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정남식 의료원장 “사회적 수임 수행”
“이젠 질병 치료에만 맡던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병원은 환자와 가족들의 마음 치유와 함께 가정과 사회로 복귀까지 적극 도와야 한다”
정남식 연세대 의료원장(62·사진)은 18일 원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브란스는 병원을 넘어선 병원, ‘Beyond Hospital 의료문화’를 선도하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료원장은 “Beyond Hospital 의료문화란 병원이 질병 치료라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환자와 가족들이 가정이나 사회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겪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그가 제시한 Beyond Hospital 의료문화를 요약하면 좁게는 질병 치료를 통해 환자와 가족들의 가정과 사회로 복귀, 넓게는 사회나 지구촌 전체와 소통하겠다는 거다.
“Beyond Hospital 의료문화는 시대적 소명”
가칭 ‘제중원 힐링 캠프’ 조성
이를 위해 가칭 ‘제중원 힐링 캠프’를 조성하겠다는 그의 계획이다.
정 의료원장은 “이곳에선 대학, 종교, 문화단체 등의 재능기부를 받아 암 환자와 중증-난치성 질환자, 만성질환 환자와 가족 들을 위한 모임마당, 미술-음악 치료, 식사와 영양치료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와 가족, 그리고 사회에 기여하는 곳으로 운영되며 연세의료원과 사회가 소통하는 창구 역할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료원장은 또 “세브란스병원 안에 환자 아트리움(patient atrium)을 마련해,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휴식 문화공간으로 운영하는 한편, 녹지 공간을 대폭 늘여 병원 전체를 친환경 공간(Eco zone)으로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중증, 난치성 희귀질환 치료’에 치중
그는 중증, 난치성 희귀질환 진료의 역할도 강조했다.
정 의료원장은 “"대학병원들이 적지 않은 경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세브란스는 3차 의료기관으로서 중증 진료의 비중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암이나 심-뇌혈관 질환과 난치성 희귀 질환 치료와 연구에 치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정 의료원장은 “의료분야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기 위해선 사회의 도움도 있어야 한다. 굳이 대학병원을 찾는 경증 환자와 가족들을 설득, 1,2차 협력 병원으로 보내게 될 때 이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연세의료원은 1→2→3차로 잇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앞장 서 우리나라 의료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재난 대응 의료안전망’ 구축
‘의료산업화’에 적극 참여
이와 함께 그는 사회 의료안전망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정 의료원장은 "대학병원으로선 우리 사회의 요청에 적극 호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례로 ▲노인 건강관리 프로그램 개발 ▲안전 의식 교육과 확산 ▲재난 대응 의료 안전망 구축 ▲의료산업화 등을 꼽았다.
정 의료원장은 “인구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노인의 건강 문제가 큰 사회적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의료계가 이들을 환자로만 봐왔던 시각을 높여 이젠 건강관리, 질병 조기 발견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과 연계, 노인이나 기업체 임직원의 평생 건강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려는 계획을 고려중에 있다”고 전했다.
연세의료원은 치매 조기 진단과 예방, 대사성 질환의 예방 캠페인 등을 위해 가진 노하우를 대폭 지원할 계획이다.
정 의료원장은 “최근 각종 사회적 사건이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으나, 막상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JCI 인증을 3연속 받은 세브란스병원의 환자 안전 노하우를 사회에 공급하는 일도 추진할 생각”이라면서 “화재 시 신생아를 옮길 캥거루 주머니를 산후조리원, 영유아 시설에 보급하는 것 등이 실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난 대응 의료 안전망 지원 사업계획도 공개했다.
정 의료원장은 “재난 대응 의료 안전망 사업단처럼 세브란스병원이 축적해온 경험과 지식을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를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최근의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등 유행성 질병의 아웃 브레이크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료원장은 “의료산업화를 통해 일자리 창출 등은 물론, 안전 프로그램 구축 등 의료기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점점 늘고 있다”며 “연세의료원은 의료기관으로서 기본에 최선을 다하면서 사회적 책임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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