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현 교수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위험군 병원서 꼭 확인"
[보건타임즈] 하반신에 혈액을 공급하는 하지동맥이 막히면 척추질환과 비슷한 증상이 발생, 증상 구분에 주의가 요구된다. 대개 걸을 때 당김과 함께 다리 뒤쪽으로 통증이 생기면 허리디스크나 척추질환 문제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다리를 지나는 주요 혈관 하지동맥에 동맥경화로 폐색이 나타나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하지동맥폐색증이라고 하며 허리통증으로 여겨 진단과 치료에 방심하게 돼 문제가 된다.
# 55세 이00씨는 4년 전부터 다리통증으로 고생이 심했다. 잦은 병치레로 찾은 정형외과에서 영락없는 ‘척추디스크’ 증상이라 했다. 다리가 터져나갈 것처럼 아파 걷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 50미터를 걷기가 힘들어 걷다 쉬다를 반복해야 했다. 매일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은 심해져갔다. 통증의 원인은 척추가 아니라 다리혈관 중 하지동맥 폐색증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혈관 아픈 '하지동맥 폐색증' 증상 척추디스크와 유사
환자 10년 간 '2배 이상' 가까이 급증
인체에서 가장 큰 동맥인 복부대동맥은 배꼽, 허벅지, 무릎 아래를 지나면서 여러 동맥으로 나뉘어 발끝까지 혈액을 전달한다.
하지동맥 폐색증은 동맥경화로 이런 다리 동맥이 막혀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질환을 말한다.
초기엔 걷거나 달릴 때 다리에 통증이나 경련이 발생하지만 쉬면 증상이 금방 가라앉는다.
병이 악화되면 피부가 차가운 데다 발가락 색깔이 검게 변한다.
또 발에서 맥박이 약하게 잡히며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하지동맥폐색증 환자는 꾸준히 느는 추세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조진현 교수(사진)의 '국내 하지동맥폐색증 유병률 연구(National trends for the treatment of peripheral arterial disease in Korea between 2004 and 2013, Annals of surgical Treatment and Research(ASTR), 2015)결과'에 의하면 2004년 14,522명이었던 환자가 2013년 32,353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40대 이후 급격하게 늘면서 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 오기까지 시간 일정하면 '하지동맥' 의심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위험인자' 있다면 주의
초기 증상은 척추 디스크 질환과 매우 비슷하다.
실제 다리통증으로 정형외과를 찾았다가, 혈관의 문제를 알게 되는 환자가 많다.
조 교수는 "통증의 형태는 거의 비슷하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에 조금 차이가 있다"면서 "하지동맥 폐색증은 앉아있거나 누워있을 때는 느낌이 없다가도 걷기를 시작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발생한다. 만약 자세와 상관없이 상시 통증과 당김 증상이 있으면 척추질환을 의심해야 하지만 평소 괜찮다가 보행하면서 통증이 시작된다면 하지동맥폐색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동맥 폐색증의 경우 100미터를 걷다가 통증이 생겨 쉬었다가 또 100미터에 다다라야 통증이 생긴다. 매번 비슷하게 100 미터를 걸어야 통증이 생긴다는 것이 특징이다.
첫 치료엔 항혈소판제, 혈관확장제 등 약물치료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해 병원을 찾았을 때는 혈관이 50% 이상 막혀있는 경우가 많다.
원인은 보통 통증이 디스크 때문이라고 지레짐작하거나 조금 쉬면 통증이 사라져 내버려두기 때문이다.
괴사에 이르렀을 때 방치하면 1년 안에 환자 중 50%가 다리를 절단하게 된다.
조 교수는 "연령대가 높은 환자 중엔 나이가 들어 생기는 통증쯤으로 아예 무시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 폐색이 심해져 다리가 괴사되거나 변색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을 정도"라며, "걸을 때와 걷지 않을 때 발생하는 통증의 양상을 꼭 구분해 필요한 검사를 받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자 등 위험 군에 속한다면 더욱 병원을 찾아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발목-팔혈압 측정' 지수 계산 통해 진단
'0.9 이하일 땐' 하지동맥 폐색증으로 판단
진단은 발목과 팔에서 측정한 혈압을 비교해 쉽게 알 수 있다.
발목 혈압을 팔 혈압으로 나눈 값인 '발목-팔 혈압지수'를 계산해 0.9 이하일 땐 하지동맥 폐색증으로 판단한다.
이후 초음파와 CT검사를 통해 막힌 정도를 파악,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막힌 부위가 길거나 수술에 따른 위험성이 낮은 경우엔 환자 자신의 정맥이나 인조혈관을 이용해 우회수술을 하게 되지만 대부분이 만성질환을 동반, 수술로 인한 합병증이 우려된다.
이에 국소 마취 후 풍선을 부풀려 혈관을 넓혀 주는 풍선확장술이나 그물망을 삽입시켜 좁아지지 않게 하는 스텐트삽입술 중 환자에 맞는 하나를 선택, 시행한다.
최근엔 혈관 내벽을 드릴처럼 깎아 넓히는 죽종절제술의 시행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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