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협이 국무총리실에서 제시한 ‘국민생활 불편 개선과제’ 중 하나로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직권조사가 의료기관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는 “비급여 항목은 의료공급자와 환자간의 민법상 사적인 계약관계로 국가가 관여하는 것은 의료기관의 자율권을 침해 행위”라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의협에 따르면 지난 2월 8일 국무총리실 규제총괄정책관실이 국민생활 불편 개선 추진사항 511건 중 주요 과제 25가지를 확정하고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를 직권으로 조사하겠다고 발표한데다 심평원도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비급여 진료비 확인제도를 현행 신청방식과 함께 직권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의협은 국무총리실과 보건복지부, 심평원에 비급여 진료비 직권확인 추진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의협은 심평원이 지하철 광고나 각종 언론매체 등을 통해 국민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홍보해온데다 최근 보도자료에서도 요청건수가 2010년도 26,619건으로 이중 겨우 48억원만 환불되는 등 진료비를 확인하는 민원이 줄어드는 추세라며 직권조사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요청이 없는데도 직권으로 진료비의 적정여부를 확인한다는 것은 마치 모든 의료기관이 진료비를 부당청구한다는 것과 같다”며 “건강보험에서 인정한 비급여는 의료공급자와 환자간의 민법상 사적인 계약인 만큼 국가가 관여할 수 없는 사안인데다 의료기관에 대한 자율권 침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의협은 만약 정부가 비급여 진료비 직권조사를 추진하겠다면 비급여 항목을 없애고 모두 급여항목으로 대체한 후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은 비급여 진료비를 확인하려고 할 경우 43조의2(요양급여의 대상여부의 확인 등)에 의거 건강보험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제39조(요양급여)제3항에 따라 본인일부부담금외에 비용을 심평원에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접수한 심평원은 확인요청한 비용이 요양급여의 대상인지 여부를 확인한 뒤 요양기관이 과다하게 징수한 금액으로 인정되면 지체 없이 건강보험 가입자나 피부양자에게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다.
의협 이 혁 보험이사는 “우리나라가 오늘날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를 실시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원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의료공급자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불구하고 비급여 진료비 확인업무를 심평원에서 직권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의료인의 신뢰를 훼손시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환자들의 의료쇼핑을 조장해 국민의료비 지출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의료계의 현실을 무시한 채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보건의료재정 낭비요소를 유발하는 백해무익한 불필요한 제도”라고 잘라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23 16: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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