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뇌 글림프 체계 손상된 렘수면 장애 환자, '파킨슨병 위험 ↑'

김종민·배윤정 교수팀 '렘수면 장애 20명, 파킨슨병 20명, 대조군 20명' ALPS 지수 비교 분석
뇌 안에 병적 단백질 축적되면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 발병
뇌 속 노폐물 배출하는 글림프 체계 손상시 '병적 단백질' 과도하게 축적
비침습적 MRI 검사로 뇌 글림프 기능 평가, '렘수면 장애 환자 파킨슨병 위험' 예측
논문, 영상의학 분야 최고 학술지 'Radiology 최신 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뇌 글림프 체계가 손상된 렘수면 장애 환자가 파킨슨병 발병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세계 최초로 나왔다.

뇌 안에 병적 단백질이 축적되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을 비롯해 퇴행성 뇌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파킨슨병은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병적 단백질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생기는 병이다. 파킨슨병과 연관성이 높은 질환으로 렘수면 장애가 있다.
렘수면을 하는 동안 근육의 긴장도가 커져 소리를 지르거나 공격적 행동을 하는 등 꿈과 관련돼 과도한 움직임과 이상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다.

최근 깊은 수면 중에 뇌에 쌓인 노폐물을 혈관주위 글림프를 통해 배출해 처리하는 일종의 뇌신경 청소 시스템인 '뇌 글림프 체계(Glymphatic System)'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손상된 뇌 글림프 체계의 기능이 뇌 안의 병적 단백질 축적을 불러와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이 있었으나 실제 인체에서 이를 증명한 연구는 없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종민 교수(사진 좌),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우),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 핵의학과 송요성 교수로 구성된 다학제 연구팀은 렘수면 장애 환자 20명, 파킨슨병 환자 20명, 대조군 20명을 대상으로 DTI(확산텐서영상)를 포함한 MRI 검사를 시행, 혈관주위 뇌 글림프 흐름을 반영하는 주위 공간의 확산 지수(ALPS 지수)를 분석해 서로 비교해봤다.

이 결과 ALPS 지수가 대조군에서 1.72이었던 반면, 렘수면 장애 그룹에서는 1.53, 파킨슨병 그룹에선 1.49로 더 낮았다. (그림 모식도)

ALPS 지수가 낮을수록 뇌 글림프 체계가 손상된 것으로, 렘수면 장애가 있을 때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 노폐물 처리 시스템의 손상도가 높다.

또 ALPS 지수가 낮아질수록 파킨슨병으로 전환될 위험도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배윤정 교수는 "파킨슨병의 전구 질환으로 알려진 렘수면 장애 환자 중, 뇌 글림프 체계가 손상돼있는 환자들은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파킨슨병이라는 퇴행성 뇌 질환에 뇌 글림프 체계의 손상이 실질적 기여를 한다는 점을 입증하게 돼 의미있다"고 밝혔다.

교신저자 신경과 김종민 교수는 "조영제 주입과 같은 침습적인 절차 없이 비침습적인 자기공명영상만으로 실제 인체의 뇌 글림프 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내 임상적 의의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렘수면 장애 환자들의 파킨슨병 발병 위험도를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영상의학 분야 최고 학술지 Radiology 최신 호에 게재됐다.
이와 함께 연구결과의 의미와 중요성을 설명하는 편집장의 특별기고도 함께 실려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