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원장 이종철(李鍾徹))과 녹십자, 매일경제신문이 연간 캠페인으로 벌여 온 ‘무료진료, 행복나눔'이 지난 6일 충남 금산군 복수면 목소리 마을회관에서 열렸다.
금산군 목소리는 큰동네, 돌앤말, 바탕골, 두만골, 가왕골 등 5개의 마을에 87가구 120여 명이 거주하는 충남의 오지 중 하나다. 이 지역은 금산의 상징인 인삼 대신 땅두릅과 토마토 오이 고추 등 농작물이 특산물이다. 이 지역은 노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힘든 인삼 농사대신 밭농사로 바꿨다.
목소리 이장 김관준씨(48세)는 “우리 마을에 무료진료를 해주러 온 병원이 처음이라 너무 고마울 뿐이다”라며, 마을 주민들이 진료 한번 받으려면 2시간 이상 읍내로 나가야 된다고 밝혔다.
김 씨에 따르면 이 지역에 평균 연령 70세로 나이 많은 노인들이 많은 이유는 산좋고 물좋고 건강에 좋은 인삼과 채식을 많이한 덕분이다.
무료진료실을 찾은 박상호 씨(68세)는 “원래 심장이 안좋고 두통, 무릎이 아파 찾아왔다.”고 말했다.
무료진료단을 이끈 응급의학과 송형곤 교수는 “지금까지 다녀본 마을 중에 가장 고령화가 심한 마을”이라며, 학교도 없고, 순전히 노인들만 사는 곳이라 진료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김승연 정형외과 전공의에게는 이날 가장 많은 환자들이 몰렸다. “쪼그리고 앉아서 하는 농사일을 많이 하다 보니 대부분 허리디스크나 무릎관절염 환자다”며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간단한 허리와 무릎 강화운동을 조금씩 해주면 관절보호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무료진료소를 찾은 김정례 씨(64세)는 “평소 당뇨와 혈압이 높아 약을 복용하고 있다.”며 암 검진을 받으려 했으나 아쉽다며 X레이 검사와 혈액검사를 위해 발길을 돌렸다.
김 할머니가 한복을 입고 진료실을 찾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날 목소리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삼성생명 충남사업부에서 사진동호회와 함께 방문해 초상화 사진촬영을 해주기 때문이었다. 길영선 삼성생명 직원은 “목소리 마을주민과는 2003년부터 자매결연을 맺고 있고, 한달에 한차례 정도 방문해서 다양한 문화공연과 노력봉사를 해주고 있다.”며 이날은 초상화사진촬영이라는 특별 이벤트를 마련해 마을 주민들이 좋아한다고 밝혔다.
마을 주민들은 김정례 씨처럼 아예 곱게 차려입고 온 사람부터 진료후 다시 정장을 차려입고 나오는 사람 등등 무료진료실에 이어 임시 사진촬영장도 북적댔다.
이 마을 최고령자인 박별영 씨(83세)는 진료실을 찾아와 평소 숨이 많이 차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진료결과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이 의심돼 약을 처방받았다.
박별영 씨를 진단한 응급의학과 신선우 전공의는 “COPD는 금연이 절대적으로 중요한데 연령이 많으셔서 그런지 금연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게 문제다. 평소 심하지 않은 편이지만, 날씨가 차가워지기 시작하니 감기에 걸리지 않게 주의할 필요가 있고 심하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내과 장태훈 전공의는 “고령이고 농촌지역이다 보니, 관절염 환자가 가장 많다. 병원에 자주 못가더라도 주기적인 검사가 중요하며 특히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의 정기적인 검사를 받도록 의료혜택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자분들은 대부분 담배를 피운다. 연령이 높다보니 흡연에 너무 관대한 것이 문제”라며 금연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도 강조했다.
지금까지 의료봉사단에 매번 참여해온 남자간호사인 이정재 씨(14서병동)는 “봉사를 통해 병원 직원들과 친해진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봉사를 하고 나면 환자들보다 내가 더 기쁜 마음과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을 받게 돼 가장 큰 수혜자는 나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봉사활동에 빠지지 않고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자를 안내하는 역할을 한 박미선 간호사는 지난 7월부터 병원에 근무하기 시작한 신입간호사다. “환자와 직접 상대하다보니 병원보다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며 처음이라 어색하기도 하지만 무료진료를 통해 나의 작은 손길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짓는다.
마을주민 박재준 씨(70세)는 “얼마전 추석 때 모처럼 온마을이 떠나갈 것처럼 북적댔다.”며 그 이후 무료진료로 마을이 다시 활기를 띠게 돼 기쁘다며 다음에도 꼭 찾아 달라고 의료진을 손을 꼭 잡으며 당부를 전하도 했다.
이날 무료진료는 모처럼 가을의 푸른 하늘 아래 진행됐다. 120여 명의 소규모 마을인데다 교통편마저 좋지 않아 진료실을 찾은 사람들은 주민의 절반 수준인 60여 명에 불과했지만, 가을 하늘의 푸르름만큼 서로의 풍성한 마음을 나눠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3월 3일 경기도 광주시를 시작으로 “무료진료 행복나눔” 캠페인을 매일경제, 녹십자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11회, 1,500여 명의 환자를 무료 진료했으며, 조선동포에게 인공관절 무료수술 1건, 43명에게 중증질환으로 인한 2차 진료를 안내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금산군 목소리 무료진료는 매일경제 10월 8일자에 게재됐다.
(기고 삼성서울병원 홍보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4: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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