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반 토막 약값…제약 계 ‘충격’

새 약가정책이 변경없이 그대로 시행된다.

다만 제외대상이 소수일부 늘어났고 혁신형 제약사의 제네릭과 원료합성 제네릭, 개량신약 등의 약가만 우대하는 등 업계의 의견중 일부 반영했을 뿐 당초 계획과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최근 국민과 의약계의 모든 시선을 온통 끌어모았던 새 약가 인하 고시안이 지난 8월 12일 발표한 종전내용과 변화가 없는 것으로 공개되면서 제약계가 온통 슬렁대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부터 약값이 반 토막으로 깎인다는 충격에 휩싸인 제약사가 받는 대미지는 더 크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정부가 새 약가고시안을 마련하면서 반 토막 약값 강요에 반발해온 제약 계의 의견을 수렴, 일부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입소문이 있었던 데다 국내산업의 위축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꺼낸 새 약가고시안은 상황을 딴판으로 바꿨다.

제약계는 오늘 정부가 발표한 개 약가고시안은 지난 8월 12일 밝힌 ‘약가제도 개편 및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지 인하대상에서 약가인하로 공급차질이 우려되는 필수 약을 빼고 공개하지 않은 3개사 이하에서 생산하는 의약품 약가 우대라는 속빈 타협안만 담겨져 있다고 비난했다.

새 약가고시는 이들 주장대로 지난 8월 12일 발표된 '약가제도 개편 및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을 일부 변경했다.

고시에 따르면 단독등재, 퇴장방지의약품, 기초수액제 등 약가인하로 공급차질이 우려되는 필수 의약품은 인하대상에서 빠졌다.
3개사 이하에서 생산하는 의약품은 오리지널 70%, 제네릭 59.5%로 약가를 보장했다.

R&D 중심의 제약 산업 육성이라는 정책 방향에 맞춰 개량신약, 혁신형제약기업의 제네릭·원료합성 제네릭 등도 약가를 우대했다.

그나마 공급불안과 약가인하로 제약사의 충격 등을 감안해 약가가 같은 효능군 하위 25%에 들어간 상대적 저가선 이하 약은 인하대상에서 제외시켜 위안됐다.

내년 1월 1일 이전에 등재되는 의약품은 신규등재약과 형평성을 고려, 바뀐 약가산정기준에 따라 약가를 재평가 하되,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제네릭 등재에 의한 오리지널 약가 인하 원칙이 처음 도입된 2007년 1월 1일자 가격으로 같은 성분의 약만 최고가를 인정했다.

내년 4월부터 약값 평균 14% 인하
1일 입안예고…성분 강약에 똑같이 보험 상한가 부여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고시안은 내달 1일자로 행정예고 후, 12월 10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연내 고시내용을 확정하게 된다. 이후 내년 1월 중 시행되며, 기등재약 인하 고시(약제급여목록표 개정)는 3월, 실제 약가는 4월부터 인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종전에 같은 성분 의약품에 건강보험에 등재한 순서에 따라 약품 가격을 차등 결정하던 ‘계단식 약가 산정방식’을 폐지하는 대신 똑같은 보험 상한가를 부여해 특허 만료된 의약품은 최초 오리지널(특허 보호 당시)의 80%, 첫 제네릭(복제약)은 최초 약의 68%를 약값(상한가격)으로 책정해왔지만 이를 53.55%로 낮췄다.

다만 첫 복제 약 등재 후 1년간은 약품의 안정적 공급과 빠른 제네릭의 빠른 등재를 위해 상한선을 특허만료 이전 신약 가격의 59.5∼70% 수준으로 유지했다.

만약 올해 특허가 만료되고 첫 복제약이 등재되면 신약의 상한가격은 특허만료 이전의 70%선으로 내려간다.
이때 등재되는 제네릭의 상한가격은 특허만료 이전 신약 가격의 59.5%선으로 정해진다.

또 이 상태로 1년이 지난 후에는 신약과 복제약의 상한가격이 동일하게 특허만료 이전 약값의 53.55%선으로 낮아진다.

이미 건강보험에 등재된 약도 내년 3월 31일부터 상한가격이 특허만료 이전 가격의 53.55% 수준으로 일괄 인하된다.

복지부는 새 약가제도가 시행되면 약품비절감액 또는 제약업계로선 손해보는 피해액이 연간 1조 7000억 원으로 지난 8월 추계치 2조 1000억 원보다 4000억 원(19%) 정도 줄어든 액수다.

복지부는 약가 인하 대상도 기존 8700개 품목(약 62%)에서 7500개 품목(53%)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고시안은 다음달 1일 입법예고한 뒤 12월 10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올해 안에 확정, 내년 1월 중에 시행된다.
이에 따른 기등재약 인하 고시는 3월에 시행되고 실제 약가는 4월부터 인하된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그간 제약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되어온 리베이트 구조를 뿌리뽑기 위해 ‘보건의료계 대협약(MOU)’을 연말까지 체결하고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이행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보건의료계 대협약 내용으로 업계는 자율 리베이트 근절 선언, 리베이트에 대한 자율 감시체계 강화, 정부는 요양기관의 대급지급 관행 개선, 수가체계 합리화 등 인센티브 제공과 리베이트 적발 시 급여 목록 삭제, 제공·수수자 퇴출 등 제재수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복지부는 또 R&D 투자 실적과 글로벌 진출 역량을 갖춘 제약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요건, R&D 지원 확대, 제약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정보·인력 지원 강화 방안 등의 제약산업 육성방안을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임채민 장관은 “‘약가제도 개편-보건의료계 대타협을 통한 공정거래관행 정립-제약산업 육성’이라는 정책패키지를 추진해 보건의료계가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치료재료와 의료기기 등 전반적인 보건의료 산업분야가 공정하며 투명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약계, 법적대응과 헌법소원 제기 강행
약가일괄인하는 재량권 일탈 위헌적 요소

이에 반발한 제약협회는 약가일괄인하안이 최종 결정됨에 따라 대응에 나서 다음달 2일 열 이사장단 회의에서 법적대응, 생산중단, 궐기대회 등 구체적 대응방안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제약협회는 정부의 약가인하 고시 이후 첫 대응으로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에 들어가 일괄인하를 정부 고시로 강행하는 것은 재량권 일탈의 위헌적 요소가 있는 정책인 만큼 불합리하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행정소송 등 법적대응과 헌법소원 제기도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