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15일) 개최되는 포괄수가제(DRG)와 영상검사 수가인상에 대한 정부와 의료계간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마지막 논의가 안개속이다.
지금으로선 양측 모두가 종전 협상에서 꺼낸 DRG와 영상검사 수가인상안에서 조금도 물러설 조짐조차 보이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또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내건 7개 질환 군 DRG 현 수가의 평균 2% 인상(백내장술 10% 인하)과 PET, CT, MRI 등 영상검사 수가인하(연간 1290억 원 재정절감)에 학회나 의료단체는 일방적인 결정은 불가하다며 어떤 안을 꺼내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의료계와 정부 심평원에 따르면, 15일 개최될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을 앞두고 양측이 지난 8일 내놓은 기존 안을 또다시 제시할 것으로 보여 막판 DRG와 영상검사 수가인상협의가 쉬워 보이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은 지난 8일 열린 전문평가위원회에서 7개 질환군 DRG 현 수가의 평균 2% 인상(백내장술 10% 인하)과 PET, CT, MRI 등 영상검사 수가인하에 따른 연간 1,290억 원 재정절감 등을 제시했다.
의료계 측은 이러한 정부의 안에 반발, 현실적인 DRG와 영상검사의 수가인상을 요구했다.
당시 전문평가위원회 위원들은 의료계가 제안한 DRG와 영상검사 수가인상안의 조정근거와 방법에 문제를 제기, 협상 결국 무산됐다.
의료계는 15일 전문평가위원회에서 기존 안대로 총력을 펼쳐 16일 개최될 건정심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의사협회는 최근 개원의회장과 시도회장단 회의를 잇따라 갖고 정부에 의료 질 저하와 의원급 경영악화를 제기하면서 포괄수가제의 경우, 적정수가를 요구하며 DRG 전면 반대에 나설 양상이다.
병원협회는 영상의학회 등 학회와 함께 장비 보수비와 인건비 등 근거자료를 복지부에 제시하면서 영상검사 수가인하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포괄수가제' 반대‥의료의 질 저하
의협, “강제적용 확대시행” 전면 거부
의협이 오는 7월부터 확대 적용되는 포괄수가제에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강제적용 확대시행’을 전면 거부했다.
의사협회는 12일 시도의사회장 회의를 갖고 지난 9일 개최된 전체 개원의사회 긴급연석회의에서 결정한대로 시행이 예고된 7개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제 강제적용(당연적용) 및 확대시행에 대한 전면 거부를 결의했다.
제왕절개 분만, 백내장, 치질 등 7개 질병군에 시험 적용되던 포괄수가제는 오는 7월부터 의원과 병원, 내년 7월부터는 종합병원 이상 전체 의료기관으로 확대된다.
경만호 전임회장 때는 정부와 의사단체들이 포괄수가제에 이견을 좁혀왔지만 노환규 회장 취임 뒤로는분위기가 완전 딴판이 됐다.
노환규 회장 등 신임 의협 집행부는 포괄수가제를 실시하면 의료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논리 위에 서 있다.
진료 총액이 정해져 있는 만큼 싼 재료를 사용할수록 이익이 커지기 때문에 '최선의 진료'가 아닌 '경제적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 회장은 언론과 갖는 인터뷰마다 "포괄수가제를 확대하면 필요한 검사가 줄어들고 입원환자를 빨리 내보내게 될 것이다", "포괄수가제를 확대할 것이 아니라 진료수가를 현실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포괄수가제를 도입하면 과잉진료를 막아 진료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으로 정부와 시민단체의 시각이다.
의사들의 포괄수가제 반대를 밥그릇 지키기로 보는 시각도 많다.
일부 의사들의 경우 의료보험 적용이 안되는 추가 진료 등을 통해서 돈을 벌었는데 포괄수가제로 총액이 묶이면 과잉진료를 못하게 되니까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는 것이다.
신임 의협 집행부가 포괄수가제 전면반대를 내세웠지만 판이 깨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밀고 당기기를 통해 타협점이 생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정부와 의협이 서로 신뢰할 수만 있다면 포괄수가제는 좋은 제도다. 진료수가도 오를 것"이라며 "일부 의사들이 우려하는 의료의 질 저하는 심평원이 꼼꼼히 대비해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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