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써주는 대가로 전국의 병의원에 400억원대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 9곳이 또다시 무더기로 적발돼 과징금을 물게 됐다.
병원에 준 금품들은 갈수록 다양해져 현금과 상품권뿐만 아니라 컴퓨터와 TV·냉장고 등 가전제품까지 공짜로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금품을 받은 병원들은 쌍벌죄 시행하기 이전에 적발돼 처벌대상에서 빠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에 부당 고객유인 행위가 적발된 태평양제약 등 제약회사 9곳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9억6,000만원을 부과했다고 29일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태평양제약에 7억6,300만원으로 가장 많고 한올바이오파마에 6억5,600만원, 신풍제약에 4억9천200만원), 영진약품공업에 3억9,500만원이 부과됐다.
또 미쓰비시다나베파마코리아에 2억3,900만원, 슈넬생명과학에 2억3,300만원), 삼아제약에 1억2,400만원), 뉴젠팜에 5,500만원에, 스카이뉴팜에 800만원이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에 적발된 제약사들은 대부분 리베이트 내역을 회계처리하지 않아 분식회계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병·의원들에 450여개의 의약품을 납품하면서 현금과 상품권을 주는가 하면 수금할인·식사접대·골프접대·물품지원 등의 리베이트를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제공 대상에는 연세의료원, 한양대병원, 고려대병원, 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 병원까지 끼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가 집계한 리베이트 규모는 약 401억9,400만원, 횟수는 3만8,278회에 달했다.
이번에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태평양제약은 2,101곳의 병·의원에 88억7,600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한 사실이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와 함께 신풍제약과 영진약품공업도 의사들에게 골프와 식사접대를 하고 병원에 컴퓨터·TV·냉장고 등 전자제품도 무상 제공했다.
병·의원 의사에 학술논문 번역을 의뢰하고 통상보다 150배나 많은 과다한 번역료를 지급한 사례도 나왔으나 리베이트를 받은 병·의원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사건은 리베이트 제공자와 받은 자를 모두 처벌하도록 쌍벌죄가 적용된 의료법·약사법·의료기기법이 발효되기 이전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올·슈넬·미쓰비시다나베코리아·스카이뉴팜·뉴젠팜 등 5개사는 2009년 8월 이후 리베이트를 제공하면 약값을 내린다는 규정에 걸려 약가인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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