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영상에 ‘치료경험과 질환 극복·메시지 담아 ‘스마트 폰’에 쏴 준다
제약사- 환자 자신의 ‘스토리’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방식 ‘활용’
‘아픈 사람’으로만 조용히 치료를 받는 존재에서 요즘 자신의 아픔과 진료 받았던 경험, 의견을 제시하는 ‘똑똑한’ 환자로 변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약사가 치료하는 의사는 물론 환자들의 치료받는 병력이나 경험과 의견에 주목할 때가 됐다는 권고의 목소리가 솔솔 나오고 있다.
요즘 의료진의 의견에 따르던 종전 의존하는 존재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의료소비자’ 단체로 영향력과 위치를 강화하고 있다.
제약사도 이런 추세를 반영, 환자의 스토리에 주목하고 있다.
환자들의 목소리와 스토리를 활용한 캠페인을 벌여 소통을 강화하는가하면 이들을 각인시킬 차별화된 기업의 이미지 구축에 힘써 오고 있는 게 제약사의 새로운 홍보 흐름이다.
이미 다양한 환자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글로벌 제약사에서 시작으로 국내제약사도 유행병에 맞춘 치료제 개발뿐 아니라 환자와, 또는 환자간의 소통을 가능케 하는 다양한 형식의 환자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병원= ‘의료진 출연 준비마음가짐, 치료 자세, 진료단계’ 소개
제약사= ‘환자 자신의 스토리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방식’
“오랜 시간을 왜냐고 물으며 화가 난 채로 지냈습니다……(중략)……오늘, 나는 진정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기저귀를 갈았고, 작은 셔츠에 단추를 잠갔으며, 차문을 열고,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2살짜리와 체육관에서 뒹굴었습니다. 챔피언은 나입니다. 이제는 류마티스 관절염이 아닙니다.”
이 내용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니콜 달튼(Nicole Dalton)씨가 홍보영상을 통해 소개하는 자신의 질환 극복 이야기를(사진= ‘류마티스 관절염이 아닌, 내가 챔피언입니다’라는 제목)캠페인 비디오다.
이를 제작한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ristol-Myers Squibb, 이하 ‘BMS’)는 암,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 등 질환과 싸우고 있는 환자들의 스토리를 공유하는 ‘함께라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Together we can prevail)’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BMS는 이 같은 내용의 동영상 시리즈를 본사 홈페이지에 게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영상 시리즈는 배경음악이나 효과 없이 환자가 자신의 스토리를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촬영됐다.
이 영상들을 통해 암, 당뇨, 심혈관 질환, HIV/AIDS 등 다양한 질환을 앓는 일반인들이 병을 이겨내겠다는 강한 의지와 용기, 나아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전달해 각 이야기마다 잔잔한 감동을 준다.
생생한 경험담은 같은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곤 한다.
이 캠페인은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우수한 예로 국제 비즈니스 커뮤니케이터 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Business Communicators)가 2007년 선정한 골드 퀼 수상 사례(Gold Quill Award-Winning Case Studies)에 꼽히기도 했다.
BMS는 미국 현지 내에서 ‘당신의 의지와 우리의 치료제’ 라는 주요 메시지로 환자를 우선으로 하는 제약사라는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평가 받는다.
국내 병원 환자에 다가가는 ‘의료서비스 강화’ 추세
예약환자에 ‘의료진 치료영상 직접 쏴 주는 방식’ 활용
국내대학병원도 이와 유사한 유형의 홍보영상을 제작, 환자에 이미 공급해오고 있다.
내용은 대개 이렇다.
예약 환자가 각 진료 과 의사의 지시에 따라 미리 준비해야 할 마음가짐, 치료 자세, 진료단계를 단계별로 나눠 영상으로 제작, 환자의 스마트 폰에 직접 쏴 주는 방식이다.
환자는 영상을 통해 직접 의사로부터 진료받기 전에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자신이 준비해야 할 사항, 치료효과는 어떤지, 적용되는 수술은 어떤 것인지를 숙지하게 됨으로써 혼선 없이 원만하게 진료를 받게 해 호응을 받아왔다. 영상 내엔 직접 진료할 의료진들의 육성아 담긴 진료방향 안내에 정서적 치유를 목적으로 잔잔한 음악이 깔리면서 그래픽, 자막으로 중요부분을 소개하는 방식이 담겼다.
그동안 각 대학 병원은 40편 이상의 영상을 보급된바 있다.
환자 아닌 ‘동료 상담가’ 모여 HIV인식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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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S - Together we can Prevail 캠페인 |
이처럼 비디오라는 강력한 비쥬얼 마케팅 툴을 통해 환자의 스토리를 전하는 또 다른 제약사는 미국 제약사 얀센(Janssen Pharmaceuticals)이다.
HIV 치료제를 공급하는 얀센은 지난 2011년 에이즈에 걸린 환자들의 이야기를 촬영해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환자들과 공유했다.
‘환자’라는 단어 대신 ‘동료 상담가(Peer Educator)’라고 지칭되는 에이즈환자들은 흑백의 영상을 통해 처음 진단받은 시점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겨내는지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SNS채널의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공감 혹은 응원하는 댓글을 통해 대화를 생성, 계속 진화해가는 ‘살아있는’ 캠페인이 됐다.
또 그 동안 사회적 터부로 인식됐던 에이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에 한 몫을 했다.
국내의 경우 한국로슈가 진행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힐링갤러리’에 20년간의 유방암 투병시간을 예술로 극복한 박보순 작가와 18명의 유방암 환우들이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각 분야 여성 명사들이 초청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유방암 환자들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사회공헌활동이라는 평을 받는다.
한국BMS제약 배명수 전무는 “오늘날의 환자들은 이전과 달리 적극적인 소비주체로, 영향력 있는 단체로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약사들이 이들 환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제약사에게 가장 중요한 고객이며 이해관계자인 환자의 적극적인 소통을 지향하는 캠페인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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