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실험동물 희생 없이 체내 약효 검증
신약을 개발하려면 기간이 평균적으로 10~15년 걸린다.
글로벌 신약은 대개 약 1조원의 천문학적 연구개발비가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신약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1만분의 1정도로 극히 낮아 도전 자체가 쉽지 않다.
정부가 어렵다는 이 산업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지정하고 육성하려고 하는 것은 개발됐다 하면 천문학적인 고부가가치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의약계 전문가들은 10억 달러 이상 가치 있는 글로벌 신약 1개가 소형차 300만대 수출량과 막 먹는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한미 간 FTA 협상 체결로 신약의 특허권이 대폭 강화되면서 그동안 복 제약에 치중해온 국내 제약사들에게도 신약 개발만이 유일한 돌파구로 남겨져 있다.
신약 개발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개발기간과 비용이다.
혁신적 신약을 위한 물질을 찾기가 힘들지만, 제품화과정도 쉽지 않다.
동물실험(전 임상)에서부터 임상3상에 이르는 안정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임상의 병목을 제거하는 핵심기술로 분자영상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분자영상은 세포 내에서 발생하는 분자, 유전자 수준의 변화를 동위원소를 이용해 살아있는 생체에서 영상화하는 분야다.
X-ray, CT, MRI 등 해부학적 형태를 보여주는 기존 영상장비의 개념을 뛰어넘는 차세대 진단 방법이라고 소개할 수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와 의약품을 연결시킨 방사선의약품을 사용해 세포나 유전자 단위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들여다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종양세포 등의 성질을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방사성 추적 물질을 이용해 질병의 성질에 맞는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또 항암치료 등의 효과를 치료 후 수 시간 내에 모니터링 할 수 있기 때문에 진행경과에 맞는 치료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분자영상의학 분야의 핵심 장비는 PET(양전자 단층 촬영)다.
양전자 단층 촬영은 임상에서 암 진단과 전이 여부를 판별하는데 널리 쓰이고 있다.
암 세포가 에너지원으로 쓰는 포도당과 같은 물질에 동위원소를 붙여 환자에게 주사한 후 PET를 사용해 종양에 얼마나 흡수되는지 관찰하면 암세포가 얼마나 활동적으로 대사와 증식하는지를 알아 낼 수 있다.
이를 신약 개발에 적용해 암환자의 체내에 약물로 투여하면 세포의 반응을 직접 관찰할 수 있고 약효를 시각적으로 검증하게 돼 임상기간을 최대한 앞당길 수 있다.
또 신약후보물질의 체내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등 동태를 영상으로 평가하고 정량화할 수 있다.
신약개발과정에서 약물의 독성 여부, 적정 투입량, 약효 유지 기간 등을 테스트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과거 각각 농도를 달리한 약물을 주입한 실험동물들을 시간 단계별로 희생시켜 조직을 확보해왔다. 이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개체들의 평균값을 내는 것이어서 자료에 대한 신뢰도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분자영상을 이용하면 같은 개체를 대상으로 삼는 연구가 가능하고, 장기의 일부분만이 아니라 전신 장기를 손상 없이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돼 연구의 신뢰를 더 높일 수 있다.
분자영상을 활용하면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서 경제적 효과가 낮거나 가능성이 낮은 신약 후보를 빠르고 손쉽게 골라내 막대한 신약 개발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다 임상시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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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를 이식한 실험동물에서 항암 신약후보물질 투여 후 시간경과에 따라 이 약물이 암조직(화살표)과 기타 장기에 분포하는 양상을 영상으로 볼 수 있으며 이를 정량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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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질환 신약후보물질 투여 후 시간경과에 따라 이 약물이 인체 장기에 분포하는 양상을 영상으로 볼 수 있으며 이를 정량화할 수 있다. 이 영상을 통해 이 약물은 주로 간에서 대사되며 신장을 통해 배설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약물의 표적부위인 뇌조직에 잘 전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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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김상은 전임상·임상 분자영상센터장은 “성공적인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효율을 획기적으로 증진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데, 분자영상은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3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분자영상은 제약은 물론 바이오기업, 대학, 연구소에서 수행 중인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신약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전임상·임상 분자영상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8년 개소한 이래 지금까지 20여 가지의 신약후보물질의 전임상과 임상시험에 분자영상을 제공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센터는 최근 경기도로부터 경기전임상분자영상지원센터로 지정받아 신약이나 신규치료법 기술개발을 하는 기업을 본격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센터는 오는 25일 오후 2시 분당서울대병원내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희원 서울대병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전임상분자영상지원센터의 개소식을 갖고 ‘신약개발과 분자영상’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갖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8: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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