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다한증 환자 2016년~2020년 '14,000~15,000명' 발병
흉부 교감신경 절제술, '발 다한증' 치료에 효과 기대하기 어렵다
문덕환 교수 "다한증 손, 겨드랑이, 발 등에 나타나 두 수술 겸비한 전문의에게 치료"
[보건타임즈] 김00 씨(22세, 여)는 사회 진출을 앞둔 학생으로 말 못 할 고민이 있다. 손과 발에 땀이 너무 나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다.
손은 장갑을 끼기 어려울 정도로 땀이 나기는 하지만, 참아왔다.
하지만 발은 냄새가 심하게 나는 데다 스타킹을 신으면 금방 젖어서 감당할 수 없다.
구두도 미끄러워서 신을 수 없다. 지금까지는 운동화로 버텨왔지만, 사회생활을 하면 스타킹과 구두를 신어야 할 일이 많아 걱정이었다.
고민 끝에 김 씨는 수술을 받기로 작정, 흉부 교감신경 절제술과 요추 교감신경 절제술을 동시에 받았다.
수술치료를 통해 더는 손과 발에서 땀나지 않았으며 냄새도 없어졌다.
김 씨는 수술 후 첫 외래 진료에 당당히 스타킹과 구두를 신고 병원을 찾았다.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김 씨와 같은 우리나라 다한증 환자는 2016년~2020년 14,000~15,000명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땀이 나는 부위는 손, 겨드랑이, 발 등이며 대부분 여러 부위에 동시에 땀이 나는 환자도 많았다.
쉽게 밖으로 드러나는 손, 겨드랑이 다한증과 달리 발 다한증은 신발로 가릴 수 있지만, 삶의 질은 더욱 떨어진다.
조금만 활동해도 땀 냄새와 악취가 심한 데다 흘린 땀으로 하이힐, 슬리퍼를 신을 수 없을 정도로 미끄럽다.
또 상당수는 수족냉증을 동반해 날이 추워지면 동상에 걸린 것처럼 피부가 시리거나 습진과 같은 피부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다한증은 약물, 이온영동치료, 보톡스 등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으면 수술이 필요하다.
교감신경 절제 시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절제하는 신경이 다르다.
손, 겨드랑이 다한증은 흉부 교감신경, 발 다한증은 요추 교감신경을 각각 절제한다.
그러나 다한증 수술이라고 하면 대부분 흉부 교감신경 절제술이 시행되기 때문에 손, 겨드랑이 다한증엔 효과적이지만 발 다한증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치료 효과에도 요추 교감신경 절제술이 보편화하지 못한 이유는 수술할 부위 주위에 중요한 혈관, 신경, 요관 등이 지나가 수술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발 다한증 치료는 수술이 최선이라고 강조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문덕환 교수(사진 왼쪽)는 "발 다한증은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수술 후 보상성 다한증도 심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면서 "정확하게 신경을 절제하면 부작용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수술시간이 1시간 정도로 짧아 복강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회복 기간도 짧다"며 "이 수술법은 레이노드씨 증후군을 비롯한 심한 족부 냉증이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적극적인 치료의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강남세브란스병원(병원장 송영구)은 최근 요추 교감신경 절제술 100례를 넘어섰다.
2019년 2례에 불과했던 수술 건수가 C19 펜데믹 상황에도 불구, 지난 1년간 월평균 7.3건으로 늘어나는 등 최근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문 교수는 "요추 교감신경 절제술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지만,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증가세는 유례없는 수준"이라며 "대부분 다한증이 손, 겨드랑이, 발 등 여러 부위에 나타나 흉부교감신경과 요추 교감신경 절제술을 모두 시행할 수 있는 흉부외과 전문의에게 수술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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