 뿐 일반인이 운영하는 대부분의 피부미용실은 완전히 배제됐다.

현재 대부분의 피부미용(관리)실은 기미, 주근깨, 여드름 등 질환 때문에 찾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피부관리라는 명목으로 의료행위를 하고 있지만 단속은커녕 이번 방송에서는 주의조차 기울이지 않았다.

또 이번 방송에서는 화장품 성분분석을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있는 미용관리협회에 맡겨 객관성을 잃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즉 객관성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국가공인 시험기관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점은 편집의도에 맞추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물론 이번 기회를 통해 비양심적인 피부과의사들에게 경종을 울려 자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여론을 선도해 가는 방송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간과했다는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대한피부과의사회도 이번 기회를 통해 자성의 기회로 삼고, 보다 적극적인 정화활동을 통해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