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고대안암, 세계 최저 '혈색소 수치 환자' 무수혈 치료 성공

이재명 교수, 2.5g/dL의 세계 최저치 빈혈 환자 '무수혈 치료' 적용
채혈로 혈액 소실 우려, 필요할 때만 '혈액 검사와 내시경적 지혈술' 실시
수술 후 '혈액 응고시스템 강화, 적혈구 손실 최소화, 생산량 증가' 목표 환자 체계적 관리
입원 56일 차에 환자 상태 개선‥'혈색소 수치 14.1g/dL' 정상
논문, SCI급 저널 'American Journal of Case Reports'에 게재

[보건타임즈]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중환자외상외과 이재명 교수(사진)가 전 세계 최저 혈색소 수치를 기록한 외상 환자를 무수혈을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했다.

산사태로 양측 갈비뼈, 왼쪽 골반 등 여러 신체 부위 골절로 출혈, 호흡곤란, 극심한 빈혈 등의 증세를 보인 71세 한국인 남성 외상 환자의 혈색소 수치는 2.5g/dL로 전 세계 최저치였다.
그는 외상 후 심한 혈액 손실로 입원한 상태다.

지난 20년 동안 보고된 환자 케이스를 들여다보면 가장 낮은 혈색소 수치는 2.7g/dL이다.

이 환자는 입원 4일 차 혈색소 수치 3.9g/dL로 정상 범위인 13~16g/dL에 미치지 못했다.
혈액 속 산소를 운반하는 혈색소의 수치가 낮으면 심근경색, 부정맥 등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5g/dL 이하일 때 사망률이 34.4%에 달해 빠른 수혈이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이 환자는 종교적 신념으로 수혈을 거부했다.
이에 이재명 교수는 환자의 의지를 존중, 수혈을 대체할 치료 전략을 동원했다.
16일간의 지지치료 결과 환자의 혈색소 수치가 7.4g/dL로 회복됐으나, 입원 41일 차 스트레스성 위궤양 출혈로 혈색소 수치가 2.5g/dL로 떨어지는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 교수는 채혈로 발생한 혈액 소실을 우려, 필요할 때만 혈액 검사를 하는 등 낭비되는 혈액이 없도록 하며 내시경적 지혈 술을 실시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완료됐지만, 환자의 저혈압 증세가 계속돼 혈액 응고 시스템 강화, 적혈구 손실 최소화와 생산량 증가를 목표로 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이 결과, 입원 56일 차에 환자의 상태가 개선됐으며 혈색소 수치가 14.1g/dL, 정상적으로 되돌아왔다.

이 교수는 "무수혈 치료를 위해선 명확한 출혈 부위 확인과 신속한 통제, 환자의 상태에 따른 적정량의 약물 투여 등 환자를 치료하는 단계마다 풍부한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의료진의 신중한 결정이 중요하다"면서 "외상 환자를 혈액 수혈 없이 치료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나, 환자의 신념을 존중, 최상의 의술을 행하는 것이 의료진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무수혈 치료는 개인의 신념에 따라 수혈을 원하지 않는 환자나 수혈 부작용 등 여러 신체적 이유로 수혈을 받을 수 없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대 안암병원은 아시아 최초 최소 수혈 외과병원으로서 전병원 최소 수혈을 지향하며 체계적인 환자의 혈액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누적된 환자의 혈액 관리와 관련 빅데이터를 통해 최소 수혈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등 구조적인 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특히 이 교수는 채혈로 낭비되는 혈액을 최소화하기 위한 혈액 보존 채혈 자동화 시스템을 연구하는 등 환자의 선택을 존중, 더욱 안전한 프로세스를 만들며 최소 수혈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 사례를 상세하게 다룬 논문은 'Successfully Managing Severe Anemia in a Trauma Patient Who Refused Blood Transfusion: A Case Report'란 주제로 SCI급 저널 'American Journal of Case Reports'에 게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