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비만연구 변화 중

비만은 유전적 배경, 개체가 속해있는 지역에 특징적인 식습관과 같은 환경적인 영향, 운동을 기피하는 등의 행동적인 요소, 동반되는 질병 및 사회경제적인 측면 등 여러 가지 인자가 관여되어 있는 질병이다. 치료를 위해 다양한 임상연구 및 치료적인 시도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기초적인 연구도 확실히 정립되어 있지 않다. 가톨릭의대 생화학교실 권오주 교수는 20일 잠실롯데호텔에서 개최된 대한비만학회(회장 최웅환, 한양의대) 제16차 춘계연수강좌에서 비만과 관련된 최근 연구추세를 ▲줄기세포로서의 지방조직 역할 ▲지방세포신생기전이라는 두 가지 관점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 새 전환점 된 지방조직 줄기세포발견
세포를 치료목적으로 이식하는 세포치료는 여러 가지 퇴행성 질환 및 외상에 의해 손상된 세포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배아줄기세포와 여러 가지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그 중 지방조직에 줄기세포 존재를 발견한 것은 성체줄기세포 연구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즉 지방조직은 골수보다도 훨씬 더 많은 줄기세포를 포함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골수의 경우 2만5,000~10만개의 세포를 얻었을 때 한 개 정도의 비율로 줄기세포가 존재하는데 비해 지방조직에서는 100개의 세포 당 하나로 약 500배 수율이 높다.

양적인 면에서도 골수의 경우 보통 40mL을 채취할 수 있지만 지방조직의 경우 100~200mL을 얻을 수 있어 한번에 100만개 이상의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지방유래줄기세포는 골수보다 많이 얻을 수 있으면서도 줄기세포가 가져야 할 생물학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지방유래줄기세포는 이식됐을때 면역반응을 유도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면역학적 거부반응이 없는 immunoprivileged universal donor로 사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더불어 지방유래 줄기세포에서는 혈관신생을 촉진시키고 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여러 가지 물질들을 분비하므로 이식된 세포의 생존을 촉진한다고 보고됐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지방유래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분화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그 결과 지방유래줄기세포는 지방, 골, 연골, 근육, 심근, 신경, 혈구, 내피, 간세포와 같은 여러 가지세포로 분화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이처럼 다양한 세포로 분화하는 능력이 밝혀짐에 따라 지방유래줄기세포를 세포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예로 손상된 뼈의 복원, 크롬병에서의 누공치료, osteogenesis imperfecta, 유방확대술 및 유방절제술 후 재건 등에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심근경색과 추간판손상에 대한 세포치료 가능성이 보고됐고, 최근에는 Celution System이라는 기계가 개발돼 유럽과 일본에서 임상연구가 시작되고 있다.

◆ 지방세포신생기전
백색지방조직(이하 지방조직)은 성인이 된 뒤에도 크기가 현저히 변화는 유일한 조직이다. 체중 당 지방량은 정상성인 남성은 9~18%, 여성은 14~28%지만 심한 비만환자의 경우 50~70%에 이른다. 체지방 세포수는 200~400억 개며,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많고, 지방세포 크기는 0.4~0.7ug정도로 성별차이는 없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체지방양이 남성 22%, 여성 32%이상일 때 비만이라고 정의된다. 세포수준에서 비만을 생각해본다면 필요량보다 과잉섭취된 에너지가 지방세포내에 지방형태로 저장되며, 이에 따라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게 된다. 그러나 지방세포의 크기가 한계점에 도달하면 잉여에너지를 저장하도록 지방전구세포를 지방세포로 분화시키려는 신호가 생성돼 지방세포수가 증가하게 된다.

비만이 초래되는 상황과는 반대로 지방세포의 수는 지방전구세포의 증식억제, 지방전구세포와 지방세포의 세포자멸사 또는 지방세포의 역분화 등에 의해 감소된다고 설명되고 있다.

지방세포신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자들로는 1)종양괴사인자-α, IL-3, 6, ciliary neurotrophic factor와 같은 사이토카인들 2)단백질 분해효소 억제제 3)중쇄지방산과 리놀산 4)콩에 풍부한 genistein 5)Pref-1, Wnt 단백질, GATA, Foxo, CHOP 등과 같은 negative regulator들이 있다.

결국 지방조직의 양적변화는 세포가 처해있는 상황에서 지방세포 분화와 억제를 조절하는 두 가지 상반된 기전이 어떤 방향으로 평형을 이루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겠다. 지방세포의 분화는 여러 가지 기전으로 설명되지만 권오주 교수는 전사인자들에 의한 분화조절기준을 설명했다.

비만을 초래하는 환경변화로 인해 분비되는 여러 가지 호르몬들에 의해 몇 가지 전사인자들의 발현이 유도되며, 이들에 의해 지방세포의 특성을 나타내는 유전자들의 발현이 증가돼 섬유모세포처럼 생긴 지방전구세포가 둥근모양의 지방세포로 변화한다.

지방세포신생은 CCAAT/enhancer binding protein(C/EBP) family, peroxisome 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 gamma(PPAR-r), sterol regulatory element-ibinding protein 1(SREBP-1)와 같은 대표적인 세가지 전사인자에 의해 조절된다.

현재 여러 가지 전사인자 및 조절단백질이 발견되고 있지만 이들중 PPARr와 C/EBPα가 지방세포신생의 master regulator라고 인정되고 있다.

권오주 교수는 “지방조직 증가원인은 크게 지방세포수의 증가와 지방세포의 크기 증가로 나눌 수 있으며, 지방세포 수가 증가된 비만의 경우 일반적으로 치료에 대한 예후가 나쁘다고 알려져 있다.”며 “anti 및 pro-adipogenic factor들이 어떻게 지방세포분화와 관련된 전사인자들의 작용을 조절하는지 밝히는 것도 중요한 과제며, 분화된 지방세포가 제대로 영양공급을 받기 위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는 혈관신생이 지방세포신생과정에서 어떻게 조절되는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비만학회는 20일 잠실롯데호텔에서 약 5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6차 춘계연수강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의학, 영양학, 체육학 등 비만과 관련된 각종영역을 다루면서 개원의, 전공의, 학교보건교사, 임상영양사, 운동처방사 등 다양한 대상자들이 참석해 폭넓게 들을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됐다.

최웅환 회장은 “올해부터 학술대회는 추계에만 1회 개최하고 춘계에는 다양한 내용의 연수강좌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이번 학술대회는 일선에서 비만치료에 매진하고 있는 선생님들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한 내용들로 마련됐다.”고 말했다.