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판정을 받은 40대 공무원이 자신의 장기와 인체조직을 기증하고 자신의 모든 생의 마지막을 나눔으로써 주위를 숙연케 하고 있다.
주인공은 대전시 공무원 임영빈(43,남) 씨다.
고인은 유년시절 야구선수로 활동했을 만큼 건장했다.
임 씨는 지난 3일 근무 도중 뇌출혈로 쓰러진 채 발견돼 급히 을지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5일 최종 뇌사판정을 받았다.
그의 어머니와 유족들은 갑작스런 소식에 하늘이 무너져 내렸지만, 신중을 기한 끝에 을지대병원 장기이식센터와 한국장기기증원에 심장, 간 등의 장기와 피부, 연골, 뼈 등의 인체조직 전부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을지대학교병원 등 4개 병원은 이들의 숭고한 결정에 따라 수혜자 4명을 선정, 임 씨의 심장과 간, 신장을 이식할 예정이다.
임 씨가 기증한 인체조직의 경우 가공·보관을 거쳐 장애가 있거나 각종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에게 치료와 재활을 목적으로 이식된다.
1명의 기증자가 최대 100여명의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지만 임씨처럼 장기와 인체조직 모두를 기증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을지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이민구 소장(외과 교수)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해 유족들의 기증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들의 숭고한 결정이 지역 장기기증과 인체조직기증 인식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해온 만큼 인생의 마지막 나눔에서 나눔의 문화가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장기기증원 관계자는 “임 씨의 어머니는 장기기증 인식이 부족했던 지난 1977년 일찍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했을 정도로 장기기증 문화에 긍정적이셨으며, 아들의 마지막 가는 길에도 아픔을 뒤로하고 사랑 나눔의 뜻을 전하셨다”고 말했다.
한편 고인의 장례식은 장기적출 수술과 인체조직 기증이 끝나는 대로 화장 후 수목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9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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