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80% '혼자 해결하려다 오히려 상황 악화'
자가진단결과 5점 이상은 반드시 '병원 찾아 진료'
[보건타임즈] C19 팬데믹이 2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21년 코로나 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C19 발생 초기인 2020년 3월 대비 자살을 생각한 사람의 비율이 40% 증가, 5명 중 1명에게서 우울 위험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지속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여 코로나 블루 현상으로 높아지는 우울증 위험에 사회적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C19의 장기화로 발생하는 우울증으로 자살 위험에까지 빠질 수 있는 상황을 극복, 해결할 방안을 찾기 위해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사진)의 도움을 받아 자세하게 알아봤다.
먼저 코로나 19 발생 이전과 이후 달라진 기분이나 증상이 느껴지는지 주의 깊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우울증의 초기 증상은 최근 기분이 자주 울적해지며, 원래 재미를 느꼈던 일에 흥미나 즐거움이 떨어진다.
또 쉽게 무기력해지며 피곤하다던가 숙면하기 힘들거나 중간에 자꾸 깨는 경우가 잦아지며, 드물게는 무기력감과 함께 평소보다 잠이 늘어나기도 한다.
김선미 교수는 "우울증의 초기 증상에 하나라도 속한다면 우선 자가진단 평가 척도인 '우울증 평가도구(PHQ-9; Patient Health Questionnaire-9)'로 스스로 체크해 볼 수 있다"며, "'우울증 평가도구(PHQ-9)'는 간단하게 우울증을 선별, 심각도를 평가하기 위해 자가검진 목적으로 만들어진 설문지"라면서 "다양한 우울증 증상들이 지난 2주 동안 얼마나 자주 일어났는지 체크, 결과를 점수화해 우울증 위험을 판정한다"고 말했다.
우울증 자가진단 평가항목(PHQ-9)엔 ▲ 일 또는 여가 활동에 흥미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함 ▲ 기분이 가라앉는다든지, 우울하거나, 희망이 없음 ▲ 잠이 들거나 계속 잠을 자는 것이 어려움, 또는 잠을 너무 많이 잠 ▲ 피곤하다고 느끼거나 기운이 거의 없음 ▲ 입맛이 없거나 과식을 함 ▲ 자신을 부정적으로 봄. 혹은 자신이 실패자로 느끼거나 자신 또는 가족을 실망시켰다고 생각함 ▲ 신문을 읽거나 텔레비전 보는 것과 같은 일에 집중하는 것이 어려움 ▲ 다른 사람들이 알아챌 정도로 너무 느리게 움직이거나 말을 함. 또는 너무 안절부절못하는 등 가만히 있지 못하며 평상시보다 많이 움직임 ▲ 자신이 죽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자해를 하려 생각함 등 9가지 질문이 담겼다.
이 평가항목들은 정도에 따라 0점(없음)에서부터 3점(거의 매일) 지표로 구분돼 지난 2주간 얼마나 자주 이 문제들로 곤란을 겪었는지 정도를 체크, 총점 합산이 20~27점이면 심한 우울증, 10~19점은 중간 정도 우울증, 5~9점은 가벼운 우울증, 1~4점은 우울증이 아님으로 평가된다.
만약 5점 이상 나왔다면 더 정확한 평가를 위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현대인들이 업무 과다로 우울증을 많이 겪는 데다 코로나 19로 더욱 피로가 심해져 우울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보는 사람은 전체 우울증 환자의 30% 미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울증 환자의 약 76%는 치료받지 않는 이유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여기는 데다 우울증 환자의 60~70%는 자살을 생각하며 15%는 실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는 위험성을 고려해 볼 때 스스로 혼자 해결하기보다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면서, "우울증 환자가 병원을 찾아 치료하게 되면 70~80%는 증상이 개선되며 극단적인 선택의 위험을 벗어나 코로나 상황에 우울감을 가볍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가진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
요즘처럼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수면, 규칙적인 식사로 생체리듬을 지키는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사람은 본래의 생체리듬에 따라 밖에 햇빛이 있을 때 깨어있어야 하며 어두울 때 숙면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낮에 자게 되면 외부 빛과 소음, 그리고 엇박자의 신체 리듬 때문에 깊은 수면을 하지 못해 신체기능의 회복이 어려운 데다 낮에 햇볕을 쬐어야 신체에서 항우울 호르몬 세로토닌이 합성돼 낮에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시간을 지키는 것은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규칙적인 식사습관이 중요하다.
건강한 식습관으로 혈관 건강이 유지되는 것은 물론 면역력이 강화돼야 탄력 있는 뇌혈관을 통해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이 뇌로 전달되며 뇌혈관이나 주변 뇌세포에 염증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다음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뇌세포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 뇌세포와 신경망을 재건시켜 주어 우울한 감정을 조절하는 뇌 부위의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주 3회,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 근력운동, 요가, 스트레칭 등 장력 운동, 야외운동을 8주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스트레스 조절과 우울증 예방에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규칙적인 운동은 뇌세포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해 뇌세포와 신경망을 재건하며 스트레스를 줄여줘 동기부여와 자아존중감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대인관계와 업무성취도가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코로나로 혼술이 일상화돼 루틴이 된 사람들이 많지만, 알코올은 일시적으로는 쾌감과 안정감을 줄 뿐 장기적으로는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져 일상적으로 습관처럼 마시는 것은 위험하다.
김 교수는 "잦은 음주에 익숙해지면 금단 시에 반동성으로 불안, 우울, 불면을 발생시켜 자신이 스스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가끔은 즐길 수 있지만, 매일, 혹은 특정 요일마다 등 어떤 규칙을 정해놓은 대로 반복해서 즐기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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