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세브란스, 망막에 생기는 암 망막모세포종 '새 발생 원인 인자' 규명

이승규·김용준 교수와 소아혈액종양과 한정우 교수 공동연구
2017년 3월~2021년 10월 망막모세포종 환자 혈액서 '암 발병 높이는 유전성 암' 검사
6명에게서 BRCA1/2 또는 BRCA와 관련 있는 'BRIP1 유전자변이' 체내 모든 세포 보유
인실리코 병원성 평가 결과 1명 뺀 5명에게서 '잠재적 병원성' 확인
이 교수 "병인 유전자 규명으로 표적치료제 개발 기대"
논문, 국제학술지 '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 게재

[보건타임즈] 망막에 생기는 악성 종양인 망막모세포종의 새로운 발생 원인 인자(논문보기)가 밝혀졌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이승규(사진 좌)·김용준 교수(중)와 소아혈액종양과 한정우 교수(우) 연구팀은 "망막모세포종의 발병 원인 인자로 난소암, 유방암 등의 발병 원인으로 알려진 BRCA 유전자변이가 새롭게 규명됐다"며 3일 이같이 발표했다.

망막모세포종은 망막에 발생하는 하얀색 종양으로 소아의 안구 내 발생하는 악성 종양 중 가장 흔하며, 한쪽 또는 양쪽 눈에 생길 수 있다.
흔한 증상은 종양으로 동공이 하얗게 보이는 '백색동공'이 특징이며 시력저하로 사시가 생길 수 있다.
질환이 진행, 악화되면 안구 통증, 안구 돌출을 유발한다.
이 안과 질환은 대개 5세 미만의 나이에서 진단되며 환자의 약 40%는 유전성으로 발생한다.

유전성 종양은 암억제유전자 RB1의 이상을 체내 모든 세포에 가지고 태어난다.
모든 세포는 각 두 개의 대립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이미 하나의 RB1 유전이상을 가진 상태에서 태어난 유전성일 땐 반대쪽 RB1 대립유전자 이상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면 망막모세포종이 발생하게 된다.
비유전성은 두 개의 RB1 대립유전자 모두 자연적으로 기능이상이 발생해야 망막모세포종이 발병, 대부분 더 늦은 나이에 진단된다.
그동안 RB1 이외에 망막모세포종 발생과 관련된 유전자는 MYCN유전자 이외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2017년 3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세브란스병원에 내원한 망막모세포종 환자 30명의 혈액에서 암 발병 위험도를 높이는 선천성 유전적 요인을 파악하는 유전성 암 패널 유전자 검사를 시행했다.
이중 6명(20%)에게서 BRCA1/2 또는 BRCA와 관련이 있는 BRIP1 유전자변이를 체내 모든 세포가 한쪽 대립유전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6명이 보유한 BRCA1/2 또는 BRIP1 유전자변이는 미국임상유전학회(ACMG) 변이 분류, 게놈서열 분석 등 생물정보학 예측 도구를 사용해 인실리코(In silico, 가상실험) 병원성 평가를 했을 때 1명을 뺀 5명에게서 잠재적 병원성이 확인됐다. (그림)
이들 6명 중 한 환자는 종양 파편의 미세생검을 통해 종양세포 유전자 분석이 가능했다.
이 환자는 비유전성 환자로 체내 모든 세포에 RB1 유전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종양세포 유전자엔 한쪽 대립유전자 RB1 이상만 있을 뿐 반대쪽 RB1은 변이도 없으며 후성유전학적 변이도 발견되지 않았다.
반면 BRCA1 유전자는 체내 모든 세포에서 한쪽 대립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었으며 종양세포엔 후성유전학적 변이를 보여 망막모세포종 발생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승규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망막모세포종의 발생에서 BRCA 유전자의 병인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추가 연구를 통해 망막모세포종의 표적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Subset of retinoblastoma tumours is associated with BRCA1/2 mutations'이란 주제로 국제학술지 '영국안과저널(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