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증 환자 104명과 일반인 114명' 레이복합도형 검사 비교, 분석
김민아 교수 "인지기능 손상, 강박증 원인면서 환자 삶의 질 떨어뜨린 중요한 요인"
권준수 교수 "간편한 바이오마커 기반 인지기능 평가도구 개발의 발판 마련할 것"
논문,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
[보건타임즈] 강박증 환자는 일을 계획, 실행하는 데 중요한 고위 인지기능인 집행기능의 손상이 나타난다.
이를 평가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할 뿐 아니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검사자의 주관이 개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 연구진이 강박증 환자의 인지기능을 쉬우면서 빠르게 평가할 방법을 제시했다.
서울대병원 권준수(사진 左)·김민아 교수(右)팀은 안구운동 검사로 최초 개발한 강박증 환자의 인지기능을 간편하게 측정할 방법을 정리한 논문(보기)을 Eye movement as a biomarker of impaired organizational strategies during visual memory encoding in obsessive–compulsive disorder란 주제로 국제 SCI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강박증 환자 104명과 일반인 114명을 상대로 이들에게 복잡한 도형을 기억하게 한 후 회상하는 레이복합도형 검사를 시행했다.
일반인과는 달리 강박증 환자는 도형을 회상해 재현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3분 동안 도형을 보게 한 뒤 외우는 동안 안구 운동검사로 눈동자 움직임을 측정했다.
이 결과, 집행기능이 손상된 강박증 환자는 상대적으로 더 좁은 범위의 도형 내 구조에만 눈동자가 오래 머물렀다. 반면, 집행기능이 비교적 덜 손상된 강박증 환자는 더 넓은 범위의 도형을 보면서 계획적인 암기를 하는 양상을 보였다. (표)
즉, 강박증 환자(사진 이미지) 중 집행기능 손상의 정도에 따라 도형을 외우는 동안 눈동자의 움직임에 차이가 있음이 나타났다.
가령 문을 안 잠가 도둑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반복되면서 계속 확인하는 행동은 강박증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강박증 환자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데도 어떤 생각이 반복해서 떠올라, 이에 따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특정 행동을 계속하며 사소하면서 세부적인 내용에 집착, 전체를 보기 어렵다.
즉, 숲을 보지 못한 채 나무에만 집착해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것과 같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집행기능이 손상된 강박증 환자가 큰 그림을 보지 못하면서 세부에 집착해 더 좁은 범위의 도형 내 구조에 눈동자가 오래 머묾을 확인했다.
다시 말해 집행기능이 손상된 특성이 레이복합도형을 외우는 동안 눈동자의 움직임에서 나타남을 단 3분 동안의 안구운동검사로 강박증 환자의 집행기능을 측정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김민아 교수(의생명연구원)는 "인지기능 손상은 강박증의 원인이자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쉬우면서 빠르게 강박증 환자의 인지기능을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 검사 도구 개발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이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권준수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이 연구결과가 강박증뿐만 아니라 인지기능 손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에도 확대 적용됨으로써, 실제 임상에서 활용 가능한 간편한 바이오마커 기반 인지기능 평가도구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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