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 내용
송명근입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왜곡되게 보도된 몇 가지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1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보건연이 제기해왔던 논란의 반복 재생을 보는 듯 했습니다. 별로 새롭지도 않은 논란이었지만, 하지만 무엇보다, 수술 받은 또는 수술을 앞둔 환자분들께 야기할 혼란이 걱정되어서 처음으로 시청자 게시판에 글도 올려보고 트위터라는 것도 해 봤습니다.
방송 18일 전 처음 박준우 PD로부터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카바 수술에 대한 방송을 하니 인터뷰를 하자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통보 받은 시점도 그 동안 논란을 모두 설명하기에 촉박하고, 보건연과의 오랜 진실 공방 끝에 전문가 자문단이 구성되어 겨우 정상적인 평가를 받는 시점이었으므로, 방송 시점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박준우 PD는 “협조할 생각이 없으면 안 해도 되며, 협조 안 하더라도 방송은 12월 18일에 내보낼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시기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지만,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는 박준우 PD의 말에 성의껏 자료를 준비해 취재에 임했습니다.
방송을 보니 3년 전부터 카바 논란에 관심이 있었다고 하는데, 카바 수술을 개발한 저에게는 2주 전에 느닷없이 찾아와서 무작정 인터뷰를 요구하는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박준우 PD도 대단히 바쁘겠지만, 저도 수술도 많고 바쁜 사람입니다. 제 일정에 대한 고려도 없이 2주 뒤로 방송 정했으니 할 테면 하고 말 테면 말라는 PD의 태도가 당황스러웠지만 할 수 없이 2번에 걸쳐서 7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박준우 PD가 IRB며 연구 주체, 사망률의 계산, 수술 방법의 선택 등 쟁점이 되는 내용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부족한 것에 몹시 놀랐습니다. 방송 보름을 앞둔 시점인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박준우 PD가 보낸 질문지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주말 내내 파워포인트로 정리를 하고, 추가적으로 동물 실험 자료 파워 포인트 까지 3시간에 걸쳐서 질문을 받으며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 앞에 있는 자료는 제가 박준우 PD의 질문지를 토대로 만들고 수시간 동안 설명한 바로 그 슬라이드입니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제가 설명한 부분들은 모두 잘려나가거나, 특정 문장들만 교묘하게 편집되었습니다. 지금 말씀 드리는 기자 회견문은 모두 서면으로 드리겠습니다.
방송을 보면서 편집의 힘에 놀랐습니다. 방송을 보고 있으니 저 자신도 방송의 제가 아주 나쁜 사람처럼 보일 지경이더군요. 박준우 PD가 그 동안 모든 방송을 이런 식으로 만들어 왔던 것인지 궁금합니다. 잘 모르지만, 얼마 전 논란이 되었던 오은선 씨도 혹시 희생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매번 반복된 전문적인 내용들은 서면으로 자세한 자료를 드리고 간단히 넘어가겠습니다. 중간에라도, 아니면 이후에라도 궁금한 것들은 질문해 주시면 자세히 답변 드리겠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에서 제기된 문제들에 대한 해명>
1) 사망률 논란
수술의 사망률에 대한 내용에는 “어떤 질환으로” (즉, 단일 질환인가 합병증이 포함되었는가) “언제” (즉, 수술 후 30일 이내 사망했는가 이후 추적 관찰 기간동안 사망했는가) “몇 %”인가의 정보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각기 다른 전제 하에 말한 문장들이 모두 편집되어 합쳐지면서, 마치 제가 사망자가 없다고 했다가, 6명이라고 했다가, 15명이라고 말을 바꾼 것처럼 보도되었습니다. 각각의 말을 했던 날짜와 편집된 전제들입니다.
1. 2010년 2월 23일
(건국대 병원에서 대동맥 판막 질환으로 카바 수술을 받은) "이 252명의 치료를 받은 환자 중에서 단 한 명도 사망한 환자가 없습니다. 여기 환자의 리스트 402례와 아산병원 311례 공개합니다. 한 명도 없습니다."
→ 문장 전후의 설명, 즉 전제가 편집됨
2. 2010년 9월 10일
"카바 수술은 356명 중에서 2명이 사망했는데 이거는" (뒤의 설명이 편집됨)
(전제가 편집됨)"그 다음에 3년 추적 동안에 2명이 더 사망해서" (뒤의 설명이 편집됨)
"대동맥 박리증이라든지 대동맥의 대동맥류라든지 여기에서 6명이 수술해서 사망하셨고" (대동맥 판막 질환보다 사망률이 높은 근부 질환 중 사망자를 설명한 것을 혼재시킴)
→ 각각 다른 질환에서의 사망자를 설명한 개별적인 3문장이 합쳐짐
3. 2010년 10월 6일
"자 4명 사망했고 또 3명 사망했고 또 전체 사망 7명 그 다음에 여기 나온 거 추적 사망 있고 그래서 12명이, 아산병원에서 추적해서 3명 사망한 걸 집어넣어서 카바가 15명 죽었다 (라고 말합니다)"
→ 관상 동맥 질환이 합병된 경우, 근부 질환의 경우를 모두 합쳐 설명한 문장의 일부가 발췌됨
처음에 사망자가 없다고 한 것은 "건국대병원에서 관상동맥 질환이 합병된 경우를 제외하고 대동맥 판막 질환으로 " 수술받은 환자 272명 중 사망자가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전제 카바 수술을 받은 환자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제가 거짓말을 한 것처럼 교묘히 편집이 되었습니다.
2) 재수술 논란
흔히 기계 판막과 조직 판막을 비교해 설명할 때, 기계 판막은 영구적이지만 항응고제를 평생 먹어야 하는 단점이 있고, 조직 판막은 항응고제는 안 먹지만 5-10년에 한 번씩 재수술하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제가 카바를 꿈의 수술이라고 표현한 것은, 카바는 항응고제도 먹지 않을 뿐 아니라, 일반적인 경우 재수술 역시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기계 판막, 조직 판막, 카바 링 모두 수술 후 만약에 심내막염이 발생할 경우 재수술이 불가피하며, 카바 수술 역시 이 경우에는 재수술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조직판막처럼 내구성 때문에 반드시 8-15년 간격으로 재수술을 해야 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마치 "송교수는 재수술 필요 없다고 했는데 재수술한 사람도 있다"라면서, 특정 환자의 사례가 일반적인 것처럼 부각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해당 환자는 마르판 증후군 환자로, 일반적인 사례에 적용시키기 어려운 경우였습니다.
마르판 증후군 환자의 대동맥 질환을 수술함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벤탈 수술이든 카바 링을 사용한 수술이든 교정된 부분 위의 조직이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소개된 박민수 환자처럼 수술 당시 대동맥은 정상인 경우, 이후에 혹시라도 늘어날 것을 고려해 처음 수술할 때부터 인조혈관으로 교체할 것인가 아니면 손상된 부분만 교정할 것인가가 '개발 과정의 문제점이고 딜레마에 빠졌던 시기'라고표현한것이었는데, 제가 자세히 설명한 것들은 모두 잘려나가고 해당 표현만 방송되었습니다. 현재는 대동맥을 겉에서 감싸주는 방식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고, 지금도 그 환자에게서 발생한 상행 대동맥류에 대한 저의 의견은 벤탈 수술로 해결할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 논란은 '카바 수술에서 통상적으로 재수술이 필요한가?'가 아니라 '마르판 증후군 환자에서 추가적으로 발생한 대동맥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로, 주제에서 벗어난 내용입니다.
3) "유령 환자" 논란
보도된 오신의 씨는 유규형 교수의 논문의 환자와 성별, 나이, 받은 수술은 동일하지만, 건국대병원에서 유규형 교수의 진료를 받은 적이 없으며, 1개의 링을 삽입했습니다. 따라서 논문에기술된 '유규형 교수의 진료를 받고 4개의 링을 사용한' 64세 남자 환자는 존재하지 않으며, 이것을 "유령 환자"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방송을 보니 오신의 씨가 "의사가 송교수가 나를 모른다고 하더라"라고 말씀하시던데 제가 오신의 씨를 모른다고 한 적이 없는데 그런 말을 한 의사가 누군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서울대병원에 제가 전화해 해당 환자의 내용을 확인했던 것은 집담회에서 서울대병원의 발표를 듣고 환자의 현재 상황을 확인하고자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의 발표에서 합병증이 생긴 환자는 오신의 씨를 포함해서 5명으로 발표했습니다.
박준우 PD에게 오신의 씨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논문의 환자와 오신의 씨는 결정적인 링의 개수와 치료 과정이 다르고, 따라서 유령 환자라고 표현했음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마치 제가 부작용이 생긴 환자를 의도적으로 은폐하려고 한 것처럼 보도되었습니다.
4) 항생제 남용 논란
500mg 항생제 1바이알을 100cc 생리식염수에 섞어 카바 링을 담그면 카바링에 실질적으로 흡수되는 양은 0.2cc, 즉 1mg 정도 됩니다. 반코마이신의 하루 정량은 1000-2000mg이므로, 정량의 1/1000-1/2000 에 속하는 소량이 카바링에 포함되며, 전신에 퍼지지 않으므로 방송에 보도된 것처럼 항생제를 남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저 뿐 아니라 다른 의사들도 섬유를 포함하는 인공 판막과 링, 또는 인조혈관에서 모두 사용하는 방법이며, 추천할 만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마치 카바 수술에서만 많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도된 심내막염의 발생 빈도는 기존의 판막치환술과 현재까지의 통계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5) 사이언씨티 지분 논란
이것 역시 박준우 PD에게 설명한 부분이며, 여러분이 가지고 계신 슬라이드 마지막에도 설명된 부분입니다. 방송에서는 제가 주주로 있다는 내용과, 미국에서는 이해 상충 때문에 이를 규제한다는 내용이 함께 방송되었고, 사이언씨티 주주라는 내용이 부각되면서 마치 위험한 수술을 돈 벌려고 하는 의사처럼 비춰졌습니다.
사이언씨티에 개입하게 된 것은 1997년 카바 링을 개발하면서 국내 제약회사에 개발을 맡기고자 2군데와 접촉 했지만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이후 후배의 회사에 개발을 맡겨 개발되던 중 회사의 재정이 악화되어 할 수 없이 제 자비를 투자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개발 초창기에 국내에서 아무의 도움도 받지 못하여 지인들과 사재를 털어 공장을 세워 링을 생산하고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공증한 제 의도를, 마치 환자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사람처럼 곡해시키는 것을 보고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해야 진실이 전달될 수 있을지 답답합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의 문제점>
1) 통계를 통한 분석의 부재
사망률과 부작용 발생률에 대한 객관적인 통계 자료에 대한 분석은 없이, 특정 환자의 사례만을 부각시켰습니다.
2) 기존 수술과의 비교 부재
카바 수술의 위험성만이 강조되고 기존 수술의 부작용(혈전 생성, 와파린 복용으로 인한 식이 제한 및 출혈 위험성, 심내막염 발생) 과 위험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었습니다.
3) 인터뷰 의사 구성의 편향성
카바 수술과 관련해 인터뷰한 9명의 의사 중 카바 수술을 찬성하는 사람은 1명 뿐이었습니다. 제가 박준우 PD에게 카바 수술을 배우러 왔거나 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해외 의사들을 보도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4) 보건연의 문제점에 대한 내용 부재
방송은 도입부에 보건연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하면서 배종면 씨의 인터뷰 장면을 내보냈습니다. 보건연은 이미 수 차례의 불법적 행위로 복지부 장관으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고, 인터뷰를 한 배종면 씨는 허위사실 유포로 경찰 조사 중인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은 모두 없었습니다.
수술법의 안전성은 객관적 통계를 통해 공정하게 평가되어야 합니다. 카바 수술은 적법한 동물 실험과 임상 시험을 거쳐 환자들에게 적용되어 지금까지 900여명에서 시행되었고, 기존의 수술법보다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존의 수술법보다 위험하다는 주장들은 명확한 근거가 없습니다. 근거 없는 주장을 바탕으로 무책임하게 중지를 주장하는 보건연이 제기한 의혹을 해명하느라 저는 그동안 많은 노력을 들여왔습니다. 겨우 보건연이 경고조치를 받은 지금, 저는 또 다시 이러한 근거 없는 주장을 검증 없이 내보내는 방송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타블로 씨 사건에서 본 것처럼,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이를 설명하고 증명해야 하는 쪽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게 됩니다.
이번 SBS 박준우 PD의 방송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1 06:40:12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