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의뢰서 ‘의원→상종병원’ 갈아타는 환승 권으로 착각
1차 중소병의원→2차 중합병원→3차 상급종합 ‘체계 붕괴’
요즘 대형병원으로 환자쏠림이 계속되면서 1, 2, 3차 의료기관의 역할 분담을 선으로 그은 의료전달체계가 이미 붕괴수준에 와 중소병의원이 위기위식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의료전달체계는 질병의 경중에 맞춰 1, 2, 3차 의료기관을 선택, 이용하게 하거나 치료 중이던 환자의 상태가 악화돼 더 전문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1차 중소병의원→2차 중합병원→3차 상급종합 대형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을 의료법으로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의료전달체계를 악용하는 사례까지 늘어나면서 중소병의원의 존립마저 뒤흔든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더 전문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중소병의원이 상급종합병원에 발급하는 진료의뢰서(요양급여의뢰서)를 요구하는 경증환자가 늘어나 대형병원으로 가는 환승 권을 떼어주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건강보험 진료비 점유율에서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건강보험 진료비 점유율은 2004년 35.7%에서 2013년 22.3%로 오히려 떨어졌다.
의사협회는 19일 “이처럼 악용되는 의료전달체계가 계속 유지될 경우 의료의 양극화가 더 심해져 우리나라 의료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의협은 의원이 상종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필요한 요양급여의뢰서를 발급해 주는 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의협은 “이 때문에 환자와 의사간의 마찰이 끊이질 않고 있다”면서 “이들 중 일부는 대형병원 진료를 받기위해 요양급여의뢰서를 발급해주는 곳으로 착각, 자신의 상태가 어떤 지 일선일차의료기관과 아무런 상의 없이 종용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현행 의료전달체계의 의미는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를 의뢰하는 주체가 의사다. 철저하게 의학적 판단에 의거, 상태가 나아지지 않거나 악화돼 더 전문적으로 진료를 받아야 하다고 판단될 때 발급하는 것이 진료의뢰서“라고 덧붙였다.
의협은 “상급종합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현상이 지난 십 수 년간 계속돼 일차의료기관의 붕괴가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국민의 의료접근성은 물론 건강보험제도의 전반적인 비용효율성까지 떨어져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누릴 수 있는 의료서비스 수준이 저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의협은 현행 의료전달체계 정립을 위해선 문제로 떠오른 환자 의뢰-이송 제도를 재정비할 것과 의료기관 종별 업무를 좀 더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이를 통해 현재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이 매우 높은 일차의료기관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조정해야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는 의료이용의 낭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의학적으로 안전하면서 비용대비 효과적인 의료제도를 만들 수 있다“고 요구했다.
먼저 의협은 의료전달체계의 이해를 돕기 위해 UCC(User Created Contents)까지 제작, 대국민홍보에 나서고 있다.
의협은 “불필요한 상급종합병원 이용은 과중한 비용부담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의료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을 저해시켜 의료전달체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의료기관을 적절하게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8: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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