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협력병원과 계약만 맺어도 적절"
24일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얼마 전 서남의대 퇴출의 원인이 됐던 부실 임상실습을 강화하겠다던 정부가 부속병원을 못 갖춘 대신 위탁해도 된다는 방향으로 법 개정에 나서 또다시 의료계의 입방아에 올랐다.
이번엔 교육부가 의과대학이 부속병원을 갖추지 못할 경우, 교육에 지장이 없도록 기준을 충족하는 병원에 위탁, 임상 실습할 수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는 단서가 달렸기 때문이다.
지금 의료계에선 서남의대 사태당시 임상실습 강화에 고삐를 잡겠다던 당초의 취지와 달리 아예 없애야 할 위탁 실습을 허용한 교육부에 실망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의학계는 의과대학이라면 반드시 부속병원을 갖추도록 의무화함으로써 혹시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탁 실습의 문을 아예 차단해줄 것을 교육부에 기대해왔다.
그러나 막상 교육부가 꺼내든 개정안에 위탁 실습 허용이란 나오자 의료계에선 적잖게 놀란 눈치다.
의료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이 같은 내용과 적절한 실습조치를 하지 못한 경우 1차로 입학정원의 100% 범위에서 모집정지, 2차 위반 시 학과폐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처분기준을 강화한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24일 입법예고했다.
이에 의학계는 부속병원이 없더라도 적절한 실습조치를 하면 문제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 반쪽짜리 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교육부는 "의학계열이 있는 대학이 부속병원을 갖추지 못할 경우, 교육에 지장이 없도록 기준을 충족하는 병원에 위탁해 실습할 수 있는 조치를 해야 하지만 이를 어겨도 마땅한 처분기준이 없었다"며 이를 문제 삼는 의학계의 주장에 한 발짝 물러선 상태다.
부실수련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서남의대와 관동의대는 교육부가 이번에 입법예고한 개정령 안이나 현행 대학설립운영규정에 따라 인턴수련병원과 협력병원이 임상위탁계약을 맺어 적절한 실습조치를 한 것으로 인정받게 돼 이들 법에 저촉 받지 않는다.
현재 서남의대와 관동의대는 인턴수련병원들과 협력위탁교육계약을 맺고 있다.
최근 병원 문제로 입방아에 오른 관동의대는 의대설립 인가를 받을 당시 정부와 의료소외지역 강원도에 부속병원을 신설하기로 한 계약을 못 지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알려져 있다.
의료계에선 "처분기준이 강화된 것은 환영하지만 부속병원이 아닌 협력병원 위탁계약만 맺어도 적절한 실습교육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반드시 갖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의학교육관계자들은 "부실실습 교육의 논란을 아예 없애려면 임상실습교육을 반드시 부속병원에서 하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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