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리과가 보건복지부의 수가인하에 대해 강력반발하고 나섰다.
대한병리학회(회장 서재홍 이사장 서정욱), 대한세포병리학회(회장 주영채), 대한임상병리사협회(회장 안용호)는 지난 4일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이에 대한 성명서를 채택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서정욱 이사장은 “복지부의 수가인하 조치는 병리과의 현실과 정책적 고려를 무시한 것이다”며 “산술적 계산만 정확하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고 강력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번 수가인하로 적자만 내는 과라는 인식이 더 확산돼 병원에서 제대로 된 위상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서재홍 회장은 “병리검사는 모든 검사의 최종확진을 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 조치로 환자들이 오진으로 인해 직간접적인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수가인하로 인해 조기 암 검진을 많이 하는 수탁검사기관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고, 환자들의 입장에서도 암을 아닌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고 정반대의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서 이사장은 “병리과 검사는 거의 대부분이 인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업무량 과부하로 인한 오진은 피할 수 없다”며 “가뜩이나 많은 업무량에 오진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수가인하는 환자들의 피해를 조장하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병리과의 현실과 어려움을 고려해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처럼 정책적 고려를 통해 해결방법을 제시해 달라고 제시했다.
학회는 이번 수가인하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오는 7일 오전 대한의사협회 회장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오후에 복지부를 방문해 병리과의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타 학회 임원들은 “이번 수가인하는 가뜩이나 어려운 병리과에 핵폭탄을 때린 것처럼 느껴진다”며 “정부가 병리과의 정확한 위치와 역할,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린 결정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 “가능하다면 다른 재정에서라도 지원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해결방안도 제시했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수가인하를 막아내기 위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작성한 공문(170호)을 통해 ‘청구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거쳐 상대가치점수를 하향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명시해 수가인하 처리과정 자체에 문제점을 찾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한편 최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병리과 검사 수가는 평균 15.6% 인하됐다.
지난해 1월 시행된 병리조직검사의 행위재분류(기존 5개에서 13개로 세분화)에 따라 건강보험 지출 증가분 327억 6,000만원 중 증가분의 52%에 해당하는 상대가치 점수를 낮추는 방식으로 수가를 조정한 것. 금액으로는 약 170억원 규모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8 19: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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