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 발전과 생활습관의 변화로 우리나라의 유방암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유방암학회가 발간한 2014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2012년 한국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52명으로 처음 일본을 넘어서 동아시아 국가 중 최다였다.
학계나 학회에선 유방암 발병 증가원인 규명에 주목하면서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치약, 샴푸, 크림, 로션 등의 생활용품에 들어있는 발암물질 파라벤에 의심의 시각이 맞춰졌다.
파라벤은 1930년대 미국에서 개발돼 세균성장 억제와 보존기간을 늘리기 위해 지금까지 화장품뿐 아니라 식품, 의약품에 살균보좀재로 널리 쓰여 왔다.
이에 고대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정승필 교수(사진)의 도움을 받아 유방암 발생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생활용품에 함유된 파라벤과 연관성 등을 알아봤다.
유방암 발생엔 환경, 유전적 요인 이외에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의 노출기간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에스트로겐에 노출된 기간이 길수록, 즉 초경이 빠른 대신 폐경이 늦거나 임신기간이 짧을수록 유방암의 발생확률은 높아진다.
이때 이 에스트로겐과 파라벤의 구조가 유사해 체내에 흡수될 경우 유방암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실제 환자의 유방조직에서 파라벤이 검출됐다는 논문이 발표되면서 이에 대한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파라벤(p-hydroxybenzoic acid esers, parabens)은 에스트로겐보다 수용체에 결합하는 능력이 만 배에서 백만 배가량 약해 유방 조직에서 암을 일으키기 위해선 고농도의 파라벤이 존재해야 한다.
또 파라벤이 어느 정도의 양이 들어가 얼마만큼의 기간 동안 몸속에 흡수돼야 유방암을 일으키는지 연관성을 찾아내는 연구가 필요하지만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는 게 정 교수의 지적이다.
국내뿐 아니라 유럽, 미국의 기준은 단일 파라벤의 경우 0.4%, 혼합해 사용할 경우 0.8%까지 첨가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다만 3세 이하의 어린이에게는 파라벤이 들어간 치약, 샴푸, 크림, 로션 등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정 교수는 “이 규정을 준수한 제품이라면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파라벤의 양이 매우 소량이어서 유방암과 연관 짓기엔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파라벤은 샐활용품의 용도에 따라 메틸, 에틸, 프로필, 부틸파라벤 4종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중 체내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지목되는 메틸파라벤은 블루베리, 당근, 올리브 등의 천연성분에서도 발효돼 발생한다.
메틸파라벤(Methylparaben, Methyl Parahydroxybenzoate)은 인간 면역계에 독성 또는 알레르기원유전자 발현을 방해한다는 연구가 발표되곤 했다.
하지만 80여 년간 특별한 문제없이 광범위하게 사용되어온 물질을 유방암과 직접 연결시켜 위험물질로 두기에는 어폐가 있다는 것이 정 교수의 시작이다.
정 교수는 “유방암의 발생엔 파라벤이라는 단일요소이외에 수많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환경오염, 유해화학물질, 비만, 생활습관 등이 대표적으로 한 가지만 콕 집어 단정할 수 없다”면서 아직까지 장기간 사용한다고 해 유방암뿐 아니라 우리건강에 완전히 무해한지, 아니면 직접적인 나쁜 영향을 끼치는지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선 의사뿐 아니라 과학자, 정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야하며, 이 기회를 이용하려는 일부 상술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유방암을 막는 확실한 방법은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생활, 정기검진인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정승필 교수>
기사최종편집일: 2024-12-03 17: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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