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가짜 피부과의사 30만명 양산

대한피부과의사회(회장 한승경, 이하 의사회)가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피부미용사제도 자격시험(이하 미용사제도)과 관련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의사회는 23일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타에서 개최된 춘계심포지엄에서 “피부미용사제도 시행에 따른 관련법 개정이 현재와 같이 추진된다면 30만명의 가짜 피부과의사가 양산될 것이다.”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용사제도와 관련해 정부부처와 관련단체간 논의가 진행중인데, 이 중 대표적인 쟁점 사안인 ‘피부미용’직무에 대한 정의와 ‘미용기기’ 구분에 대해 알아본다.

◆ 피부미용사 영역은 적당한가?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바로 피부미용사의 직무영역에 대한 부분이다. 질환에 대한 ‘의학적 판단’을 누가 하느냐는 국민 건강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피부미용 세부 업무 기준’에 따르면 피부미용의 업무란 ‘신체의 피부를 아름답게 유지, 보호, 개선하기 위하여 질환적 피부를 제외한 피부상태를 분석하고 화장품이나 미용기기를 이용하여 제모, 눈썹손질, 피부관리(클렌징, 각질제거, 팩, 화장품의 흡수를 돕는 행위 등)를 하는 것을 말한다.’고 제시했다.

이 기준대로라면 피부미용사가 ‘질환적 피부’와 ‘일반 피부’를 일차적으로 판단해 질환적 피부가 아닐 경우에 한해 미용행위를 할 수 있게 했다.

의사회측은 “ ‘질환적 피부’를 제외한 피부라는 부분은 피부미용사에게 피부의 질환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셈이 된다. 또 피부미용사에게 ‘분석’이라는 권한이 부여될 경우 ‘잘못된 판단과 시술’로 이어져 결과적으로는 의료적 행위를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의사회는 “피부미용사의 직무범위는 순수한 ‘정상피부’에 한해 분석이 아니라 ‘관찰’을 통한 미용행위로 국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용기기’ 명확한 구분 필요
피부미용사가 사용할 수 있는 ‘미용기기’의 허용 범위에 대한 부분도 명확한 개념 정의와 구분이 필요하다. 기기의 경우 피부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기 때문에 신중하게 사용하지 않을 경우 바로 신체적인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의사회측은 “현재 ‘미용기기’에 대한 합리적인 개념정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의료기기 중 일부를 미용기기화 하려는 움직임은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관련 피부미용단체는 “피부관리실 등에서 이미 미용시술에 사용하고 있고, 그동안의 숙련된 경험으로 인체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일부 의료기기들을 미용기구로 분류, 피부미용사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해 고려중이다.

하지만 인체에 적용하는 모든 기기는 안전성이 제일먼저 고려되어야 한다. 즉 기기의 ‘용도’가 아니라 시술행위의 ‘주체’가 누구냐가 중요하다. 바로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철저한 예방과 사후대처능력이라는 측면 때문이다.

의사회측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바로 ‘국민건강권’ 보호다.”며 “의료분야는 인간 신체영역을 다루는 특성상 이해당사자간 적당한 합의를 통해 이익을 주고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의 일부 ‘의료기기’를 ‘미용기기’로 전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미용사제도 시행과 관련해 논의되고 있는 법령개정안의 경우 ‘미용행위’나 ‘의료행위’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채 제도시행 자체에 급급한 경향이 있다”며 “일단 제도가 시행되고 나면 문제가 발생해도 관련법을 고치기가 쉽지 않고, 그로 인한 피해는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도시행 전 예측 가능한 문제점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