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정 교수, KAIST 김재경 교수팀(KAIST 박사과정 송윤민, 고려의대 박사과정 정재권)
기분장애 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 '장기간 웨어러블 기기 착용 139명 데이터' 분석
주요우울장애와 양극성 1형 장애, 일주기 생체 리듬 교란 '66.7%, 85.7%' 인과관계
수면 패턴 자체, 기분 증상과 '인과관계 없었다'
논문, 이달 주목할 만한 논문 국제 학술지 'eBioMedicine 5월호'에 게재
연구진, BRIC '한빛사'에 등재
[보건타임즈] 국내 대학병원 연구진이 기분장애 환자에게서 우울 증상의 발생이 일주기 생체 리듬의 교란에 기인한다는 사실(논문보기)을 수학적 모델로 밝혀냈다.
기분장애는 안정적인 기분 조절의 어려움으로 상당 기간 정상범위보다 처지는 상태로 유지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들뜨는 등 흔히 조울증이라 부르는 양극성 장애, 우울증이라 부르는 주요우울장애 등을 포함한다.
기분장애 환자들은 정상인보다 반복적으로 기분의 악화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기분 증상의 악화에 수면 패턴과 일주기 생체 리듬의 교란이 연관 있다는 사실은 경험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수면 패턴과 일주기 생체 리듬 중에 어느 쪽이 직접 기분 증상의 악화를 가져오는지, 혹은 기분 증상의 악화가 역으로 이들의 교란을 일으키는지의 인과관계는 아직 밝혀져 있지 않았다.
이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사진 좌)와 KAIST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우) 팀(KAIST 박사과정 송윤민, 고려의대 박사과정 정재권 등)은 기분장애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 장기간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한 139명의 데이터 분석에 들어갔다. (아래 그림)
환자들은 수면과 일주기 리듬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 스마트폰으로 매일 기분 증상에 관한 설문을 작성했다.
연구진은 웨어러블 기기 기반으로 얻어진 수면 패턴과 수학적 모델에 의해 일주기 생체 리듬 정보를 계산해냈다.
총 40,000일 이상의 매일의 웨어러블 기기 정보와 기분 증상 정보를 확보했으며, 전이 엔트로피(transfer entropy) 방법을 사용, 매일의 기분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수면 패턴과 일주기 생체 리듬의 인과관계를 분석했다.
600일 이상 기간 웨어러블을 착용한 환자의 분석 결과, 주요우울장애와 양극성 1형 장애에서 일주기 생체 리듬의 교란이 기분 증상의 악화에 각각 66.7%와 85.7%의 높은 인과관계를 가지는 것이 확인됐으나, 양극성 2형 장애에선 인과관계가 뚜렷하지 않았다.
반대로 기분 증상의 악화가 일주기 생체 리듬의 교란을 일으키는 인과관계는 모든 종류의 장애에서 뚜렷하지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수면 패턴 자체는 기분 증상에 인과관계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기분장애 환자에서 일주기 생체 리듬의 교란이 기분 증상에 직접 원인임을 보여주는 것이며, 일주기 생체 리듬을 회복시키기 위한 규칙적인 수면과 적절한 빛 노출이 기분장애 환자가 안정적인 기분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재경 교수는 "장기간 수면 패턴이 무너지면 비로소 일주기 생체 리듬의 교란이 발생하며, 2주가량의 객관적인 수면과 빛 노출 정보가 있으면 일주기 생체 리듬을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면서 "수면 패턴이 아닌 일주기 리듬이 직접 기분 증상 악화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말했다.
이헌정 교수는 "이 발견은 실제 기분장애 환자의 치료에서 기존의 약물치료에 더해 디지털 치료기기를 이용해 일주기 리듬을 측정, 관리하게 되면, 환자의 상태를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하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다룬 논문은 'Causal dynamics of sleep, circadian rhythm, and mood symptoms in patients with major depression and bipolar disorder: insights from longitudinal wearable device data'이란 주제로 국제 저명학술지 'eBioMedicine 5월호'에 이달의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선정됐다.
연구진은 우수학술지 논문 게재로 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등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6-14 18: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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