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 잦으면 무조건 '염증성 장 질환' 의심해야 하는지
차재명 교수 "바이러스, 세균, 질환 등 다양한 이유로 있듯 정확한 검사 필요"
"완치 어려운 난치성 질환, 일상생활 할 수 있도록 지속 치료해야 한다"
[보건타임즈] 변비로 일주일에 한 번 화장실을 가기도 힘든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잦은 장 트러블로 하루에 몇 번씩 화장실을 가야 하는 사람이 있는 만큼 장의 상태는 사람별로 다양하다. 이중, 자주 설사를 하거나 배가 아픈 사람은 '혹시 염증성장질환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든다.
설사가 잦으면 무조건 염증성 장 질환을 의심해야 하는지, 이 분야의 전문가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사진)의 도움을 받아 Q&A를 곁들여 자세하게 알아봤다.
Q 설사를 자주 하는데,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야 하나
A 설사와 복통이 염증성 장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인 것은 많다.
하지만, 설사는 바이러스, 기생충, 음식, 약물 등 다양한 이유로 나타날 수 있다.
가령 술을 마신 다음 날 자주 설사를 할 때가 있다.
즉 알코올이 장 점막 융모를 자극, 연동운동을 촉진해 본래 기능을 저하하면서 변이 묽어진다.
오염된 음식을 통해 유입된 바이러스나 세균, 과민성 장 증후군에 의해 각각 자주 설사를 하기도 하며, 함께 동반되는 다른 증상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Q 염증성 장질환, 설사 이외 다른 증상은?
A 염증성 장 질환과 유사한 질환으로 기타 급성 감염증 장염, 약제 유발 장염, 음식 알레르기, 장 결핵 등이 있어, 감별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크론병의 주요 증상으로는 복통, 설사, 전신의 나른함, 혈변, 발열, 체중감소, 항문 통증 등이 있다.
또 3명 중 1명꼴로 농양 혹은 누공 등 항문 주위 질환이 발생한다.
초기 증상이 과민성장증후군과 유사해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많지만, 과민성장증후군은 자는 동안 복통이나 설사가 드물며 체중감소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궤양성대장염도 크론병(사진 환자의 대장내시경)과 증상이 유사하다.
묽은 변 또는 설사에 혈액과 점액이 함께 발견되며, 직장을 침범하게 되면 설사와 반대로 변비가 오거나 잔변감이 있는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Q 과민성장증후군을 놔두면 염증성장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A 과민성장증후군은 증상은 비슷하지만, 염증성 장 질환이나 대장암과 같은 다른 장 질환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장에 염증이 없는 기능적인 질환이기 때문이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설사가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하더라도 탈수, 체중감소, 영양소 흡수 장애 등이 생기지 않아 탈수나 체중감소가 생긴다면 다른 질환을 의심,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Q 젊은 환자가 많은 이유는?
A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염증성 장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57,416명에서 2020년 73,959명으로 28%나 증가했다.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39.2%에 달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육식과 즉석식품의 섭취가 증가한 것이 발병률을 높인 것으로 분석되며, 질병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기 진단을 한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Q 젊은 나이에 염증성 장 질환 진단을 받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A 젊은 나이에 염증성 장 질환이 발생하면 증상부터 예후까지 다양한 면에서 40대 이상 환자보다 좋지 않아 더욱 조심해야 한다.
40세 이후에 발병하면 증상도 비교적 경미하며 경과도 좋은 편이지만, 10대에 발병한 경우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크다.
복통과 설사에 자주 시달리는 것은 물론 영양분의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체중감소나 성장부진 등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설사, 복통, 체중감소 등이 지속한다면 염증성장질환 전문의를 찾아 진료받는 것이 좋다.
Q 완치되지 않는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A 염증성 장 질환은 완치가 되지 않았지만, 증상이 없어지는 관해기와 악화하는 활동기가 반복되는 만성 질환이다.
과거엔 증상의 조절과 합병증 예방과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치료 목적으로 하는 소극적 치료를 했다면, 최근에는 내시경 검사를 통한 점막 치유를 목표로 할 뿐만 아니라, 임상적 관해, 바이오마커 관해와 점막 치유를 모두 포함하는 깊은 관해 등과 같이 치료의 목표가 상향되고 있다. 환자에 따라 질병의 범위, 증상, 치료에 대한 반응이 모두 달라 염증성 장 질환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
Q 염증성 장질환, 치료 방법은?
A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염증에 효과가 있는 항염증제를 먼저 사용하며 급성 악화기에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다.
면역조절제는 스테로이드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으며 스테로이드를 중단했을 때 유지 약물로 사용한다.
최근에 개발돼 사용 중인 생물학적 제제는 관해 유도와 유지에 효과가 향상됐지만, 모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거나, 천공, 출혈, 장폐색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했을 땐 수술이 필요하다.
궤양성대장염은 출혈이 조절되지 않거나, 천공 또는 대장암이 발병했다든지, 크론병은 장폐쇄, 복강 내 농양, 장 천공, 출혈과 협착, 그리고 대장암이나 대장암 전암성 병변이 확인됐을 땐 수술을 시행한다.
크론병은 수술 후 재발률이 높아 수술 이후에도 지속해서 관리가 필요하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8: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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