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일부 베이비파우더 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과 관련, 2일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고 '석면 불검출'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탈크 원료 규격기준을 정했다.
식약청장의 명령으로 시행될 새로운 탈크 원료 규격기준에는 석면검출을 위한 시험법 3개가 포함돼 있다.
소비자 안전을 위해 식약청장이 새로운 탈크의 규격기준을 공표 시행하게 되면 관련업체는 새로운 기준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최소 3개월의 해당품목 제조업무정지처분을 받을 수 있다.
식약청은 탈크 원료 제조업체인 덕산약품공업(석면검출업소)과 수성약품(판매자 완제품에서 석면검출업소)에 대해서 제조과정의 적정성, 수입 및 공급내역 등에 대한 정밀 실태조사를 2일부터 시작했고, 그 결과에 따라 원료를 공급받은 제조업체에 대한 후속조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이와함께 지난 30일 판매 및 유통금지 조치한 품목의 시중 유통여부를 시 도에서 확인하도록 요청하는 한편 지방청으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점검토록 지시했다.
참고로 식약청은 석면함유 탈크의 유해성 문제와 관련 한국독성학회/한국환경성돌연변이 발암원학회로부터 공식 의견회신을 받고 그 내용을 공개했다.
다음은 의견회신 원문
(사)한국독성학회/한국환경성돌연변이ㆍ 발암원학회
회 장 정 진 호
자문 검토 의견
1. ‘전문가 구성’에 관하여
한국독성학회는 ‘석면이 함유된 탈크를 사용한 파우더 제품 등에 대한 유해성 여부’에 대하여 검토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전문가를 구성하였다.
먼저 석면 (asbestos)과 관련된 국내 최고 전문가를 찾기 위하여 참고문헌 DB로써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는 SCI (Science Citation Index)에서 국내 연구자 현황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석면과 관련되어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논문은 5539편이지만 국내 연구자들이 발표한 논문은 10 여편에 불과하여 석면분야 인체안전성 연구가 매우 취약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국내 최다로 3편을 발표한 유일재박사 (한국생활환경연구원)를 포함하여 환경역학, 및 간독성 분야의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써 박정덕 (중앙대 의대), 이병훈 (서울대 약대) 교수를 자문위원으로 모시고 수집한 자료를 근거로 하여 사이버 자문회의 (2009. 4. 1)를 개최하였다.
그리고 석면과 관련된 여러 전문영역 중에서 인체 독성 (유해성) 여부에 국한하여 논의하였다.
2. “석면이 함유된 탈크를 사용한 파우더 제품의 인체유해성”에 대한 답변
● 작업장에서 석면이 장기간 호흡기를 통한 노출 시 폐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지난 반세기 동안 많은 연구가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논의하지 않고자 한다. 다만 인체에 노출되는 경로, 노출량, 노출패턴 등에 따라 인체 유해성에는 차이가 있음을 미리 언급하고자 한다.
● 문제가 된 베이비 파우더제품에 석면이 오염되면 피부 도포시 호흡기를 통하여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인체 안전성에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도베이비 파우더제품에 기준치 (일본 0.1%, 미국 불검출)를 두고 관리하고 있다.
● 따라서 식약청에서는 베이비 파우더제품의 석면함유에 대한 과학적 위해성평가를 통하여 기준치를 조속한 시일 내에 설정한 후, 관리 방안을 수립하여야 하여 또한 소비자와의 소통 (Risk communication)을 통하여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 독성학자의 견해로써는 석면의 발암성이 위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일부학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베이비 파우더에 한번만 노출되어도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과장된 표현은 문제해결보다는 혼란 만 야기시킬 수 있음을 언급하고자 한다. 즉 한국정상인의 폐에서도 20-30만개/g of dry lung의 석면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아주 소량이 노출되어도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석면의 발암성은 노출량, 노출기간, 노출경로, 석면형태, 흡연여부, 질병상태 등 다양한 요소에 의존하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학계뿐만 아니라 소비자, 언론, 정부와 소통할 필요가 있다.
● 예를 들면 미국의 ATSDR은 2007년 화학물질의 인체 독성 우선순위로써 석면을 90위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순위 1위인 중금속 비소의 경우는 전세계적으로 음용수를 통하여 인체에 노출되어 수천명이 암으로 사망했으며 수십만명이 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대표적인 발암성물질이다. 그렇다고 해서 음용수 중의 비소기준치를 0로 설정하지는 않으며, 일본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음용수 기준치 10 ppb를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50 ppb를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발암물질이라고 해서 저용량, 단기간 노출되더라도 바로 암이 걸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들에 의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소비자와의 소통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 결론적으로 베이비 파우더 제품의 석면 함유는 호흡기 노출을 통하여 인체에 유해할 수 있기 때문에 기준치 설정을 통한 관리방안을 수립하여야 하며 또한 소비자와 소통 (Risk communication)을 통하여 안전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해물질은 사전예방 원칙 (Safety first)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준치가 설정되기 전까지는 베이비파우더제품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석면이 함유된 탈크를 사용한 제품 (화장품, 의약품 등)의 인체유해성”에 대한 답변
● 석면이 오염된 탈크를 화장품에 사용하였을 경우에는 베이비파우더와는 달리 피부를 통하여 인체에 노출될 수 있다. 피부노출 및 화장품을 매개로 한 석면의 인체위해성과 관련된 연구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사료된다.
● 동일하게 오염된 탈크가 의약품의 부형제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경구(소화기)를 통하여 인체에 노출될 수 있다. 역시 의약품에 혼입된 석면의 인체 위해성과 관련된 연구논문은 없었다.
● 다만 의약품은 경구 (소화기)를 통하여 노출되기 때문에 다음의 역학 및 독성자료는 소화기를 통한 석면의 인체 위해성평가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즉 시멘트, 광산지역, 등에서 석면이 다량 함유된 음용수를 섭취한 사람에게 암 발생이 증가한다는 연구보고들이 있지만, 동물사료에 고용량의 석면을 섞어 경구투여한 실험동물에서의 발암성결과는 다소간 상충된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미국 환경청 (EPA)에서는 음용수 중의 석면 기준치를 7 ppb로 설정하고 있다.
● 석면이 오염된 음용수와는 달리 의약품 및 화장품의 경우에는 과학적 자료가 제한되어 있어 인체 유해성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피부/경구 노출 및 저용량 노출이라는 측면에서 베이비 파우더의 경우보다는 인체 위해성이 심각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 결론적으로 인체 안전성확보를 위하여 의약품 및 화장품의 경우에도 석면 오염현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만일 석면 오염이 관찰 될 경우에는 사전예방 원칙에 따라 사용을 자제하도록 조치하여야 하며, 기준치가 설정을 위한 과학적 연구 수행과 더불어 관리방안을 수립하여야 한다.
4. ‘석면 오염과 관련된 범부처적 종합대책’의 필요성
● 한국독성학회에서는 석면과 관련된 인체 유해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외국자료에 비교하여 국내 연구가 매우 취약함을 확인하였으며, 또한 베이비 파우더 뿐만이 아니라 시멘트, 광산지역 음용수, 건축자재, 자동차, 단열재, 비료, 등 전 산업에 걸쳐 다양한 인체 유해성 문제를 확인하였다
● 지금까지 언론에서 간헐적으로 제기되는 여러 매체 (환경, 생활용품, 작업장 등)에서 석면 오염이슈에 대한 일부 부처에서 단편적인 대응 (대책위 구성 등)은 국민 건강 확보를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석면 오염과 관련된 여러 부처에서 국내 산업 전체적인 오염현황, 인체 유해성, 기준치 설정, 저감 대책, 등과 관련된 전문가 집단의 구성을 통하여 과학적 기반을 확보하고 관리방안을 수립하는 종합적인 범부처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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