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같은 난치성 부정맥도 상당수 약제와 시술로 '정상 맥'으로 치료
이정명 교수, "부정맥 치료 어렵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다"
"심방세동,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 치료 후라도 금주 등 환자 주의 필요"
[보건타임즈] 사람의 심장은 1분에 약 60~100회의 범위 안에서 규칙적으로 뛴다.
이 범주보다 심장이 느리게 뛰면 서맥(徐脈), 빨리 뛸 땐 빈맥(頻脈 빠른맥)이라고 하며 이를 통칭해 부정맥(不整脈)이라고 일컫는다.
심장이라는 근육은 전기 신호를 통해 수축하며 부정맥은 이러한 전기 신호 체계에 변화나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부정맥의 종류는 서맥, 빈맥 뿐 아니라 심방 조기수축, 심방세동, 심실세동 등 다양한 원인으로 다양한 증상을 발현하는 모든 형태의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일컫는다.
심장의 움직임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의 주된 원인은 노화이며 고혈압과 당뇨 등의 기저질환과 수면무호흡증, 과도한 음주와 비만, 폐 기능의 저하와 갑상선 기능 저하 등도 원인이 된다.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이정명 교수(사진)는 "부정맥은 원인과 종류가 다양해 치료가 필요하거나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부정맥이라고 해 치료가 어렵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며 "부정맥 심장 치료엔 완치가 없다고 대부분 여기지만,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일 때는 경력이 있는 부정맥 중재 시술 전문의라면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로 쉽게 완치할 수 있으며 심방세동 같은 난치성 부정맥도 상당수는 약제와 시술로 정상 맥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부정맥은 60~65세를 기준으로 유병률이 많이 증가,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부정맥 중 가장 자주 발생하는 것은 심방세동"이라며 "부정맥은 증상이 다양한 만큼 치료법도 여러 가지로 크게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과 '심장 내 기기 삽입술'로 나뉜다"고 덧붙였다. (아래 표)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 적용
빠른맥일 땐 맥이 빠르게 발현되는 부위를 찾아낸 후 고주파 전극으로 태워서 인자를 제거하는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을 적용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가장 대표 증상은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일 때는 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로 대부분 완치시킬 수 있다.
이 교수는 "심방 빈맥이나 심실 빈맥 등도 약물치료가 어려울 때는 시술을 통해 거의 완치할 수 있다. 심방세동도 너무 오래되지 않았다면 대부분 시술로 정상 맥으로 돌릴 수 있으며 상당 기간 유지할 수 있다"면서 "심방세동을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로 치료하게 되면 예후가 좋다고 해도 복용하던 약을 모두 끊기는 어려울뿐더러 시술 후에도 평생 금주를 유지해야 하는 등 환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신 시술 '레프트 번들 브랜치 페이싱' 도입과 적용
느린맥일 때는 심장박동기를 삽입해 심장 박동수를 규칙적으로 끌어올린다.
심장 안엔 전기가 흐르는 길이 있다.
이 부위에 심장박동기를 삽입해 전기자극을 주면 맥박을 정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올해 초부터 경희대병원 심장내과에서 시작된 '레프트 번들 브랜치 페이싱(Left Bundle Branch Pacing)'은 심실에 박동기의 전극을 넣을 때 기존엔 일반적으로 우심실 첨부에 삽입을 했으나 이 시술은 심실중격을 조금 뚫어 들어가 넣는 최신치료법이다.
즉, '레프트 번들 브랜치(Left Bundle Branch)'라는 전도시스템을 직접 자극함으로써 박동하게 하는 심전도의 모양을 더 정상에 가깝게 만든 뒤 심실비동기화(Ventricular Dyssynchrony)를 줄임으로써, 추후 조율 유발성 심부전(pacing induced heart failure)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여주는 시술법이다.
해외 선진국들에서는 몇 년 전부터 시도돼왔으며 국내에선 올해 초부터 시행할 수 있게 됐다.
경희대병원 심장내과에서는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받아들여 이를 시행하고 있다.
심부전이 심하거나, 급사에서 소생된 환자에게는 급사를 예방하기 위해 제세동기를 심장 내부에 삽입하는 '제세동기 삽입술'을 시행한다.
'피하형 제세동기 삽입술'은 왼쪽 가슴 위쪽 피부 아래에 제세동기를 삽입하는 식이다.
'일반적인 경정맥 제세동기 삽입술'과는 심장이 아닌 옆구리에 삽입한다는 것이 다르다.
'피하형 제세동기 삽입술'은 심부전으로 급사할 위험이 큰 사람과 빠른맥으로 한 번 심장마비를 겪은 후 소생된 사람을 상대로 시행하며 피하에 기기가 들어가는 만큼 혈관 내로 제세동기가 삽입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여준다.
이 교수는 "심장 내 기기 삽입술은 우리나라 환자들에게서 거부감이 조금 심한 편이다. 외국보다 우리나라 환자들의 심리적 장벽이 유독 높다"면서 “국내 환자의 박동기 삽입률은 외국과 비교했을 때 무척 낮은 수준으로 의료 보험 규정도 엄격한 편"이라며, "다만 시술받은 환자 대부분은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 시술이 간단한 것보다 규칙적인 맥을 보장해 주는 만큼 삶의 질이 상당히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술은 부정맥에 매우 강력한 부정적 인자로, 시술 후엔 금주해야 하는 것은 물론 처방된 약을 계속 먹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간혹 심방세동 환자들이 다른 치료로 약을 일주일 정도 끊었을 때는 자칫 뇌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3개 이하의 치아를 뽑는 등 간단한 치료 시 항응고제를 중단하지 말 것을 국내외의 진료지침에 명시돼 있다"면서 "기기를 삽입한 환자들은 상처를 잘 관리해 줘야 하며 휴대전화를 기기 가까이에 대지 않도록 한다. 전기장판, 온수 매트 등을 이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자석을 일부러 기기 주위에 갖다 대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