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용인세브란스, CDI 차단에 '증상 위주 격리' 권고 비효과성 확인

김희정 교수, 세브란스 이혁민 교수,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김민형 교수 연구팀

현재 'CDI 관리 기준' 유증상 환자 격리가 감염 전파 차단에 효과적인지 분석

RTLS와 EMR 활용해 2021년 9월과 12월 새 수집된 'CDI 환자 접촉자 데이터' 조사

총 3,620건 접촉 사례 중 '2차 전파 2건' 실제 빈도 높지 않았다

질환 감염 차단 위해 증상 위주 격리보다 '환경 소독 등' 예방 중요

논문, 국제 학술지 'Emerging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국내 대학 연구진이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CDI)의 '증상 위주 격리' 권고 기준이 비효과성 임을 밝힘과 동시에 대안을 제시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병원장 김은경) 진단검사의학과 김희정 교수(사진 좌),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혁민 교수(중),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김민형 교수(우) 연구팀은 "현재 CDI 관리 기준에 따른 유증상 환자의 격리가 감염 전파 차단에 실제로 효과적인지 살피기 위해 원내에 구축된 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RTLS)과 전자의무기록(EMR)을 활용해 2021년 9월과 12월 사이 수집된 CDI 환자 접촉자의 데이터분석에 들어가 접촉자 중 추후 CDI를 진단받은 집단에서 2차 전파 여부를 확인했다"며 17일 이같이 발표했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CDI Clostridioides difficile Infection)은 항생제 복용으로 장내 미생물 균형에 변화가 생김에 따라 발생하는 병이다.

이 질환은 장내 유익균이 죽고 나쁜 세균인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C.디피실)이 증식하면 극심한 설사와 장염,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각한 상태일 땐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C.디피실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조차 항생제 내성과 관련해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되는 균종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최근 COVID-19 유행, CRE 등 격리가 필요한 질환의 증가에 따라 많은 의료기관에서 격리실의 부족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현재 CDI 관리 기준에 따른 유증상 환자의 격리가 감염 전파 차단에 실제로 효과적인지 살피기 위해 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RTLS)와 전자의무기록(EMR)을 활용해 2021년 9월과 12월 사이 수집된 CDI 환자 접촉자의 데이터를 살폈다.

접촉자 중 추후 CDI를 진단받은 집단을 대상으로는 전장 유전체 분석을 시행해 2차 전파 여부를 확인했다.

이 결과, 총 3,620건의 접촉 사례 가운데 2차 전파는 2건(0.05%)으로, 실제 2차 전파가 일어나는 빈도는 높지 않았다.

RTLS를 이용해 환경·의료진을 통하지 않은 직접 접촉 사례(1건)를 분석한 결과, 접촉 시간은 113분으로 매우 짧았다.

접촉은 CDI 환자의 설사 증상이 확인되지 않았던 무증상 시기에 이뤄졌다.

김희정 교수는 "실제 CDI의 2차 전파 빈도가 높지 않은 데다 직접 접촉일 때 격리가 권고되지 않는 무증상 시기의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진 것으로 봐 증상 위주 격리는 전파 차단에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CDI의 원내 전파를 막기 위해 증상 위주 격리 대신 환경 소독을 포함한 강화된 표준 주의 지침(standard precaution)의 적용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다룬 논문은 최근 미국 CDC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신종 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 IF 11.8)'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