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수년째 계속되어온 보톡스 시술을 둘러싼 영역싸움이 일단은 치과 쪽으로 유리하게 기울어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치과의사가 안면 보톡스 시술을 한 게 적법한지를 확정짓는 최종선고에서 "의사보다 치과의사의 안면 보톡스 시술이 환자의 생명과 공중보건상의 위험이 더 크다고 볼 수 없다"면서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며 치과계의 손을 들어줬다.
첫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을 둘러싼 논란은 2011년에 시작됐다.
당시 치과의사 정00씨는 내원환자의 눈가와 미간의 주름 치료를 위해 2차례에 걸쳐 보톡스 시술했다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면서 의사협회(회장 추무진)와 치과의사협회(회장 최남섭)간의 직역싸움으로 번졌다.
정씨는 재판과정에서 외국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을 사례로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1심과 2심 재판부는 벌금 100만원에 선고유예 판결했다.
1심과 2심의 판결에 의협은 "현행 의료법상 치과의사의 진료 영역을 구강과 입 주변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인반면 치협은 "치과대학 교육과정에 보톡스 시술이 포함된 만큼 문제될 게 없다"며 딴 목소리를 내왔다.
이에 불복한 정씨는 대법원에 상고하게 됐으며 결국 최종심 3심까지 이어졌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물러섬 없이 점차 거세지자 대법원은 지난 5월 치과의사의 안면 보톡스 시술이 적절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공개변론까지 벌이게 됐으며 21일 최종선고에서 치과계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서로간의 희비가 갈리게 됐다.
이에 치협은 앞으로 "구강, 턱 그리고 얼굴 부위의 전문 의료인으로서 국민의 건강 수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법원이 치과의사의 전문성을 인정한 것"이라는 환영의 논평을 내놨다.
반면 의협은 "치과의사의 안면 보톡스 시술이 의사보다 사람의 생명·신체와 공중보건에 더 큰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대법원의 판결 취지대로라면, 현행 의료법상 의사와 치과의사 그리고 한의사의 면허범위가 무의미해져 법상 각종 면허제도의 구분이 모두 사라질 수밖에 없는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며 "다른 의료인의 직역이라도 우리의 영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5: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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